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인천지회
좀 더 쉽게 좀 더 일상으로

정토회 오기 전, 끊임없이 추구하고 도전하며 열정적으로 살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지금은 행복학교1 가족동문회를 만들 정도로 자신과 가족을 변화시키고 이웃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며 살아가는 인천지회 유재숙 님의 에너지 넘치는 인생 스토리텔링 한번 들어보실까요!

딸아이 교복 입고 즉문즉설 강연에서 행복학교 홍보
▲ 딸아이 교복 입고 즉문즉설 강연에서 행복학교 홍보

잘 나가는 사업

저는 성공을 열망하고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원래 입시학원에서 국어 강사를 하다가 돈을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다이어트 사업을 시작했는데 참 잘됐습니다. 그러나 잘되는 건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뭔가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의심이 자꾸 들면서 사업은 정체를 겪다가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고객을 만날수록 다이어트는 마음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마음과 연결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책도 출간했습니다. 다이어트 클럽을 운영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강의했습니다. 하면 할수록 마음에 대한 정체가 궁금했고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의 장2>으로, 〈명상수련〉으로 돌아다니며 길을 찾았습니다. 사업을 넓게 펼치고 연결하기 위해 지역문화콘텐츠 연구팀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콘텐츠화한 이력과 국문학 전공이 인연이 돼서 지역문화콘텐츠 기획과 스토리텔링에 주력하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게 되고 그 분야로 박사 진학을 준비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합격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이렇게 가다가는 평생 누군가의 선택을 받기 위해 목을 맬 수도 있겠구나 싶어 멈췄습니다.

혼자서 해보다

2011년 선배의 블로그에서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는 제목만 보고 지나쳤는데 동네 도서관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어떤 책인가 싶어 손에 들었다가 놓지 못하고 꼼짝하지 않고 서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스님의 즉문즉설과 법문 찾아 듣기, 책 읽기가 제 일과가 되었습니다. 즉문즉설을 들으며 따라 해보았습니다. “남편이 부처님입니다.”하며 108배 절을 하고, “부모님께는 다만 감사하는 마음만 냅니다”하며 또 절을 했습니다. 460여 일 정도 백일 단위로 기도문을 바꿔가며 절을 했습니다.

절을 하면서 일상생활에서는 남편의 말에 “네~”라고 대답을 먼저 했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여부를 두고 따지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것을 멈췄습니다.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하여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오는 날은 집에서 술상을 차려 함께 해주었습니다. 저는 원래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함께 앉아 있었고 나쁘다 틀렸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의 말투가 달라졌습니다. 남편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으면 말을 잘 하지 않고, 말을 할 때면 무뚝뚝하게 약간은 화난 듯이 말했습니다.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말을 합니다. 폭음의 횟수가 줄었고 밖에서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함께 마시는 날들이 늘어갔습니다.

제가 달라지니 아빠랑 함께 있으면 어색하다던 사춘기 딸도 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가 얼싸안으며 인사를 했습니다. 나 없이도 아빠와 조잘조잘 이야기가 시작되니 스님이 말씀하시는 그대로 되는 것 같아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혼자서 108배를 하던 당시에, <깨달음의 장>을 이수하면 여름 명상을 법륜스님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도에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고 2013년도에 여름 명상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단체에 들어가 묶이는 것이 싫어 후원회원으로만 있으며 매일 108배를 하고, 즉문즉설을 듣고, 스님의 하루만 열심히 읽었습니다.

행복학교 초기 파출소 한 켠에서
▲ 행복학교 초기 파출소 한 켠에서

이런 세상도 있구나

혼자서 공부하다가 정토회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스님의 하루였습니다. 스님의 세계 100강 소식이 매일 배달되었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유익한 각 나라 정보를 매일 읽었습니다. 남미강연 소식에서는 성당에서 법회 후 보시금 모두를 성당 신부님께 드리며 신부님 포교에 쓰시라는 말씀에 놀랐습니다. 종교전쟁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이 광경은 생소해서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2014년에 세계 100강을 마치고 스님이 하신 법문 중에서 "대한민국이 통일할 좋은 기회는 이미 잃은 상태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하늘을 감동시켜야 한다. 하늘은 사람이다. 하늘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지극한 정성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하루 한 나라씩 이동하며 세계 100강을 했다"라는 스님의 말을 기억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펑펑 울었습니다. '저는 오직 제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만 노력하는데 이런 분도 있구나, 우리나라 통일이 이렇게 중요하고 크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일어, 재고 따지던 것을 멈추고 2015년 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스님의 하루 원문 출처 바로 보기! 클릭(2014.12.21 제1차 전국 정회원 대회)

첫 행복학교 하던 날
▲ 첫 행복학교 하던 날

저의 첫 소임은 김포법당의 전법담당이었습니다. 소임 때문에 천일결사3도 입재했습니다. 그러다 경전반 학생이던 2016년 가을 통일특별위원 소임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2016년도는 통일특별위원 활동을 실험하는 시기였습니다. 인천경기 지부(인경지부)에서 행복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적용하는 소임을 했습니다. 2018년부터 인경지부 조직지원부장과 행복학교 프로그램 기획단장 소임을 하며 전국에서 모인 단원들과 함께 프로그램 표준화와 진행자 교육을 기획, 진행했습니다. 2020년에는 행복학교 국장 소임을 하며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행복학교 프로그램과 진행자 교육을 기획,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통일특별위원 인경지회 지회장 소임을 하며 도반들, 행복시민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2021년 지역에서 함께 고고고 캠페인을 시작했고, 지금은 손수건 캠페인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걷go, 줍go, 만나go

고고고 프로젝트는 걷go, 줍go, 만나go에서 끝에 go(고)자만 줄여서 부르는 말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으면서 쓰레기도 줍고, 사람과 역사를 만나며 통일을 염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프로젝트(기획)로 오프라인에서 걸은 걸음을 모아, 온라인으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보는 것입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일부러라도 걷기가 필요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통일이 되는 그날 깨끗한 동네로 손님을 맞이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왕 걷는 것 역사적인 장소를 기억하며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들을 모았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파주, 덕양 모둠에서 시작된 활동이었는데, 전국으로 확산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6월 18일부터 7월 15일까지 27일 동안 20,203명이 참가해 걸은 거리는 총 97,261.5km, 주운 쓰레기양은 총 33,495.4리터였습니다. 우리는 남과 북을 97회 왕복하고, 지구를 두 바퀴 돈 거리를 걸으며 20리터 종량제 봉투 1,674개, 4인 가구 주 1회 배출시 32년 배출량의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전국에서 제작된 영상만 64개가 넘었습니다. 세계시민과 함께 전국이 하나 되어 축제처럼 즐겼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기적은 기적이 아니었다

생각은 늘 단순하게 합니다. 함께 하니까, 같이 하면 되겠지 하고 아주 가볍게 소임을 받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시작하고 보면 일이 아주 많습니다. 이게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는 것을 시작하고야 알게 됩니다. 기획 단위가 바쁘면 현장은 더 바쁜데, 그 시절 우리는 쪽대본을 쓴다고 말했지만, 그것을 들고도 그 어려운 것을 현장은 해냈습니다. 그때 기적의 당사자들에게 기적은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일이라도 이 일이 되게끔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가 있는지 압니다. 문서 하나만 보더라도 그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행복시민 축하공연 오른쪽 두 번째 재숙님
▲ 행복시민 축하공연 오른쪽 두 번째 재숙님

기획, 감독, 연출, 주인공 모두가 도반

처음 행복학교를 시작하고, 참가자들과 행복광장을 할 때였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진짜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시는구나' 느끼며 전율했습니다. 이런 정신이 정토회의 문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토회는 아마추어들이 모여 전문가가 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로가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며 능숙한 기획전문가, 소통전문가, 회의전문가, 문서전문가, 진행전문가로 거듭나게 합니다. 첫 시작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사람을 변화 발전시키는 시스템이 놀랍습니다. 이 시스템의 본질은 부지런히 수행하는 도반입니다.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려 자유와 해탈에 이르기 위해 수행하는 도반이 주인공인 시스템입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2020년 온라인 행복학교를 개강하고 난 뒤 소임을 하며 가장 힘들었습니다. 온라인이 처음이라 갖가지 실험을 해야 하는데 가장 능숙한 행복학교 진행자들을 온라인 불교대학으로 파견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행복학교는 여기서 멈추나 싶어 야속하고 섭섭했습니다. 꽉 막힌 가슴을 안고 기껏 도망간 곳이 여름 명상이었습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에 집중하며 ‘아, 내가 행복학교와 나를 동일시하고 있었구나, 이기고 싶었구나’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내 필요에 의함이 아니라 세상의 필요를 기준에 두는 관점 속에서 '난 지금 어떤가?'를 점검하게 됐습니다. 전체보다는 내 소임, 내 원함이 앞섰다는 것을 훤히 보게 되니 마음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집착하지 않고 다시 소임에 집중했습니다.

행복시민 축하공연 오른쪽 뒤 재숙님
▲ 행복시민 축하공연 오른쪽 뒤 재숙님

2020년 가을, 정토회 지원국에서 행복학교 1만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행복학교 1만 프로젝트는 행복학교 입학생 1만 명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불교대학과 같은 조건으로 홍보해 보고 행복학교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겠냐는 제안이 눈물 나게 고마웠습니다. 행복학교국은 매일 회의를 하며 지원했고, 정토회와 연합하여 구성된 기획단의 헌신적 지원, 정토회원들의 진행 스토리에 힘 받으며, 진행자들은 일주일에 5일을 행복학교 진행을 하며 행복학교 1만 프로젝트를 달성했습니다. 백일이 하루처럼 흘렀지만, 함께의 기적을 다시 경험했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오프라인 활동에 최적화되어 있던 우리가 온라인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행복학교도 그랬고, 고고고 프로젝트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이 올 때마다 ‘물어보면 되지’, ‘함께 논의하면 되지’ 하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함께 할 테니 뭐든 소임을 달라는 도반의 말은 이들과 함께라면 산이라도 옮길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내어주는 도반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도반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좀 더 세밀히 도반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알게 되니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행복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을 때 엄마와 함께
▲ 행복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을 때 엄마와 함께

함께 수행하는 도반님들께 어떤 소임이든 가볍게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봉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우선 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것을 하는 것이 봉사라는 걸 마음에 새기며 활동했습니다. 남을 돕는 것이 결국은 저를 돕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어떤 일이든 혼자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소임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어려움을 도반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이 결국은 저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 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영광이었습니다.

2022년 지금, 남편은 행복학교를 관계편까지 수료하고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고, 엄마와 올케, 오빠는 행복학교 수료자로서 가족이 모이면 행복학교 동문회를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일생에 꼭 한번은 부처님 법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열렬한 바람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좀 더 쉽게, 좀 더 일상적으로, 부처님 법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연구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데 앞으로도 잘 쓰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손수건 캠페인, 클릭하고 동참하세요
▲ 손수건 캠페인, 클릭하고 동참하세요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구청 일자리 지원으로 급여 받으며 거리 쓰레기를 청소하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거리를 깨끗하게 하는 걸 좋아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만두고 나서는 집앞 쓰레기도 그냥 지나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만 하고 있는 걸 누군가는 직접 행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알려주신 방향으로 앞서 걷는 선배 도반님 따라 잘 걷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유재숙(인천경기지부 인천지회)
정리_홍자원(인천경기지부 인천지회)
편집_이정선(경남지부 진주지회)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1. 행복학교 법륜스님 행복학교는 온라인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고 진행자와 참가자가 행복을 배우고 연습하며 '내 것으로 만드는 체험의 장'입니다. 행복학교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학교 신청: http://hihappyschool.com 

  2.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3. 천일결사 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전체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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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륜

스님의 가르침과 부처님 법을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는 모습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본받고 싶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

2023-10-30 21:55:01

성옥현

엄청 반가워요, 일과 행복학교 교육을 병행 할 때 그때가 처음 기획이었군요, 수행담에 고스란히 고민하고 수고한 흔적이 멋진 행복학교를 창조했네요, 진행도 해보고 심화가정까지 교육도 받아 봤는데 감동이었어요, 멋진 프로그램 행복학교~응원 합니다,

2023-07-21 15:37:49

행복학교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누가 행복학교 내용을 만들었나 궁금해 했는데요. 그런 이유는 너무 수준 미달이라서요. 많은 학생들이 성의도 없이 만들었다고 할때들이 기억이 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내부나 외부에서 도움을 받아 완전히 바꿀것을 종용합니다. 만원에서 삼만원 냈으니 불평하기도 뭐해서 중간에 도중하차 하던지 연락을 끊어버리든지 하더라고요.

2022-07-11 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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