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나의 모자이크 조각은?
정토행자의 하루팀 수행 후기 1

지난 2월부터 희망리포터와 편집자들이 온라인 천일결사방을 열어 백일을 함께 기도했습니다. 혼자 하기 힘든 기도, 함께하면 덜 힘들까 싶었는데 역시나 힘듭니다. 그러나 기도를 며칠 하다 그만두던 도반들이 빼먹기는 했지만 백일 기도 정진을 잘 마쳤습니다. 기도하면서 자기 업식을 본 도반 이야기, 정일사를 하며 무려 사백 배를 통해 알아차린 이야기. 우리 모두의 모자이크 모습입니다. 이 도반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모자이크 조각을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요?

신년정진 프로그램에 참석한 희망리포터와 편집자들
▲ 신년정진 프로그램에 참석한 희망리포터와 편집자들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구나! -김세영

알아차림

JTS 거리홍보 중
▲ JTS 거리홍보 중

어느 날 문득 차를 운전하며 가다 늦게 가는 차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를 봅니다. 앞에서 끼어드는 차도 괜찮고, 길가에 이상하게 주차해 놓은 차도 괜찮은데, 유난히 늦게 가는 차에는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그날 새벽 정진을 하며 돌아봅니다. ‘왜 늦게 가는 차가 그렇게 짜증이 났을까? 그 차는 그냥 천천히 가는 건데, 어느 부분에서 걸리는 걸까?’라며 살펴보니, 차를 운전하면 많이 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긴장된 상황에서 얼른 벗어나 편안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마음은 늘 급했습니다. ‘아, 내가 마음이 편하고 싶으니 급한 마음이었구나!’ 또 어느 날은 아이를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항상 커피숍을 그냥 지나치지 못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새벽 정진을 하며 또 돌아봅니다. ‘왜 커피숍을 늘 가고 싶을까?’라며 살펴보니, 커피 한잔을 하며 일상의 부담감을 덜어내고 편안한 여유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말과 행동은 늘 지금 여기서 가장 편안한 상태를 찾아가려 했습니다. 아이에게 잔소리하는 것도 제 불안함을 낮춰 편안하기 위한 것이었고, '사랑 고파 병'이 있어 인정받아야만 내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어 편안했고, 상대의 슬픔도 애써 외면했던 것은 회피해야지만 상대의 슬픔에 깊이 빠져들지 않아 편안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의 작용을 몰라 어리석던 시기에도 그 수준에 맞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는 가장 편안하기 위한 나름의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나를 먼저 인정하고 보듬기

9-9차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도반들과 함께
▲ 9-9차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도반들과 함께

정진하며 저를 탐구하고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있기에 자신을 자비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었습니다. 물론 100일의 시간을 다 지키지는 못했지만, 못 지키면 뭐 또 어떻습니까? 지금 이 수준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자책하는 마음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지금의 수준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기에 그런 저를 인정하고 보듬어 줍니다. 이렇게 저를 자비롭게 바라보는 힘이 생기니, 상대도 자비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이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듯, 상대도 상대의 수준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응원의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정진을 통해 저를 알아가는 시간이 깊어질수록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감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정진하며 저에게 말합니다. ‘아무 문제가 없었구나. 그때의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구나.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그렇게 오늘을 살기 위해 참 많이 애를 썼구나. 고생 많았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

내가 지금 가장 행복한 길-임명자

항상 연구하라, 무릎 통증

임명자님의 개인법당
▲ 임명자님의 개인법당

정토회 꽃은 정일사입니다. 법당에서 정일사 회향을 지켜보던 도반이 개인 사정상 참여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쉽고 간절한 일이 제게는 부담이었습니다. 삼백 배와 천일 결사 기도까지 마치면 으레 오는 무릎 통증으로 늘 분별심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삼백 배 대신 주력을 해도 되지만 주력하게 되면 조는 시간이 집중하는 시간보다 길어져 자책하게 됩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입재하고 나름대로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계획대로 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지회장이 직접 정일사 정진방을 열어 함께 정진한다고 합니다. 계획과 다르지만 더불어 묻혀 갈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틀째부터 시작한 통증은 사흘째 되던 날 무릎을 굽힐 수 없었습니다. 약 바르고 파스 붙여 가면서 천천히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삼천 배 절로 무릎 통증을 이겨낸 도반 수행담이 생각나 정토행자의 하루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아무리 궁리해 봐도 제겐 답이 없고 통증은 더욱 심해집니다. 무거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건 명상이 최고입니다. 명상 중 문득 생각난 법문 ‘항상 연구하라.’ 절하는 습관이 문제인 것 같아 천천히 제 습관을 살펴보니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있습니다. 절하는 방법을 평소와 달리해 봤습니다. 불편하긴 해도 절은 할 수 있었습니다.

행복학교 스티커가 바꾼 운전 습관

행복학교 홍보 스티커
▲ 행복학교 홍보 스티커

아침저녁으로 나눠서 하되 삼백 배로 천일 결사까지 대강 마무리하려 했던 처음 계획이 무색해졌습니다. 절을 할 수 있으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개인 과제가 생각났습니다. 포살 법회 때마다 단골로 참회했던 ‘질서를 잘 지킨다.’ 주원인은 운전 습관입니다.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 없어졌습니다. 자동차 뒷유리에 행복학교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운전 습관은 고쳐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운전 습관에서 시작했지만 집중해 보니 모든 순리가 질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전할 때 질서를 지킨다는 것은 조금 일찍 길을 나서서 늦을까 불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고, 매일 제시간에 맞춰 정진하는 일도 정토회원으로 지켜야 할 질서입니다. 좁은 의미의 질서를 잘 지켜보자 했는데 범위는 굉장히 넓었습니다. 넓은 범위의 질서를 다 지킬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보다 조금 더 큰 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번 정일사 수련은 다른 때와 사뭇 다릅니다. 새벽 4시에 정일사 정진방을 열어준 지회장과 함께한 도반들 덕분에 알차게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부담스러워 머리를 굴렸습니다. ‘다음날을 미리 준비 해두고 4시 5분 전에 일어나서 정진하면 되겠지.’ 그러나 제 계산은 자주 틀립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도반은 알고도 모르는 체 곁을 내주곤 합니다. 그래서 도반 뒤꽁무니 붙잡고 따라갑니다. 이 길이 지금 제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글_행자의하루팀(김세영, 임명자)
편집_행자의하루팀(강현아)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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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경

영종도정토회 장소 주소 부탁드립니다

2022-06-25 21:36:42

이수향

나누어주신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재밌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6-23 09:07:23

은정명

정토행자의 하루를 읽다보면 나도 곱게 물드는 느낌입니다. 곱게 물든 단풍잎 같은 분들처럼

2022-06-15 13: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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