정토행자의 실천

환경
용기내서 용기내 캠페인
거제지회

진해에서 고성까지 1시간 거리의 행사장인 고성 시장을 찾아갔습니다. 고성 시장에 들어서니 마침 장날이라 재래시장 특유의 정겨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서민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 안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칩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슬로건 ‘용기내서 용기내’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행사 준비를 합니다. 오늘 행사는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슬로건부터 재미있는 행사, 지금부터 보겠습니다.

‘장바구니 들고 오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들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가운데 터지는 함박 웃음소리는 이른 아침부터 고성 시장 바닥을 떠들썩하게 만듭니다.

율동 리허설, 시민들에게 인사
▲ 율동 리허설, 시민들에게 인사

오늘 행사를 위해 모인 율동팀 회원들은 밝은 복장으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최종 리허설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천광명 경남지부 담당 법사님은 일찍부터 나와 있고 저만치 에코붓다 대표인 향상 법사님도 보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죽림정사에서 감자를 잔뜩 싣고 온 보덕 법사님이 나타났습니다. 행사 시작 전, 회원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한쪽으로 도열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토회 소속 에코붓다입니다."
"장바구니 들고 오셔서 감사합니다."

피켓을 읽고 각자의 실천과제를 하나씩 정해보기
▲ 피켓을 읽고 각자의 실천과제를 하나씩 정해보기

미세 플라스틱 제로, 쓰레기 제로

거제지회 정금도 지회장에게 오늘 행사 동기와 취지를 들어봅니다.

‘용기내서 용기내’ 는 우리 정토회가 하는 환경보호 실천 운동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저희가 이 행사를 열게 된 것은 우리 거제지회 회원 한 분이 '우리 정토회에서 이런 좋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만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운동을 알려 나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제안했고 우리 거제지회 회원들 모두가 '그래 좋아. 한번 해보자'라고 결의를 해서 오늘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지회가 하는 이 ‘용기내서 용기내’ 를 시작으로 이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나가 모든 사람이 미세 플라스틱 제로, 쓰레기 제로에 도전하는 그런 계기가 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토회 유투브 생방송으로 송출 중 인터뷰 모습
▲ 정토회 유투브 생방송으로 송출 중 인터뷰 모습

'용기내서 용기내' 선포식

"안녕하세요. 고성 시민 여러분! 그리고 고성 시장 상인 여러분!
저희는 정토회에서 나온 에코붓다들입니다. 저희는 오늘 용기내서 용기내 환경보호 실천 운동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

"비닐봉지 대신에 장바구니를, 일회용기 대신에 집에서 가져온 용기를 사용해서 점점 오염되어 가고 있는 지구 환경을 살리자고 우리 스스로 다짐하면서 고성 시민 여러분들에게도 권해보고자 이렇게 모였습니다."
"오늘 저희가 마이크를 들고 크게 말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 후에 다 함께 이곳에서 장도 보려고 합니다. 조금 소란스럽더라도 예쁘게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용기내서 용기내 환경보호 실천 운동 선포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용기내서 용기내' 캠페인 다짐문

‘2023년 에코붓다 환경 실천 용기내서 용기내 캠페인 다짐문’

지금 우리 인류는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자연환경 파괴라는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수행에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네가 살면 나도 살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이 길을 추구합니다. 환경 문제는 환경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내 삶의 문제이고 우리 인간들의 문제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과 개인은 기후 위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합니다. 먼저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반성합니다. 우리는 쓰레기 제로 운동을 실천하며 먼저 미세 플라스틱 제로를 위해 용기내서 용기내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공동선언문과 다짐문 낭독
▲ 공동선언문과 다짐문 낭독

우리의 다짐

  1. 나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장바구니 속에도 주머니를 이용하겠습니다.
  2. 나는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시장 볼 때 용기, 음식 포장도 용기, 외식할 때 남은 음식도 용기,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휴대용 용기를 사용하겠습니다.
  3. 나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겠습니다.
    나는 오늘부터 한 달 간 무상으로 제공되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부품을 거부합니다. 이외에도 개인 수저를 가지고 다니겠습니다. 그리고 빈 통을 가지고 다니겠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먼저 행동할 때입니다. 우리가 먼저 실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용기내서 용기를 내밀어 보십시오.

용기내서 용기내!!

다함께 외칩니다.
"용기 내서 용기 내!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시장 볼 때 용기! 남은 음식도 용기! 지금은 행동할 때! 지금은 행복할 때!"

2023 기후 행동 실천 캠페인

오늘 행사를 위해 급조해서 만들어진 율동팀 ‘공주와 난리부르스’가 활기 찬 모습으로 무대 앞으로 나옵니다.

Save earth save us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Save earth save us 나를 위하는 마음
Save earth save us 환경을 지키는 실천이 바로 지구를 구하는 행동
이것이 별일? No 우리가 할 일... 지금보다 조금만 불편하면 될일...
(2023 기후 행동 실천 캠페인 송)

‘공주와 난리 부르스’가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자, 회원들은 박수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어 선 채 흥에 겨워 ‘둠칫둠칫’ 함께 몸을 흔들어 대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공주와 난리 부르스' 율동팀 공연
▲ '공주와 난리 부르스' 율동팀 공연

가수 홍보하다가 '공주와 난리 부르스' 공연에 푹 빠진 행인들
▲ 가수 홍보하다가 '공주와 난리 부르스' 공연에 푹 빠진 행인들

그냥 합니다

보덕 법사님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행사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자세로 환경보호 실천 운동을 해야 할까요?"

오늘 우리가 '용기내서 용기내'를 했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용기 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면 사실 용기 낼 필요도 없어요. 그냥 하거든요. 우리 정토회가 그렇잖아요. 그냥 합니다. 우리가 몸으로 익힌 것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생각만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던데 하면 이것은 실천이 잘 안 돼요. 생활 속에서 계속 연습하셔야 돼요. 차를 갖고 다니시는 분들은 차 속에 무조건 용기를 싣고 다니면 되거든요. 언제던지 비닐봉지 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그래서 말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하는 겁니다. 습관이 되면 아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장보기의 즐거움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시장 속에 피켓을 들고 홍보하면서도 채소를 사느라, 생선을 사느라 또는 자신들이 생각해 온 이것저것 물건들을 사면서 장보기의 즐거움에 빠져든 회원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피켓들고 시장 속으로 홍보
▲ 피켓들고 시장 속으로 홍보

용기를 내밀며 비닐봉지에 담지 말고 여기에 담아 달라는 회원들의 요구에 상인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해합니다. 그러나 이내 우리가 환경보호 운동을 나왔다는 걸 알고서는 환한 미소로 답하며 덤으로 한 개를 더 넣어 주시기도 합니다. 비닐봉지를 쓰지 말자는 운동을 나왔다고 하니 한 장사하는 아주머니는 우리도 그러면 좋은데 손님들이 바구니나 용기를 들고 오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고 합니다.

용기내서 용기에 담기
▲ 용기내서 용기에 담기

어떤 할머니는 비닐봉지에 담지 말고 보자기에 넣어 달라고 하니 비닐봉지 한 장이라도 아낄 수 있어서 그런지 기분 좋은 표정을 짓습니다. 이미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이 된 과일을 사면서 상인에게 포장을 뜯어 다시 용기에 담아 달라는 회원에게 이미 포장된 상품은 그냥 그대로 사도 된다고 하니 그게 정말 맞냐며 잠시 옥신각신합니다.

피켓들고 장보기
▲ 피켓들고 장보기

'용기내서 용기내' 장보기 소감

회원1: 오늘 행사에 참여해 오랜만에 율동도 함께 해보고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다짐문을 선포하며 마음이 좀 찔렸습니다. 저도 시장바구니는 들고 다니기는 하는데 장사하는 분들이 비닐봉지에 담아주면 그걸 그냥 받아서 오곤 했는데 오늘 반성합니다. 오늘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일회용품 사용을 많이 줄여야겠다 생각합니다.

회원2: 용기를 들고 다닌다는 것은 아무리 말을 해도 실천을 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도 행동이 잘 따르지 않는 편인데 오늘 경험을 토대로 차근차근 연습하면서 이게 습관이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회원3: 우리 정토회 속에서 환경 캠페인은 자주 접하잖아요. 그러나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면서도 잘 되지를 않았습니다. 시장에 갈 때마다 매번 놓치고 비닐봉지에 담아 올 때 아! 이건 아닌데 하는 그런 마음이었어요. 오늘 참여해 보니 머리로 알고 있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원4: 제가 물건을 사면서 비닐봉지에 담지 말고 장바구니에 바로 넣어 주세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나중에는 고맙다고 덤으로 한 개 더 넣어 주시고요. 비닐봉지를 너무 많이 쓴다는 걸 상인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하십니다. 물건을 사는 우리가 용기 내어 용기를 내밀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변화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 소감 나누기를 하는 회원들
▲ 행사를 마친 후 소감 나누기를 하는 회원들

상인 아주머니 한 명에게 행사 소감을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까 다들 장바구니 들고 오시고 게다가 용기까지 들고 오시는 걸 보았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처럼 다들 이렇게 찾아주시면 상품 포장비도 줄고 쓰레기도 줄어들 테니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저도 기쁜 마음으로 덤으로 한 개 더 드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상인 아주머니의 소감이 끝나자, 회원들은 박수와 함께 큰 함성으로 기쁜 마음을 표현합니다.

준비과정부터 끝까지 피켓을 들고 열심히 참여해준 회원과 어린 딸
▲ 준비과정부터 끝까지 피켓을 들고 열심히 참여해준 회원과 어린 딸

민들레 홀씨되어

"이렇게 오늘 우리가 남쪽에서 용기내서 용기내 바람을 일으키면 금세 전국으로 퍼져 나갈 것 같아요. 우리 계속해 보아요. 우리가 시작해서 남에서 동으로 서로 북으로 회오리바람을 한번 일으켜 봅시다." 보덕 법사님이 마무리 인사를 합니다.

오늘 이 운동이 민들레 홀씨가 되어 이곳 고성 시장을 넘어 경남으로 대한민국으로 그리고 나아가 세계로 퍼져 나갈 것이라며 오늘 함께 한 고성 시민들과 고성 시장 상인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다음 장날에 다시 또 용기 내어 용기내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후 이날의 행사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희망리포터는 행사를 마친 후 돌아오는 차 속에서 최근 한 환경단체에서 보내온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얼마 전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들었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기후변화를 이야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기후 위기, 기후 대재앙이라는 단어로 현재를 설명해야 합니다.’
나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거제지회의 '용기내서 용기내' 환경캠페인에 참여한 회원들
▲ 거제지회의 '용기내서 용기내' 환경캠페인에 참여한 회원들

글_배병갑(경남지부 거제지회)
사진_거제지회
편집_김혜경(서울제주지부 노원지회)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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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aTaeCJ

1

2023-11-16 02:36:53

명덕(섭)

가수 홍보하다가 난리부르스에 빠진 시민들 ㅋㅋㅋ 귀여워요 _()_ _()_ _()_

2023-11-01 07:40:17

이승훈

환경운동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하나 변해서 지구가 변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제지회 분들의 활동을 보고 나니, 어려웠던 것은 그저 내 마음이었습니다. 민들레 홀씨 하나가 큰 숲을 이루듯이 거제지회 분들의 활동으로 온 지구가 살아 숨쉴 것을 확신합니다! 화이팅!!!

2023-09-14 08: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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