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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직장동료가 재미있는 팟캐스트가 있다며 즉문즉설을 알려주었습니다. 업무상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무료한 시간에 들어 보자며 가볍게 듣기 시작했던 것이 정토회와의 인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스님의 법문은 감동보다는 놀라움에 가까웠습니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난생 처음 새로운 세계를 접한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팟캐스트에 올라온 1,200회를 다 들었습니다. 더 들을 내용이 없었는데 마침 카카오 스토리에서 불교대학 입학생 모집 홍보 글을 보았습니다.
평소 불교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저는 신자였던 옆집 언니를 앞세워 법당 답사를 하러 갔습니다. 법당을 둘러본 옆집 언니는 ‘첫째 불상이 없고, 둘째 절 마크도 없다. 동그란 원에 연꽃 모양이 교주를 뜻하는 것인지 이상하다. 사이비 같으니 조심하라’ 고 했습니다. 덩달아 저의 의심도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법륜스님 법문을 통해 버거웠던 장녀의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맛본 터라 ‘사이비면 어떠냐 빠지지만 않으면 되지’란 생각으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입학한 불교대학은 ‘학생들끼리 사적인 모임을 하지 말아라, 어떠한 상거래도 하지 말아라’ 는 등 선후배 간의 교류도 없어 보였고 낯선 분위기였습니다. 의심을 거두지 않고 불교대학을 다니던 중 남산순례와 천일결사 입재식을 했습니다. 그동안 영상으로만 보던 스님의 법문과 수행담을 직접 듣고 크게 감동했습니다. 함께한 도반들과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고 환경 부스 참여 등을 하며 정토회 활동에 동화되어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 가벼운 삶으로 가는 몇 가지 지름길을 배워왔습니다.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 남편을 원망하는 제 마음을 보았고, 남편을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4박5일 동안 정성껏 차려준 밥상을 보며 나는 누군가에게 이러한 정성을 쏟아 보았나 돌아봐지고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JTS 소개를 통해 모금액의 90% 이상이 현장에 전달되고 활동가들이 모두 무급 봉사자라는 이야기에 놀랐습니다. 저도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기부나 봉사는 여유 있는 사람, 부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했습니다.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이 많은 봉사를 그것도 무급으로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언젠가 여유가 되면 봉사와 기부를 하려 했는데 ‘여유 생길 때까지 기다릴 거 뭐 있나?’ 며 불교대학 졸업과 동시에 JTS담당을 맡았습니다. 거리 모금과 나비 장터 등을 진행했습니다. 봉사에 참여하지 않은 도반에 대한 분별심, 참여해 주는 도반에 대해 감사함 등 올라오는 제 마음을 들여다보며 ‘소임이 복’이라는 말을 알았습니다.
순간순간 올라오는 마음을 알아차리며 분별심보다는 어떻게 하면 발전할지 연구하였습니다. 거리 모금에 봉사 지원자가 없을 때 아들과 딸에게도 지원 요청하고, 법당에도 여러차례 공지하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진심이 통했는지 거리 모금은 도반의 참여가 점차 늘어 신나는 분위기 속에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좋은 법을 제가 사랑하는 아들, 딸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요동을 쳤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던 딸과 입대를 앞둔 아들에게 전법 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물 밑 작전을 했습니다. 아들과 딸에게 뜬금없는 용돈과 친절 서비스, 추후 대학등록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달콤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돈으로 갑질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돌아왔습니다.
이 때 서두르지 말고 제 수행에 집중해 저부터 더 행복해지자고 목표를 바꿨습니다. 다만 아들과 딸에게 이슬비에 옷 젖듯이 꾸준히 불교대학 홍보는 했습니다. 그 결과 먼저 딸이 불교대학에 입학했지만 직장과 병행하기 어려워 두 번 과락 후 <깨달음의 장>, 행복학교에 참가하였습니다. 졸업을 못 해 아쉬웠는데 올봄 세 번째로 불교대학에 도전합니다. 아들도 불교대학 졸업 후 행복학교까지 이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정토회 관련된 일 아니면 지원을 안 해주던 강제성이 있는 엄마였는데, 점차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정토회 관련된 일이 아니어도 사심 없이 지원해 주는 등 엄마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아직도 사심이 가끔 올라오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제 수행에 집중하고, 있는 그대로 듣는 연습해 봅니다.
최근에는 만일결사 회향과 새로운 만일을 준비하며 일만 전법을 목표로 즐겁게 홍보하고 있습니다. 108 전화 전법단에서 활동하다 보면 화를 내거나 불편함을 토로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저는 그럴 때 주눅들거나 위축되는 대신 ‘아주 괴로우시구나!’ 하며 받아들입니다. 그 해결책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전하면 좋을지 연구하고 전하지 못했을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저도 관점을 놓쳤을 때 불편한 사람이 됨을 보며 상대를 이해합니다. 답답함이 올라오면 관점을 놓쳤다는 신호인 줄 알아차립니다.
이 법을 모를 때는 늘 답답하게 살았습니다. 지금이 얼마나 좋은지 알기에 관점을 잘 잡으려 합니다. 더 나아가 제가 행복해졌듯이 이 행복을 잘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상상을 하면 신이 납니다. 제가 행복해야 전법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걸 알기에 꾸준히 수행 정진합니다.
새벽에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시원 시원한 말투와 유쾌함으로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야심 찬 계획으로 자녀분들에게 전법 했으나 돌아온 건 ‘돈으로 갑질하냐’는 반응이었다는 부분에서 큰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아이들의 엄마로 같은 의도가 있어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애숙 님의 열정이 느껴져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글_양미영 (강원경기동부지부 남양주지회)
편집_강현아 (대구경북지부 수성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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