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남양주지회
퇴계원모둠 이야기 3회
알록달록 일곱 가지 맛

각자 살아온 방식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부처님 제자, 수행자라는 같은 이름으로 모여 오늘도 함께 행복을 나누고 전하는 도반입니다. 도반이 곧 스승이고 도반이 수행의 전부다, 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정토행자들. 월요일에 이어 퇴계원 모둠의 하루를 따라가 봅니다. 오늘은 정산향, 박영옥, 조가현, 정찬희 님과 함께 합니다.

내가 많이 갈려 나가고 순화될 수 있었던 힘

정산향 님

저는 퇴계원 모둠의 모둠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 수행은 직장에서도 이어집니다. 업무 중간중간 소통방에 공지를 하고, 각종 행사와 교육에도 참여합니다. 처음 온라인으로 전환했을 때는 여러 모로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소통방에 메시지를 올려도 반응이 없으면 확인을 했는지 어쩐지 몰라 답답한 마음이 앞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온라인의 장점에 더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2015년 가정법회 시절부터 정토불교대학과 인연 맺고 정진해오면서 저의 거친 부분이 많이 갈려 나가고 순화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처음 불법을 만났을 때는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라 개인수행에만 집중했는데, 정토회를 만나면서 소임을 통해 사회적 실천 자체가 수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수행을 통해 사회를 넓게 보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점이 좋습니다. 또, 안 좋았던 부모님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지고 가족을 보는 내 마음도 편안해지니 가족들도 여러 모로 편안해진 것 같아 더 좋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청소 봉사하는 정산향 님(맨 왼쪽)
▲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청소 봉사하는 정산향 님(맨 왼쪽)

비움으로 온전히 채워진 나의 삶

박영옥 님

모태 불교인지라 불교에는 늘 익숙했습니다. 불교와 불법은 제 삶에 스며든 일상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늘 ‘2% 부족한’ 갈증을 느꼈는데 그게 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우연히 즉문즉설 강연을 듣게 된 인연으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처음 불교대학을 다닐 당시에는 그 당시 알고있던 불교와 많이 달라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 공부를 하면서 갈증을 느껴오던 '2% 부족한' 무엇이 실천하는 불교라는 걸 알았고, 지금은 만족하며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온전히 비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많이 채워야한다고 믿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뭔가를 해내려고만 했는데, 지금은 비워야 채워진다는 말의 뜻을 알았습니다.

즉문즉설 강연장에서 봉사 중인 박영옥 님
▲ 즉문즉설 강연장에서 봉사 중인 박영옥 님

실천지 소임을 맡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정 중지된 현장 봉사가 많이 아쉽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행복학교 진행에 여러 번 참여할 수 있게 된 점은 좋았지만 그래도 현장 봉사가 고픕니다. 새롭게 모인 퇴계원 모둠도 같은 수행을 하는 도반들의 모임인지라 크게 불편하고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예전에는 열정이 많은 만큼 ‘나’라는 자의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길을 가는 수행자인 정토인으로 받아들이고, 이 역시 내가 배워가는 수행의 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가족들도 정토회 활동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아들도 수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토회에 스며들 듯 자라나 사춘기 시절과 힘든 군 생활을 잘 거쳐온 것 같아 모두 감사한 마음입니다. ‘수행하는 나’를 보고 주변 사람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영향력 있는'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조가현 님

저는 요즘 가을불교대학 입학 신청자를 온라인 인터뷰하는 소임을 새로 맡아 조금 바쁩니다. 2009년도에 불교방송에서 우연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처음 접하고, 그날 바로 <깨달음의 장>에 접수해 다녀왔습니다. 이후 2010년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정토행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가 연기되어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살다가 <깨달음의 장>에서 눈이 확 트이며 세계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수행을 하면서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걸 깨닫고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화요 불교대학 진행과 목요 행복학교 진행 소임까지 더해져 오늘도 수행으로 하루를 열고 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불교대학 진행중인 조가현 님
▲ 불교대학 진행중인 조가현 님

나의 삶을 나로 사는 것

정찬희 님

2019년 가을 불대 입학 이후 경전반과 발심행자 교육을 수료하고 전법활동가로 경전대 돕는 이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이후로 불과 몇 년 사이에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게 해준 것은 오롯이 수행 덕분입니다.

작은 아이가 18개월 때 애착 장애 진단을 받았고, 아이 치료에 매달리면서 저에게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거기에 남편과의 불화로 저의 괴로움음 더 커졌습니다. 우연히 '괴로움을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기'라는 정토불교대학 홍보문구에 이끌려 불교대학에 등록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면서 제가 세운 원은 '괴롭지 않은 것, 나의 삶을 나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나를 보고, 나의 고집을 보게’ 되었고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변 지인들에게서도 많이 밝아지고 가벼워졌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정토사회문과회관 청소 봉사하는 정찬희 님
▲ 정토사회문과회관 청소 봉사하는 정찬희 님

내가 가벼워지니 내 주변도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소임을 맡고 봉사를 하면서 주변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온 이후로는 남편과의 사이도 많이 편안해져서 사업밖에 모르던 남편도 제 정토회 활동과 수행에 마음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또 다시 새벽

 또 다시 새벽입니다.
▲ 또 다시 새벽입니다.

또 다시 새벽입니다. 새벽 정진과 마주하는 정토행자의 시간. 오늘도 퇴계원 모둠은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같은 수행자이자 도반으로 함께 모여 하루를 엽니다.


지금까지 퇴계원 모둠 일곱 명의 정토행자를 만나봤습니다. 각기 살아온 삶도 성격도 나이도 모두 다르지만, 각자의 색채를 지닌 알록달록한 일곱 가지 맛이 모이니 더 다채롭고 싱싱합니다. 여기에 부처님 법 한 방울을 참기름 삼아 똑 떨어뜨리니 향 깊고 맛깔나는 진미 비빔밥이 탄생했습니다. 부처님 크신 법을 겨우 비빔밥 맛 내주는 참기름 한 방울에 비유한다면, 부처님이 화내실까요?

갖가지 재료가 모인 한 그릇의 풍성한 비빔밥처럼
▲ 갖가지 재료가 모인 한 그릇의 풍성한 비빔밥처럼

글_김진영 희망리포터(강원경기동부 남양주지회)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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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당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하는 님들 덕분에
이렇듯 혜택을 받고 있네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2021-09-10 07:46:40

현광 변상용

웬 비빔밥 사진? 의아해 했는데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기가 막힌 비유네요. 부처님 법 한 방울 ㅎㅎㅎ
그러네요. 잘 비벼진 비빔밥처럼 서로 어우러질 때 제 맛을 내게 되겠군요.
모자이크 붓다처럼 비빔밥 붓다 라는 말도 쓸 수 있겠어요 ㅎ
따뜻한 퇴계원 모둠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2021-09-01 10:07:49

다보화

멋집니다!👍🏻 본받겠습니다.🙏

2021-09-01 09: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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