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전주지회
시골 흙집 아이, 보살이 되다

전법활동가로 불철주야 심혈을 기울이며 학생들을 챙기는 전주지회 불교대학 담당이 있습니다. 그의 수행모습이 자연스레 가족 전법과 또 도반들이 수행 정진하는데 귀감이 되기에 정토행자의 하루 주인공이 되기를 청했습니다. 너무나도 일정이 꽉 짜여서 인터뷰 날짜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정토회에 입문하여 바른불교, 쉬운불교, 생활불교라는 기치 아래 묵묵히 법을 전하는 김순자 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화초 가꾸기를 좋아하는 주인공(가게 테라스 앞)
▲ 화초 가꾸기를 좋아하는 주인공(가게 테라스 앞)

자아가 강한 시골 농부의 딸

60년대 초, 시골 농사꾼의 4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먹고 사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사춘기 시절은 엄마와 작은 다툼이 일상이었습니다. 혼나고, 대들면서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하고야 마는 자아가 강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보다 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집안일과 농사는 물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는 슈퍼 아이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어릴 적 꿈이라면 딱히 내세울 게 없습니다.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았기에 도회지 건실한 학교에 들어가 공부 잘해서 돈 많이 버는 것. 창문도 넓고 높은 건물에서 살면 좋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살았습니다. 시골 작은마을 초가지붕 흙집이 매우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죽림정사에서 욕불의식 중
▲ 부처님 오신 날 죽림정사에서 욕불의식 중

40대 초반 격변기를 지나며 일구어낸 마음공부

주어진 것은 무엇이든 잘하려는 성향이어서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노력에 비하여 보람과 결과는 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떨어져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40대 초,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고 개인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3년 동안은 밥도 못 먹을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은 사교육을 끊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다 시절 인연을 만나 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 이후로 5년 정도 더 많은 돈을 벌어서 꿈을 이루었고, 가족들에게도 지난날의 아픔을 보상할 수 있었습니다. 매출이 오르면 기분이 좋고 더 이상의 행복은 없는 것처럼 편안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매출이 떨어지면 울적하고 불안하며 의욕이 사라지는 자신을 보면서, ‘돈에 많이 집착하는구나. 원하는 대로 매출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어리석게 마음만 고생시키는구나’라고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염려하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연구하고 탐구하는 지혜를 가져야겠다’고 돌이키곤 합니다.

자식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어머니가 그러하듯이 저도 자식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자식을 망친다고 머리로는 알면서도 무의식에서는 여전히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좋아하는 나. 그래 돈 많이 벌어보자. 그리고 그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양껏 써보자’ 이렇게 정리해 봅니다. 매출에 집착하지 않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자유롭게 살고자 합니다.

모둠활동 중 행복학교 홍보(왼쪽에서 두 번째)
▲ 모둠활동 중 행복학교 홍보(왼쪽에서 두 번째)

어머니의 통 큰 보시 덕분에 정토회를 만나다

절에 다니는 어머니의 통 큰 보시에 놀라곤 했습니다. ‘도대체 불교가 무엇이길래 저리도 큰 재물을 절에 보시한답시고 갖다 바친단 말인가?’ 불교와 부처님, 절과 스님의 존재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좀 더 확실하게 알고자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수소문하던 중, 정토회를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정토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경전대학을 졸업하고 전법 활동가로 매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실천불교, 쉬운불교, 생활불교라는 정토회의 지향점입니다. 덕분에 괴롭지 않고 평안함을 찾았으며 지금까지 수행 정진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부터 변화하니 가족들도 함께

정토회에 오기 전에는 매사가 부정적이며, 욕심 많고, 화와 짜증으로 자신과 가족을 괴롭혔습니다. 스스로가 잘났고 옳다는 주장이 강했습니다. 제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알아차리고 참회하고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자유롭고 지혜롭게 살기를 발원합니다. 타인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잘 쓰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냅니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은 각종 수련과 정토회 행사 때마다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제부 또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한 도반이며, 올케는 22년 3월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대학을 신청했습니다. 딸은 이번에 행복학교를 신청해서 입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들이 부처님 법과 인연 맺어지기를 원하면서 지켜봅니다. 온 가족이 불법과 인연을 맺어 괴로움과 고통을 내려놓고 편안하고 행복한 여정을 함께하고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불교대학 홍보하면서 도반과 함께(제일 왼쪽)
▲ 불교대학 홍보하면서 도반과 함께(제일 왼쪽)

명심문으로부터 시작하는 하루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명심문으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한 시간 수행 정진하면서 이 원이 이뤄지도록 마음 모아 절을 합니다. 그동안 어리석게 가족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일벌레로, 돈 좋아하는 중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이젠 집착을 끊고 타인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원을 내어봅니다.

상처를 경험으로 돌려 어리석은 삶에서 벗어나는 토대로 삼겠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아픈 곳은 약을 발라주고, 미워하고 원망하며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가 어리석어서 당신들을 탓했습니다’라고 참회하겠습니다. 지금 같은 마음을 잃지 않고 불법과 맺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며 수행정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과거의 삶을 상처나 아픔이 아닌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1시간입니다. 이와 같이 수행 정진하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과거를 외면하고 털어낼 용기도 갖지 못하고 아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

지금 여기 내가 존재하는 것은 많은 사람 덕분임을 다시금 깨닫고 고마움의 기도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잘 보이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욕심으로 했던 봉사가, 이제는 가볍고 편안하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담당을 맡은 지 3학기째입니다. 언제나 마음과 정성을 담아 불법과 인연을 맺어주고자 합니다. 화나 짜증 내지 않고 그 많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스스로를 보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죽림정사에서 실천활동 중(제일 왼쪽)
▲ 죽림정사에서 실천활동 중(제일 왼쪽)

남은 삶의 여정에서 가꾸고 성장 해야 할 원

지난날 내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며 일벌레로 돈을 쫓아 좋아하는 중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이젠 그 집착을 끊어 버리고 타인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잘 쓰일 수 있는 정토 수행자로서 수행 정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소임이 복이라는 생각으로 불교대학 담당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서로 다름을 알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디딤돌이 됩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긍정적인 사람으로, 주어진 소임과 역할에 대하여 ‘상구보리 하화중생1’하는 마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수행과 보시 봉사를 실천하며 수행자로서 계를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앞으로 삶의 여정 속에 꾸준히 작은 원을 세우고 실천할 것을 다짐합니다.

모악산에서 진행한 불교대학 환경 실천활동(왼쪽에서 두 번째)
▲ 모악산에서 진행한 불교대학 환경 실천활동(왼쪽에서 두 번째)


많은 일정과 업무에도 항상 편안하고 여유로우며 행복한 마음으로 잠시도 허점을 보이지 않는 주인공입니다. 외유내강의 에너지가 숨겨진 주인공은 법으로 완전히 무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행자다운 면모에,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전법의 힘이 전해져 옵니다. 그 힘은 몸과 마음이 일치하여 보상과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항상 여여하게 주어진 소임을 하면 그 에너지가 묻어 나오게 됨을 알았습니다. 희망리포터라는 소중한 소임 덕분에 몸과 마음이 전법의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글_김경호 희망리포터(광전지부 전주지회)
편집_도경화(대경지부 구미지회)


  1. 상구보리 하화중생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불교의 가르침 

전체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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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숫대야

넉넉한 마음의 김순자님~
돈 많이 버시고 보시도 많이 하시길요~~
건승을 바랍니다()

2023-10-11 07:19:52

정토회

감사합니다

2022-10-02 17:35:47

이미진

과거의 삶을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도반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2022-09-30 09: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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