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나를 내놓는 용기
희망리포터의 나 인터뷰 두 번째

오늘 글은 희망리포터가 되기 위해 민헌기 님과 청년특별지부 조은아 님, 청년특별지부 이선후 님이 본인의 솔직한 심경을 적은 정토행자의 하루 축소판입니다. 희망리포터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깊이 있고 진솔하게 나누었습니다. 그 감동을 함께하려고 이 난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희망리포터로서 다른 도반의 삶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앎과 행동의 일치

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민헌기 님

2023년4월 고려인 한부모가정 물품지원 봉사활동(왼쪽 민헌기 님)
▲ 2023년4월 고려인 한부모가정 물품지원 봉사활동(왼쪽 민헌기 님)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저는 물 만난 고기처럼 법문 내용을 흡수했습니다. 그동안 제 머릿속의 이곳저곳에서 가져다 놓은 구슬들이 한 줄로 쫙 꿰어지는 듯했습니다. 내친김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과정을 이어 졸업했습니다. 스님의 법문과 강의는 냉정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었습니다. 불교 경전의 신비스러운 문구도 경전이 쓰일 당시 인도의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추구하는 불교가 종교와 철학이 아닌 수행적 관점의 불교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시적인 감정은 지속성이 약하고, 실천하지 않는 추상적 관념은 행복한 삶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앎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해야지. 저런 일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설 속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이중성 때문에 많은 세월을 자책하며 괴로워했습니다.

지난 1년은 앎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연습 과정이었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백 팔 배와 명상하는 공동정진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새벽 공동정진을 통해 좋아하는 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고, 싫은 일도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냥 쓱 해나가는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사람은 기질과 성향 그리고 성장환경이 다 다르므로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어 사람과의 갈등이 줄었습니다. 집에서는 하지 않던 설거지를 도맡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큰 변화는 화내고 짜증 내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저는 집안 내력으로 욱하는 성격이 있었습니다. 사소한 일도 너그럽게 넘어가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거나 화를 내지 못하면 속으로 꽁하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화나고 짜증 나는 마음이 올라올 때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저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화나고 짜증 나는 감정이 약해지고 사라졌습니다.

아내는 제가 정토회 수행을 시작할 때 ‘잠깐 저러다 말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꾸준히 정진하는 1년 동안 설거지도 하고, 무엇보다 화내고 짜증 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좋아하면서도 상당히 놀란 것 같습니다. 아마 정토회가 어떤 곳인지 점점 더 궁금해할 겁니다.
이렇게 정진하며 제 마음이 편안해지니 자연스레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곧 전법활동가 교육도 받습니다. 앞으로 1년 후 제가 또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 설렘과 기대가 가득합니다.

엄마는 엄마의 최선이었음을

청년특별지부 조은아 님

2-1-1 입재식 청년특별지부 합창공연 준비(왼쪽에서 세 번째 조은아 님)
▲ 2-1-1 입재식 청년특별지부 합창공연 준비(왼쪽에서 세 번째 조은아 님)

저는 엄마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자녀들의 교육에 욕심이 많았지만, 저는 학교 수업이 듣기 싫고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생 때는 엄마랑 마주칠 때마다 싸워 하루빨리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엄마에 대한 반발심과 미워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뒤로는 정토회 활동을 두고 엄마랑 자주 부딪쳤습니다. 그래서 법사님께 물어보자,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기도문으로 하여 꾸준히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니 엄마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자녀 교육에 헌신한 것은 엄마 방식대로 자녀를 사랑하는 최선이었습니다. 엄마가 교회에 가자고 권하는 이유는, 본인이 교회에 다니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기에 자녀에게도 이런 좋은 종교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압니다. 정진을 계속하면서 엄마하고 사이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요즘은 같이 영어 성경도 읽고 전화로 오순도순 수다도 떱니다. 그리고 또 정진을 통해 제 마음이 밝고 튼튼해졌습니다. 하루하루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기도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많이 건강해지고 내면에 힘이 생겼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싫어할수록 괴로워지는 뫼비우스의 띠

청년특별지부 이선후 님

정토회에 들어와 수행하기 전, 저는 제가 남들보다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수행하면서 제가 참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고집과 주장을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강요했습니다. 끝까지 이기려 들었고 저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이해심이 부족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가 잘못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꼭 저렇게 행동해야 할까?’ 하며 분별했습니다. 제 생각이 강할수록 상대가 싫어졌고, 싫어할수록 저는 더 괴로웠습니다.

2023년 4월 기후정의파업 현장에서(오른쪽 이선후 님)
▲ 2023년 4월 기후정의파업 현장에서(오른쪽 이선후 님)

결정적으로 깨우쳐 준 사람은 직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동료였습니다. 수행을 하며 그가 하는 행동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제가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보고 나쁘다, 좋다 판단하며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지만, 진짜 자기 생각에 빠져있던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제가 착한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고 망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닌 그저 한 존재임을 알았습니다. 그 동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나니, 우리는 서로에게 스승이고 은인이며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정토회를 만나 자신의 변화된 점을 나눠주신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 희망 리포터의 소임이 정토행자를 인터뷰하고 글을 쓰는 일입니다. 다른 이를 인터뷰하기 전 먼저 세 분의 이야기를 이렇게 직접 글을 쓰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점을 정리하고 되새기는 기회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글_민헌기 희망리포터(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조은아 희망리포터(청년특별지부), 이선후(청년특별지부),
편집_김윤희(강원경기동부지부 용인지회) , 도경화(대구경북지부 동대구지회), 최미영(국제지부 아태지회)


2023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24

0/200

송옥희

온라인상으로 뵙던 희망리포터 도반님들을 이렇게 뵙게 되어 기쁩니다. 새벽정진 꾸준히 하겠습니다.

2023-09-05 08:13:53

정재연

참 뭉클합니다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글 써주시니 더 감사합니다

2023-08-23 11:08:42

신동찬

익숙한 도반님들의 인터뷰를 듣고나니 참 좋습니다. 글을 읽고나니 더욱 친숙해지는 느낌이에요 :)

2023-06-28 06:56:49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