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금정법당
온라인 전법, 시작 점에 서다

2016년 8월 개원한 금정 법당은 바쁜 도반들 일상을 줄여 내 집 드나들 듯 다니며 수행공간을 하나씩 완성했습니다. 수행을 통해 도반은 가족이 되었지만, 코로나와 온라인 법회 전환으로 정든 법당을 정리했습니다. 법당을 정리하면서 느낀 두 분의 마음을 나누어봅니다.

삶의 의미를 찾은 불교대 입학 - 최정완 님

남들은 다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데 나 자신만 남들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닌가? 나만 이렇게 힘들게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닌가? 라는 회의감이 들 때쯤 우연히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18년의 가을,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경전반 수업을 들으면서 회계 지원, 가을 불대 담당 소임을 맡았습니다. 봉사하면서부터 삶에 대한 회의와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최정완 님
▲ 최정완 님

경전반 졸업하고 모둠장을 맡고 있을 때, 도반으로부터 공석이 된 법당 총무 소임을 추천 받았습니다. 총무 소임을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과 소임에 눌려 내 일상의 행복이 짓눌리지 않을까 우려되었지만 새로운 인연을 맺어 본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총무는 지금까지 해 왔던 소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단위별 회의와 주간과 저녁법회, 학사 수업이 밤낮을 가리지 않다 보니 개인 시간을 낼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녁부를 책임져야 하는 날에는 딸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법당 가는 일이 많아 가정 생활과 병행하기 어려웠지만, 소임을 통해 더 많은 수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 속에서 얻은 깨달음

온라인 정토회 전환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회원 체계가 변경되어 일반 회원이 되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도반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했던 일은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모든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엔 어려운 문제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설득 대신 법사님께 질문하고 법회 후 나누기 등을 통해 방법을 제시해가면서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2시간 가까이 공청회를 하면서 개원부터 함께 한 도반들을 초대해 당시 가정 법회, 금정 법당 불사기도, 개원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억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온라인 정토회’로 방향을 잡으면서 법당 정리는 원만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시봉 하러 왔으나 시봉 받고 갑니다

법당 정리를 마무리하고 물품을 두북으로 옮겼습니다. 법당정리로 고생한 도반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부울 지부의 으뜸 절 천룡사로 향했습니다. 천룡사에서 울력하며 피곤한 기색 없이 보람된다는 도반들에게 고마웠습니다. 총무소임을 통해 ‘시봉하러 왔으나 시봉 받게 해준’ 도반들이었습니다. 소임 기간 중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것 또한 도반들 덕분이며,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고 배우며 채웠습니다.

온라인 법당운영위원회 회의 중인 최정완님(아랫줄 왼쪽 첫번째)
▲ 온라인 법당운영위원회 회의 중인 최정완님(아랫줄 왼쪽 첫번째)

선배 도반들 덕에 졸업 하다 - 김정희 님

법륜스님 강의 듣고 행복해졌다는 지인의 입학 권유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체계적인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하려고 다짐했지만, 시골집 건축공사와 복지관 봉사 등, 시간이 부족해 수업에 참석하기 버거웠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에 미끄러져 머리를 다쳐 입원했고, 가족의 위암 수술과 뇌종양 수술을 하면서 몸과 마음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힘드시죠, 늦어도 괜찮으니 꼭 오세요’라고 해준 선배 도반들 덕분에 겨우 졸업할 수 있었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김정희 님
▲ 김정희 님

소임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다

불교대학 모둠장 소임을 맡으면서 정작 제가 학생 때 참석하지 못했던 남산 순례, 문경 수련, 독립 운동 유적지 탐방 등 학생들과 소풍처럼 때론 여행처럼 다녀왔습니다. 경전 수업을 다시 배우며 도반들의 나누기를 통해 새롭게 공부할 수 있었고 각종 프로그램은 예전에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임 중 온라인 법당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힘들었습니다. 모둠장 소임을 위해 기계 치를 겨우 벗어나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다시 또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도반들에게 물어가면서 하나씩 터득해 가다 보니 이제는 온라인 화상회의 덕분에 반가운 도반도 만나고, 스님 법문도 듣습니다. 오가는 시간을 절약해서 듣고 싶은 온라인 강좌도 마음껏 듣습니다.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한 김정희 님( 왼쪽 두번째)
▲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한 김정희 님( 왼쪽 두번째)

도반들과 하나 되어

법당 정리를 해나가는 과정은 ‘걱정은 기우’라는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했습니다. 총무를 중심으로 포장과 청소 등 철거 작업을 하는 동안 하나 되어 정리했습니다. 옥상 텃밭과 지렁이 상자에서 흙을 퍼내 자루에 나눠 담아 3층에서 1층까지 무거운 흙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자루를 계단에서 굴리기도 했고, 홑 이불로 재배 상자를 실어 두 사람이 계단 아래위로 서서 미끄럼 태우듯 옮기기도 하면서 도반들과 머리를 맞대고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움은 남지만, 앞으로 펼쳐질 온라인 법당, 으뜸 절에서 새로운 수행과 전법 등을 생각하니 기대와 희망으로 벅차오릅니다. 수행자의 삶을 살게 해 준 금정 법당,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우리지역에 법당을 개원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모아 하나 된 마음으로 금정 법당을 개원하고 수행 봉사했습니다. 법당을 정리하며 소중한 추억과 손때가 묻어있는 물품을 정리하며 도반들의 화합과 밝은 미소는 모두 마음에 곱게 담았습니다. 이제 온라인 전법을 향한 시작 점에 서서 다시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글_목승혜 희망리포터( 동래정토회 금정법당)
편집_임명자(광주정토회 광주법당)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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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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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9 11:07:18

김정희

차분하게 조그조근 수행담을 말씀하시는데..무슨 수행담이 이렇게 재미가 있는지... 버스안에서 괜시리 눈물 찔금거리며 읽었습니다.
저도 제 위치에서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21-04-29 10:58:09

이복순

최정완총무님~♡
금정법당의 영원한 총무님~
한번 총무는 영원한 총무입니다^^
고맙습니다
인연따라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방긋방긋하고 친절하신 김정희 보살님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금정법당은 영원합니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

2021-04-29 10: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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