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돈이 적당히 있어서 감사합니다?

정토행자의 하루 기사를 만드는 희망리포터들과 편집자들이 2022년 2월부터 하루를 돌아보는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일기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반면 감사를 쥐어짜듯 억지로 생각해낼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거창하지 않으나 잔잔한 행자의 하루팀 일기 중 일부를 가벼운 마음으로 공개합니다.

정토행자의 하루 감사하루방
▲ 정토행자의 하루 감사하루방

단단해지는 내 마음 고맙습니다

강현아
감사하루방 이름도 좋고 하루방 사진도 볼수록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든 사람 덕분에 쉽게 잘 찾아 들어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밤새다시피 공부한 탓에 몸이 피곤합니다. 그래도 문학작품 분석이 재미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도와주는 분들 덕분에 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게 애쓰지 않고 합니다. 친절한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림 없이 자기 생활 잘해준 덕분에 나도 옆에서 분기탱천하여 일어설 수 있습니다.

권영숙
오늘은 아침 기도가 하기 싫어, 정확히 말하면 108배 하기 싫어, 밍기적거렸습니다. 한 생각만 바꾸면 굳이 다리 아프게 절하지 않아도 되는 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생각을 못 바꾸고 어리석게 사니 제 다리는 앞으로도 고생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싫은 마음에도 기도를 빠지지 않으니 고맙습니다. 저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어제 아침부터 동네 지인이 상담 요청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순간, '들어는 줄 수 있어도 상담은 어려운데'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해결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겁니다. 들어보니 지인은 그 문제에 사로잡혀있고, 저는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인이 가벼워하는 모습에 고맙습니다.

양계홍
감사합니다. 당신과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다 충분하게 만끽하여서~ 쌓였던 원한이 녹으며 이것 모두 그냥 경험일 뿐이라고 생각되지만, 경계에 부딪히면 마음은 움츠려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바로 알아차려 고맙습니다. 단단해지는 내 마음 고맙습니다. 홀로 서려고 하는 강인함 고맙습니다. 채워지지 못한 나약함의 욕구는 그냥 지켜봅니다. 애들에 대한 집착. 남편에 대한 집착이 올라올 때면 ‘나는 죽었다’ 하면 바로 멈춰집니다. 집착을 내려 주는 것이 제일 좋은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집착을 끊도록 해주는 나의 절친들…

불법 공부해서 이나마 다행입니다

김난희
넘어진 줄도 모르고 자빠져있는 저에게 자빠져있다고 일러주고 수행하라 밀어주는 도반 덕분에 새벽기도를 마쳤습니다. 얼마나 오래 넘어져 있던 건지 넘어져 있는 상태가 정상인 줄 알고 있었네요. 일어나라 하니 벌떡 일어나 수행하는 저에게 고맙습니다. 함께 가는 도반님들 고맙습니다. 바른길 밝혀주시는 스승님 고맙습니다.

벌떡 일어나 수행하는 저에게 고맙습니다
▲ 벌떡 일어나 수행하는 저에게 고맙습니다

김봉재
어떻게 해야 할 것은 없습니다. 그냥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 중에 나의 선택과 과보만이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겠지만, 맞아도 좋고 틀리면 다시 또 해 보면 됩니다.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신 위대한 스승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세영
이 불법을 만나게 인연을 맺어준 스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느 날은 스님은 너무 냉정하다고 뒷담화 한 적도 있고, 내 마음에 와닿는 말씀을 해주실 때는 너무 좋다며, 왔다리갔다리 하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스님의 발원이 저에게 닿아 지금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종교의 종자도 관심이 없었고, 비현실적이라며 내가 종교를 가지는 일은 이 인생에는 없는 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종교를 가지는 사람은 의지심이 약한 사람이라 치부했습니다. 부처님 법을 만나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참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김정림
아침에 출근하면서 큰딸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하늘이 맑다. 네 마음도 맑기를 두 손 모은다. 많은 엄마가 딸에게 섭섭하다고 하고, 많은 딸은 엄마에게 투덜거린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웃으며 오늘 하루 보내자~♡' 그랬더니 이렇게 답글이 왔습니다. '고운 말 한마디 잘하지 못하는 딸 키우신다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머니야말로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시길. 이번 주부터 서늘해지는데 옷 잘 입고 다니세요.' 코끝이 찡합니다. '우리 모녀는 말보다 글이 더 부드럽구나! '엄마 마음 풀어주는 딸이 고맙습니다.

엄마 마음 풀어주는 딸이 고맙습니다
▲ 엄마 마음 풀어주는 딸이 고맙습니다

김혜경
내 마음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산책 중 남편이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는 걸 못 알아차리고 판단하고 평가했습니다. 내 업식대로 떠들다가 남편은 왜 이 말을 했을까 알아차리고 남편 칭찬도 해주었더니 편안해합니다. 옳다 그르다 생각 짓고 말했지만 알아차려서 다행이었습니다. 불법 공부해서 이나마 다행입니다. 부처님법 만나고 법륜스님 만나고 도반들 만남에 감사합니다.

더 이상 바람 없습니다

박문구
매일 매일 작은 기적이 일어남에도 몰랐습니다. 이대로 편안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2600년 전 법이 나에게 전해져 온 것이 기적이고 감사합니다.

서지영
큰 택배 박스를 버리러 건물의 재활용 쓰레기장에 내려가니 일하시는 아저씨께서 제가 버리려는 곳에 버리지 말고 다른 곳에 버리라고 알려주십니다. 그러시면서 그냥 마구잡이로 버린 종이 박스를 던지며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막 버려?" 하며 짜증을 내십니다. 옆에 있다가 "맞아요" 하고 그냥 마음만 받아드렸는데 아저씨 얼굴이 환해집니다. "고맙습니다"하고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오며 '따뜻한 말 한마디' '마음 받아주기'의 힘을 다시 느낍니다. 이렇게 알고 느끼고 행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신혜행증, 조금씩 내 주변의 세상이라도 따뜻해지기를 발원합니다.

서현주
어젯밤 남편과 강아지 산책 나갔다가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마음 무거웠는데, 생각과 다르게 기도 중에는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며칠 전 법사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쁘다’라는 말씀에 눈물 냅니다. 아들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이쁘고 이쁩니다. 더 이상 바람 없습니다.

나를 살리는 길, 해보겠습니다

성지연
불안불안했는데, 회오리 속에 있습니다. 좋은 경험이 되도록 법을 실천하는 연습, 한 번 해봅니다. 나를 살리는 길, 해보겠습니다. 나의 꼬라지를 일깨워주고 나의 한계를 넓혀주는 그들 고맙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이 기회, 고맙습니다.

신정아
돈이 적당히 있어서 감사합니다. 돈처럼 사람을 망치는 것이 없구나 싶은 요즘입니다. 나는 돈독이 오르거나 돈에 눈이 멀 정도로 돈이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사리분별하고 삽니다. 소박하게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소박하게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소박하게 먹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윤정환
집 하수구에서 물이 새서 아래층 천정이 다 젖어 도배해 줘야하고 전기차 주차구역에 수소전기차 세웠다고 과태료 나오고 해외로 의료봉사 가는데 예상치 못 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대출받은 금액 이자율이 뛰고 원금 상환도 들어오고 이래저래 돈 튀는 소리가 어수선한데 마음의 부딪침은 있지만 그래도 비교적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 나 자신에게 감사합니다. 수행하게 해준 정토회 그리고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아내가 더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이서후
술자리를 하든, 야근을 하든, 항상 제시간에 일어나 출근하여 번 돈으로 처자식 굶기지 않는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공부가 힘들다고 매번 엄마에게 자랑하는 아이들~, 투덜거리면서도 빠지지 않고 학원 가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아침마다 정진 잘하라고 불 밝혀 주는 도반님들께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함을 알아차리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도반님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수행법회 편안히, 조용히 참석하도록 아직까지 주무셔주는 아이들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재선
부처님법 만나 제 인생 후반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쓸데없이 예민하고 흘려버려도 되는 감정 찌꺼기를 쌓아 놓고 틈만 나면 꺼내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스님 법문 들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연습하며 꽉 쪼이듯 답답했던 마음이 지금은 넉넉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반들과 나누기하며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로만 기억된 것들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며 모두 별일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되어 감사합니다. 도반들의 감사일기 읽으며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솔직하게 다 내놓아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봐 쭈뼛거림 없이 포장하지 않아도 되니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태기
아내의 병고로 깨닫는 것들이 많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가족이 가장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내가 더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임명자
투덜대는 나에게 항상 웃으며 동반해준 도반이 고맙습니다. 지금 이대로 감사합니다. 빠듯한 소임도 느긋한 소임도 감사할 뿐입니다.

정태남
굳이 아스팔트를 두고 진흙길을 가야 하는지. 다수가 선택하면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기에 버겁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일로 내가 옳다는 생각에 빠져 다른 면은 보지 않았나 혹시 내가 잘못 생각하였었나 돌아보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소소하지만, 부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부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 부정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나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생각으로 흐르는 것이 감사합니다

최미영
어제저녁어제 저녁 부모님 집에 갔습니다. 가고 싶을 때 가서 뵐 수 있어 감사합니다. 감사할 거리를 찾으려 애쓰다 보니 당연한 것에 감사해야 함을 알아갑니다. 두 아이가 독립한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 잔소리 마왕이 되거나, 레이저 눈빛을 쏘고 있었을 텐데, 지금 내 앞에 없어 과보를 짓지 않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최서연
오늘 산책 중 남편이 말합니다. 자네는 앞으로 걱정 없는 삶이 될 거라 합니다. 이유는 불법에 귀의해서 수행자로서 또, 한때 자네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니까. 하니 건강만 하라고 합니다. 보살의 삶을 지향하는 나를 공감해줘 고마움으로 가득한 오후였습니다.

허승화
그냥 지금 멍하다. 내가 멍하게 있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 어색하지만 좋다. 할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달릴까. 자전거 탈까. 고민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감사일기를 쓰게 되니 겁내기보다 감사하는 생각으로 흐르는 것이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홍자원
오늘도 무탈합니다. 감사합니다. 심한 기침과 계속되는 열 오름에 확인해보니 코로나 양성입니다. 몇 달 전에 저 빼고 가족들이 다 걸려서 난 슈퍼항체인가 보다 했는데 결국은 걸렸습니다. 남편이 쉬는 토요일이라 다행입니다. 아침에 확진 확정 받으러 가는 병원까지 남편 차 얻어 탈 생각에 감사함 가득합니다. 숨 쉬어집니다. 지금 저는 아주 문제없습니다.

글_정토행자의 하루팀
편집_최미영(서울제주지부 서초지회)

전체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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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딱지

감사한 일이 엄청 많네요 가볍게 감사한 마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3-09 22:13:05

수암

감사천지네요.ㅎㅎㅎ
어떤 경우에도 행복할 권리를 감사로 찾을 수 있겠습니다.

2022-10-19 09:32:11

금광화

감사한 글 읽으니 절로 감사한 마음이 몽글몽글 올라옵니다.
행자의 하루, 귀한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10-19 09: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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