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내서법당
온라인에서 공부하고 수행합시다!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에 정토회는 온라인시대를 열었습니다. 꽃샘추위도 봄 향기에 슬며시 꼬리를 감춰 버린 3월. 내서 법당도 기존 법당을 정리하고 온라인 체계로 전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헤매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게 해 준 내서 법당 길잡이들의 나누기입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했지만 - 이옥순 님

처음에는 적응도 잘 안 되고 걱정이 앞서고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일상들이 그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하면서 나아가는 거라고 늘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새로운 환경을 만난다는 것이 부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법회 담당 도반의 도움으로 적응하게 됐고, 온라인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수행자가 되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허리 수술 후에도 도반들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법회가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저를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윗줄 왼쪽부터 최태련 장정화 최혜영  박영숙  아랫줄 신종남 이옥순 정현숙 서귀남
▲ 윗줄 왼쪽부터 최태련 장정화 최혜영 박영숙 아랫줄 신종남 이옥순 정현숙 서귀남

집중하는 만큼 감동이 - 최태련 님

정토회에서 온라인으로 시스템이 바뀌면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헤매기도 했지만, 지금은 화상에서 만남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모둠원들과 법회 나누기나 행복한 회의는 힐링이 되는 시간입니다. 작년 가을 경전반을 온라인으로 진행해 보니 표정 하나하나 다 살피고 상대에게 더 집중하게 돼 나누기가 더 와 닿았습니다. 집중하는 만큼의 감동이 전해져서 수업 시간이 기다려지고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온라인의 장점들이 보여요 - 신종남 님

저는 2018년 정토불교대학에 처음 발을 내딛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와도 같았습니다. 다시 태어난 행복감에 경전반 등록과 동시에 정토불교대학 담당을 맡았습니다. 제가 불교대학을 졸업할 때처럼 많은 학생과 도반들이 모여 축하해주길 바랐지만,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습니다.

졸업식 당일 법당에서 학생과 도반이 20명 정도 모여 졸업과 수계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행복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 아! 행사가 꼭 성대하고 화려할 필요는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대체된 입학식과 수업도 장점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화면으로 서로의 눈을 마주치니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졌습니다. 둘째, 법당에 오고 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조작이 쉽지 않은 세대의 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또한 조작법을 익힐 수 있어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넷째, 강의 듣는 시간이 자유로워 전법 활동이 쉬워졌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부터 나이 든 세대까지 폭넓게 부처님 법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행복합니다.

유쾌한 온라인에서의 만남
▲ 유쾌한 온라인에서의 만남

나를 보게 해준 온라인 법회 - 박영숙 님

저는 강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내성적이고 소심해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그런 저에게 부총무님이 온라인으로 법회가 바뀌니 정기 법회를 한번 맡아보라고 했습니다. “한번 해 볼게요”라고 대답했지만 바로 후회했습니다. 첫 법회 날 긴장과 두려움에 사회자 진행도 더듬고 다른 사람들도 처음이라 안된다고 이것저것 묻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기계치라 핸드폰 작동도 잘할 줄 모르니 자신감마저 떨어졌습니다. 괜히 했다는 생각에 그만둘까 망설여져 담당자에게 말했습니다. 담당자는 저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줬지만 저는 여전히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억지로 법회를 진행하며 잘하고 싶고, 실수 안 하고 싶은 마음에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조금씩 자신감도 생기고 '실수 좀 하면 어때, 다 처음부터 잘할 수 있나'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내니 한결 편안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소임이 복이라는 것을 봉사하면서 많이 느껴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온라인 정토회 - 정현숙 님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좋아진 점입니다. 첫째, 가족에게 정토회를 알리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가끔 집에 오는 아이들이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정토회의 시스템에 놀라워합니다. 법문을 틀어 놓으면 일부러 사위에게 말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부처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자동차 주차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평소에는 걸어 다녔지만 가끔 법회 준비로 차를 타고 다녀오면 아파트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한 시간을 넘게 소비하거나 차를 앞뒤로 밀고 세우며 원더우먼이 되는 날도 있었습니다. 셋째, 일주일에 4~5일 저녁은 법당에 가서 남편 혼자 밥을 먹었지만, 이제는 랜선에서 만나니 집에 사람이 있다고 편안해합니다.

온라인 회의를 마친 나누기 주인공들
▲ 온라인 회의를 마친 나누기 주인공들

더 깊이 있는 감동 - 최혜영 님

2020 봄 정토불교대학은 참으로 다이내믹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수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게 뭐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밖에 없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학생들과 인사하고 수업을 하면서 조금 부족한 듯 느껴졌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져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전환했습니다. 온라인 수업 때는 출석을 잘하던 학생들이 오프라인으로 전환되면서 5명 중 3명이 결석해 과락 처리되었습니다. 그 후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확정되고 온라인을 하든 오프라인을 하든 묵묵히 따라와 주는 학생들 참 고맙습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한 번 듣고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자주 말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되면서 법문을 여러 번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도 학생들도 법륜스님 법문에 더 충실했습니다. 열심히 해 두 학생은 개근까지 하고 졸업식 때는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우리의 행동은 제약됐지만,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에게는 조금 더 깊이 있고 감동적인 2020 봄 정토불교대학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공부하고 수행하는 행복한 수행자 - 정정화 님

온라인 전환은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역 법당이 아닌 개인 법당에서 화면으로 만나 법회에 참석하고 정토불교대학 수업을 진행합니다. 서툴고 낯설지만, 온라인 수업 진행 방법을 도반들에게 배우고 알게 되는 기쁨에 물개박수를 칩니다. 모르면 묻고 틀리면 고치고 그렇게 조금씩 온라인에서 더 깊은 공부와 수행하며 오늘도 내일도 잘 쓰이는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내서 법당 길잡이 님들의 나누기를 들으면서 '나쁜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니고, 좋은 것이 꼭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문명을 빨리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봉사하는 것도 큰 장점 같습니다. 안좋은 조건을 탓하기보다 잘 쓰는 조건으로 바꾸는 정토행자임이 자랑스럽습니다.

글_서귀남 희망리포터 ( 창원정토회 내서 법당 )
편집_임도영 ( 광주정토회 광주 법당 )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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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왕

내서법당 도반님들, 최고!

2021-04-06 06:39:47

박남주

잘 들었습니다. 작지만 힘있는 내서법당 도반님들 멋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건 법당총무님 성함이 '장'정화인데 '정'정화라고 되어있네요...

2021-04-02 07:53:57

묘향심

온라인으로 경전반 수업 진행자 맡아서 해보니 학생들 나누기가 또 하나의 법문처럼 잘합니다.
법문을 여러 번 들 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온라인 좋아요.

2021-04-01 17: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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