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원지회
바로 이 곳이 내가 걸어나가야 할 곳

"왜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는 삶을 살까? 왜 자신을 위해서만 기도를 하는 걸까?" 의문과 회의가 생겼을 때 친정언니의 소개로 정토회를 만나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송지은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주인공 송지은 님
▲ 주인공 송지은 님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3남 3녀 중 막내딸로 평범한 가정에서 아들, 딸 차별 없이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20대 후반 건강하셨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그 뒤를 이어 어머니도 아버지 곁으로 가셨습니다. 세상 처음 겪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꼈습니다.

평생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는 가정교육에 엄격하시며 자상하셨고 어머니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에 정이 많으셨습니다. 큰 슬픔을 겪었지만 두 분의 좋은 성격을 닮아서 다행히 슬픔 뒤 더욱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부모님의 좋은 부분을 닮은 덕분에 규칙적 생활로 자기관리를 하고 자립적으로 밝게 잘 적응하며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남편상 아빠상

저와 전혀 다른 가정환경, 성격, 생활 태도를 가진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운명적 만남으로 생각했었으나 서로 다름으로 인해 결혼 초에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갈등이 있을 때마다 남편에게 왜 결혼했냐며 따지고 이혼하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쉽게 내뱉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제게 함부로 말을 내뱉지 말라며, 진중하게 인내하면서 가정을 지켜나갔습니다.

제가 원하는 남편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즉, 마음 넓고 자상한 남자이며 제가 원하는 아빠로서의 모습은 자기 관리를 잘하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아이에게 모범적이고 친구 같은 다정다감한 아빠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슈퍼맨 같은 사람을 원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정해놓은 기준에 비하면 남편은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삐치는 속이 좁은 사람, 사회적 성공에만 집착해 너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 자기 관리는 소홀하고 게으른 남편. 아이에게 너무 엄격해서 서로 소통이 잘 안 되는 아빠로만 보였던 것입니다. 이런 제 기준에 맞는 사람으로 남편을 바꾸려고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며 제가 원하는 모습의 남편상, 아빠상을 만들려 했습니다.

깨달음의 장[^각주7] 동기와 함께(오른쪽 지은님)
▲ 깨달음의 장[^각주7] 동기와 함께(오른쪽 지은님)

친정 언니가 맺어준 정토회의 인연

비혼주의자였고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결혼하더라도 자식 없이 살고 싶었습니다. 만혼에 만난 연하 남편과 인연이 닿아 아들, 딸 구별 없이 한 명만 낳자 약속하고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아 키우게 됐습니다. 아들이 4~5살이 되니 사내아이라 그런지 놀아주는 게 너무 힘들고 극성이 심해 결혼 전 저만의 생활을 그리워하기도 했었습니다. 남편은 일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육아는 저의 몫이 되고 보니 결혼을 후회하기도 한 철없는 엄마이자 아내였습니다. 힘들 때마다 친정 언니에게 전화해서 하소연하곤 했습니다. 언니는 제게 “애들이 그 나이에 다 그렇지~” “엄마인 네가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해~” 라고 하며 마음 수행을 하라며 조계종 수원사로 이끌어주었습니다.

법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법문을 듣고 예불과 절을 하면서 저의 지난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참회했습니다. 돌아가신 친정엄마에게 투정부리고 짜증내며 이기적인 행동만 했지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았던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제가 잘 난 것도 없는데 내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남편을 바꾸려고 했고, 제가 잘 나서 제 덕에 남편 일이 잘되고, 집안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라 착각하고 있었음을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제 꼬라지도 모르고 어리석게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면서 남편의 장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관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제 주장대로 하고 가끔 아이 때문에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철없는 투정을 부려도 묵묵히 받아주며 성실하게 열심히 경제활동 하는 남편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마음이 넓어 제 어떤 일도 믿고 맡기며 지지해주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진국 같은 고마운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되면서 남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에게 떼쓴다며 화내고 야단쳤던 어리석은 엄마로서 반성 참회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 수원지회 당번 청소 후(뒷줄 중앙)
▲ 정토사회문화회관 수원지회 당번 청소 후(뒷줄 중앙)

그 후 부산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는 집 근처에 있는 통도사 말사의 작은 절에 다녔습니다. 그곳에서도 법회와 공부, 봉사를 하던 중 “왜 스님들과 절에 오는 보살들은 부처님 말씀에 어긋나는 삶을 살까?” “왜 보살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만 기도하고 봉사를 하는 걸까?”라는 의문과 회의가 생겼습니다. 이런 게 불교가 아닌데 라는 생각과 좀 더 사회적으로 많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활동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불교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던 중 수년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유튜브로 시청하던 친정 언니의 소개로 정토회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곳이 내가 걸어가야 할 곳

정토회에서 공부하며 ‘쉬운 불교, 생활불교, 실천불교’로써 불교중흥과 평화통일이 되어 한반도가 함께 행복해지는 민족중흥의 목표가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실 변화에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토회의 목표와 실행하는 모습에 바로 이곳이 제가 걸어가야 할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불교대학, 경전대학에서 지금껏 듣지 못했던 부처님의 삶과 경전을 배우며 존경과 환희심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그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스님을 통해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 세계는 하나라는 부처님의 연기법을 깨달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 온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를 먼저 사랑하고 불법을 배우고 깨우쳐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하는 보살행을 닦아가는 재가 출가자가 되겠다고 맹세하며 제2의 인생을 맞이했습니다.

여주 실천장소 활동 후(뒷줄 오른쪽)
▲ 여주 실천장소 활동 후(뒷줄 오른쪽)

숨이 멈추는 그 날까지

내가 더욱더 자유롭고 행복한 수행자가 되기 위해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 새로 태어난 기쁨으로 새벽 5시 수행 정진을 빠지지 않고 6년째 하고 있습니다. 수행으로 매일 나를 돌이켜 보며 성찰하는 수행자로 살고 있습니다. 현재 내가 모든 것에 감사하고 뭐든지 기꺼이 네~라고 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수행의 덕입니다. 수행을 통해 행복해지고 가벼워지니 내가 먼저 남편을 이해해주고 있습니다. 서툴지만 사랑표현도 하면서 원만한 부부관계로 나아가고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수행의 끈 놓치지 않고 아침마다 머리 숙이며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보살의 길로 뚜벅뚜벅 나아가렵니다. 지난 시간 알게 모르게 지은 과보를 달게 받을 자세와 나의 분별 시비에서 미워하는 남편에 대한 숙이는 마음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는 수행 연습은 내가 숨이 멈추는 그 날까지 꾸준하게 할 것입니다.

작은 소망

현재는 온라인 정토회 활동으로 수행적 관점을 탁 잡고 수행, 보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행을 하니 현재 그룹장, 모둠장, 돕는이 등 소임을 가볍고 무난하게 잘해 나가고 있습니다. 소임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여러 실무를 배우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전법사로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에서 지금처럼 인연 닿는 대로 전법사로서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소망은 남편과 아들이 불법 인연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 좋은 법을 전하는 전법사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위대한 부처님의 삶이 롤 모델이 되어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정토회가 지향하는 목표인 불교중흥, 민족중흥이 스님 살아생전에 이뤄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도 “재앙도 곧 복이다.”라는 마음으로 수행 정진하는 송지은님을 통해 저의 모습을 돌아보았습니다. 저 역시 정토회를 만나 아내상을 만들고 바라기만 하던 모습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뀐 지금 삶이 행복해졌습니다.

글_윤현석 희망리포터(수원지회)
편집_이정선(진주지회)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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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진솔한 수행담...

2022-02-23 17:00:29

자재왕

젊은 시절에 부모님을 다 여의는 슬픔을 극복하고, 정토행자로 수행,보시,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지은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1-17 08:06:20

혜당

가족모두 행복을 전하는 전법사가 되시길 저도 발원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2021-12-16 1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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