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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를 만난 뒤 평소 제가 지니고 있던 생각들이 단단해지고 관점은 다양해졌습니다. 저의 삶의 기준은 ‘단순하게, 가볍게 그리고 신나게’입니다. 평소 사람이든 물건이든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런 선택을 하며 살았습니다. 적게 벌어서 적게 쓰자는 생각에 이른 퇴직도 하였습니다.
이런 결정들이 저의 삶을 가볍게 하고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고 ‘아, 이런 생각이 나에게 맞는 생각이었구나’ 확신이 들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저의 생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생겼습니다. 내가 가진 눈으로만 나 자신과 주변을 보았는데,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며 저 자신이 더 여여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는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자주 일어납니다. 불법 따로 생활 따로가 아닌 지행일치 하는 저 자신이 매우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이 구호만이 아니라 직접 실천하게 되어 좋습니다.
불교대학 수업은 신선하면서도 충격이었습니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던 불교가 제 행동과 생각 하나하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수업 후 수행 연습을 하면서 ‘어쩌면 나도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내 삶에서 맛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으로 설렜습니다. 누구든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았겠지만, 남보다 더 잘 살고 싶었고 행복해지길 원했던 저는 제 삶에 욕심이 많았나 봅니다. 인정받고 싶었고 내가 한 일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싶었습니다. 가난이 무엇인지 알아버려 부자로 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고, 남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도 싶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하고 싶은 것도 배움에 대한 열정도 지나쳐 백수가 과로사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습니다. ‘내게 일곱 가지 소중한 것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보았습니다.
매일매일 소중한 것들을 내려놓는 연습을 합니다. 내려놓는 순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안 해도 될 노력을 하고 있고, 해도 안 될 것들을 원하고 있던 저를 보았습니다. 무의미한 삶을 참 오래도록 살았습니다. 아직도 그리 살고 있지만, 이렇게 연습을 이어가다 보면 아주 자유로워져 어쩌면 어깻죽지에 날개가 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되면 행복은 덤이겠지요. 그날을 위해 수행자로서 잘살겠습니다.
우리 집에 정토회가 들어온 것은 지인에게 보험 하나 가입해 주듯 선심을 쓴 아내 덕이었습니다. 아내는 화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사뭇 달라졌습니다.
“여보, 좀 달라진 것 같아!”
“달라진 게 아니라 태어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거야.”
‘어떻게 이처럼 지혜로운 답을 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풀고자 저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불교대학 법문을 들으면서 가슴이 시원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가치관은 형성된 것이다. 모두 상대적이다. 수행자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가치관이 다섯 개 있다. 그걸 지키며 사는 이유는 구원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 괴로움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만약 지금 괴롭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만 있다면 그게 곧 하늘나라에 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인생의 비밀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내가 왜 태어났고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기보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마음은 어떤지’ 살피는 데 집중합니다.
저는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내와 아기가 모두 잠들고, 혼자 어둠 속에서 글을 쓰거나 새로 찍은 사진을 정리할 때 제일 행복합니다. ‘남자라면 기업을 하나 차려서 큰 이상을 품고 세상을 이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할 때면 저라는 존재가 너무 깃털 같고, 길고양이 한 마리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를 만나 수행하면서, 조용하고 마음에 큰 파도 없는 제 성격이 장점이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세상에는 기업을 이끌며 주목받는 사람도 있지만, 언제 왔다 간 줄도 모르게, 바람처럼 살다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행복한 길고양이 한 마리처럼 여행하듯 세상을 살다 갈 생각입니다.
아이가 이제 만 세 살입니다. 제가 아내보다 좀 더 젊다 보니 아이를 더 많이 돌봅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면 이유도 잘 모르겠고 힘들었습니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며 힘들다고 생각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아내를 원망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든 것이 아니라 ‘아내에게 의지하는 내 마음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내도 저와 똑같이 아기를 돌봐야 하는데 저만 너무 많이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던 것입니다.
‘아이는 나 혼자 키우는 거다. 아이에겐 나밖에 없다. 아내는 나를 종종 도와주는 사람이다. 일주일에 한 번만 도와줘도 감사한 거다.’
어디서 그런 마음이 일었는지 모르겠지만 깨달음이 생기자 전처럼 힘들지 않습니다. ‘아기를 잘 돌보고, 잘 먹이고, 예쁜 말 가르치는 게 수행이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 없는 제 눈을 아이가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아빠 역할은 다한 거 아닐까요?
정토회를 만나 수행 보시 봉사를 구호만이 아니라 실천할 수 있어 좋다는 김선화 님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소중한 것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며 자신을 발견한 이혜정 님의 여정에 박수치고 싶습니다. 이승준 님의 지혜로운 육아 이야기를 들으며 현명한 아내와 행복한 아이의 모습이 함께 그려집니다. 스물여섯 희망리포터의 '나 인터뷰' 잘 들었습니다. 정토행자의 서원 중 '여러 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라는 말처럼, 각자의 독특한 모양과 색깔로 피어난 꽃들이 모인 다채롭고 풍성한 화단이 떠오릅니다. 정토행자들의 가볍게 내놓는 용기에 오늘도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는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글_김선화(광주전라지부 서광주지회), 이혜정(부산울산지부 금정지회), 이승준(광주전라지부 전주지회)
편집_홍윤미(인천경기서부지부 부천지회), 이주현(부산울산지부 동래지회), 박은영(대전충청지부 천안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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