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지지회
기다려지는 아침 수행

오늘 주인공은 수행의 본보기로 소문이 자자한 수지지회 김수연 님입니다. 매일 아침 300배와 1시간 명상을 하며, 어떤 소임도 “네, 제가 하겠습니다.” 하고 받습니다.
주인공을 인터뷰하며 희망리포터인 제가 느낀 행복, 부러움, 희망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전달할지 고민하다 첫 글자를 쓰지 못해 하루를 넘겼습니다. 김수연 님이 말한 것을 그대로 활자로만 옮기면 되는데 괜히 고민했습니다. 생각하니 고민은 잘 쓰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김수연 님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봅니다.

전국대의원회의 공양 바라지(맨 아랫줄 가운데)
▲ 전국대의원회의 공양 바라지(맨 아랫줄 가운데)

왜 나만 불행할까

부모님은 깊고 강한 믿음을 가진 천주교 신자입니다. 아버지는 깨달음을 갈구했습니다. 저는 태어난 지 3일 되는 날 세례를 받은 모태 천주교인입니다. 부모님은 다툼이 잦아 언제 어떤 상황으로 싸울지 늘 불안하고 무서웠습니다. 자식에 대한 집착이 강해 늘 갇혀 있는 것처럼 답답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여 겉보기엔 어려움 하나 없을 것 같지만, 하루하루 두려워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왜 저만 이리 불행한지, 무엇이 되고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마음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학교 공부보다 문학책에 파묻혀 다른 세상을 꿈꾸며 지냈습니다. 러시아 문학 작품을 좋아했는데 도스토옙스키 책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집에는 영성 서적이 많았습니다. 기독교도 추구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놓음으로 가는 것이라 부처님 법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천주교인인 남편을 만났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남편과 함께
▲ 가장 친한 친구인 남편과 함께

진리를 찾아 헤매다 정토회를 만나다

신학 공부를 하던 어느 날, 전부라고 믿고 의지했던 신이 욕구를 위해 설정한 허상이었음을 깨닫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참 진리는 무엇인지 물음에 물음을 거듭하다 여기저기 명상센터를 찾아다니며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진리를 찾는 일은 힘들지 않고 기뻤지만, 여전히 업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영적 유희를 하는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지리산 명상센터에서 법륜스님을 우연히 알게 되어 유튜브 즉문즉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법문을 듣고 ‘아, 이거구나!’ 하면서도 조직에 얽히기 싫어 법당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스님이 쓰신 《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삶과 사상》을 여러 번 읽고, 누군가와 진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스님 가까이에서 가르침을 받아야겠다는 간절함에 2016년 봄 용인법당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2016년 3월 불교대를 시작으로 〈깨달음의 장1〉과 인도성지순례 기간을 빼고는 아무리 아파도, 1시간만 자더라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진을 계속합니다. 아침 수행할 생각하면 지금도 기대됩니다.

부모님 덕에 수행자로 살다

동북아역사기행 중(오른쪽에서 두 번째)
▲ 동북아역사기행 중(오른쪽에서 두 번째)

부모님을 모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모시고 싶은 마음과 피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과 살면서 어릴 때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부모님 말씀에 무조건 ’네, 맞아요, 최고예요‘ 하니 관계가 좋아진 것입니다. 아버지는 정토회에 오기 전에 돌아가셨지만, 정토회 다니는 것을 말없이 응원하면서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종교를 바꾸면 재앙을 불러온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절과 명상하는 것을 싫어하고 걱정했습니다. 진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하니 제가 하는 일이라 믿는다며 편안히 받아들였습니다. 스님 법문대로 수행 정진하니, 치매 걸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잘 지냈습니다. 어머니는 지난 불행한 시간을 다 잊고 항상 고맙다 행복하다 했습니다. 부모님이 싸운 덕에 마음 공부하며 수행자로 살 수 있어 정말 고맙습니다.

남편과 시댁 식구들, 친척들 모두 천주교 신자입니다. 남편은 정토회 다니는 것을 처음에는 못마땅하게 여겼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하고 믿어주었습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은 이해 못 할 수도 있으니 너무 티 내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아들들은 엄마의 삶이 참 좋아 보인다며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남편도 아들들도 또 다른 도반이니 참 고맙습니다.

불교대학 진행(맨 윗줄 가운데)
▲ 불교대학 진행(맨 윗줄 가운데)

나누기는 수행의 버팀목

봉사하면서 숨은 업식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며 행복을 다집니다. 업식 때문에 힘들게 사는 것임을 알기에, 감정 알아차리는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에서 하는 나누기는 수행을 거르지 않게 하는 버팀목입니다. 또한 도반이 거울이 되어 가시처럼 살 속에 박혀 있는 업식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오는 일에 대해 좋은지 싫은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합니다. ’못해, 아니지, 싫어‘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알아차리면서 모둠장, 천도재 집전, 전법 활동가 등의 소임을 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어떻게 살아도 다 좋은, 한 생각 내려놓는 그 자리가 정토 세상임을 알겠습니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명상을 하니 망상이 망상인 줄 알겠습니다. 정토회에 와서 스님 가르침 따라 꾸준히 수행하니 모든게 좋아졌습니다. 매일 하는 300배 정진은 업식을 뛰어넘으며 모든 것을 지나가게 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나라는 것이 없음을 알기에 힘을 빼며 갈 수 있었습니다. 이 좋은 부처님 법을 전하며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네 하고 합니다’ 라는 문구에서 생명력을 느낍니다. 시비하지 않고, 오는 일을 다만 할 뿐인 도반 앞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아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주인공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느꼈던 감동이 좋은 양식이 될 것입니다. 김수연 님이 세운 전법의 원이 많은 이와 인연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글_장준분 희망리포터(강원경기동부지부 수지지회)
편집_도경화(대구경북지부 구미지회)


  1.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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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도반님의 나누기 잘 읽었습니다 . 모든일에 네하고 가볍게 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7-16 04:11:19

세숫대야

수행자의 참모습~ 넘 부럽습니다()

2021-07-09 22:36:15

이의수

수행담 감동입니다

2021-06-20 22: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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