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광산법당
행복 전도사님, 리스펙!

“하하하” 웃으면서 명쾌하고 통쾌한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광산법당의 김진희 님. 열네 명의 지인을 행복학교1에 등록시킨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하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 비결이 들어있는 김진희 님의 이야기보따리를 같이 풀어볼까요?

위기를 맞다

육 남매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난 저는 큰 부담 없이 자유롭게 성장했습니다. 큰며느리로 일만 하는 친정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가난하지만 홀어머니 밑의 외아들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강직한 성격의 남편은 무척 검소하고 성실했습니다.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IMF 위기에 실직하여 7년간 쉬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점차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힘들다는 생각에 시달렸습니다. 겉으론 괜찮은 척 생활했지만, 원망과 억울함에 괴로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간섭은 심해졌고, 제가 집에만 있기를 강요했습니다.

책에서 우연히 제주 올레길을 발견했고, 한 달에 한 번씩 2박 3일 코스로 혼자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저 자신만의 온전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제주에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생겼고, 제주로 발령받아서 혼자 1년을 살았습니다. 결국 50년 살았던 터전을 떠나 온 가족이 제주로 이주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왼쪽)
▲ 부처님 오신 날에(왼쪽)

한동안 제주도 생활은 천국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장소만 옮겼을 뿐 일상생활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저는 2012년에 30년간 다녔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명예퇴직했습니다. 게다가, 남편과의 갈등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 상황을 극복해 보려고 명상 센터에 찾아가 보고, 인도로 명상 여행도 갔습니다. 또한, 교회에 다니면서 성경 공부에도 몰두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유효기간이 너무 짧았고 근본적인 해결은 할 수 없었습니다.

유레카!

저 자신을 알아차리는 마음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법륜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를 읽었습니다. 정토회가 바로 제가 찾고 있던 수행처라는 생각이 들어 〈백일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서 문경수련원으로 달려가서 〈깨달음의 장2〉, 〈명상 수련〉 등을 마치고 〈백일 출가〉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입방 1주일을 남겨두고 발가락뼈에 금이 가서 깁스했습니다. 그렇게 〈백일 출가〉의 꿈은 물거품이 돼 버렸습니다.

2014년 제주 법당 개원 첫해에 불교대학에 입학하면서 정토회에 정식 입문했습니다. 개원 후 첫 불교 대학 학생이어서 법륜 스님 강연 등 각종 행사를 맡아서 봉사할 기회를 맘껏 누렸습니다. 특히 목탁과 법주 교육을 받기 위해, 도반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서초 법당까지 다닐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법륜스님 제주강연 봉사 중
▲ 법륜스님 제주강연 봉사 중

남편의 간섭은 여전했지만, 자신감이 생겨 남편의 말은 귓등으로 들었습니다. 경전반의 불법 공부에 심취해서 새로운 직장처럼 법당에 신나게 다녔습니다. 갑자기 남편에게 직장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제주와 나주를 오가며 경전반을 졸업한 후, 광주 법당으로 옮겼습니다. 공직자는 퇴직하고 적어도 3년은 봉사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을 따라서, 7대 행사 소임을 맡아 즐겁게 봉사했습니다.

갈등을 통해 깨닫다

새로운 곳에서도 그렇게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저는 나날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새로 들어간 회사의 노조 문제로 밤낮없이 고민하고 힘들어했습니다. 하루는 불교대학 홍보 현수막을 한아름 안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남편은 이젠 별짓을 다 한다면서 현수막을 빼앗아 바닥에 뿌리쳤습니다. 이혼하고 머리 깎고 들어가서 마음대로 살라고 소리 지르면서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할 수 없이 법당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천일결사3〉 기도 정진하며 저 자신을 자세히 돌아보았습니다. 남편을 헤아리고 살피는 마음이 없었음을, 제가 정말 이기적이었음을 처음으로 알아차렸습니다. ‘맞벌이할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전업주부일 때는 활동한다는 핑계로 집안일을 대충하며 살았구나. 지금이라도 내가 할 일은 철저히 해보자.’라고 마음먹고 집안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마음이 가벼워지고 남편도 조금씩 여유가 생겼습니다.

8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 8차 백일기도 입재식에서(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전법가로 거듭나다

2018년 광산법당이 개원했을 때, 부총무의 권유를 계기로 다시 법당에 나갔습니다. 부총무의 배려와 도움을 받으며, 7대 행사, 〈천일결사〉, 가을 불교대학 담당 소임을 차분하게 수행했습니다. 10차 〈천일결사〉에는 법당지원팀장 소임을 맡아서 정토회 운영체제를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7월에 〈새물정진4〉의 300배를 시작해서 오늘까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경우에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정진의 힘을 체험했습니다. 정토회 프로그램을 믿고 꾸준히 정진한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가장 큰 변화는 외로움과 공허감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저 자신에 대한 상(相)을 너무 높게 설정해 놓고, 현실에서는 그것에 미치지 못하니 공허감에 시달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작년 10월부터 행복학교 진행자 소임을 맡아서, 제가 먼저 행복해지는 연습을 하고 그 행복을 나누고 있습니다. 수행 정진하고 정토회 소임을 맡아 하다 보니, 제 감정에 빠지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멋진 경험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학교 참가자들이 짧은 시간에 변화하는 모습을 제가 직접 목격하면서 전법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JTS 북한 옥수수 1만톤 모금활동 중(앞줄 가운데)
▲ JTS 북한 옥수수 1만톤 모금활동 중(앞줄 가운데)

우선 가까운 지인들에게 수행하면서 느낀 점을 차분하게 전달했습니다. 저의 허물도 가감 없이 털어놓고 그것을 극복한 후 현재의 마음도 꺼내놓았습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불법을 공부하고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진솔하게 얘기했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하소연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었습니다. 저의 이야기 속에서 진정성과 편안함을 느꼈는지, 열네 명의 지인들이 행복학교에 등록했습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합니다

정토회에서 불법을 배우고 수행하면서 저는 많은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시작은 잘하는데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이 약해서 중간에 그만두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천일 결사 기도를 매일 빠지지 않고 하면서, 무슨 일이든지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커졌습니다.

남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늘 실망하고 원망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유난히 큰 남편에 대한 애착도 제 의지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남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제 남편도 부부 동반 식사 자리에서, 농담처럼 저를 행복학교 교수님이라고 은근히 자랑하며 인정해줍니다.

온라인 법당 체제로 바뀌면서 저는 요즘 밤낮으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남편은 조용히 안방 문을 열어보고 거실 텔레비전 소리를 줄여줍니다. 그 모습에 저절로 저의 고개가 수그러지고 행복하고 편안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부처님 법을 만나 제가 변화했습니다. 스승님, 법사님, 도반들이 저를 이끌어줘서 오늘까지 정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제가 받은 이 큰 공덕을 많은 사람과 나누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오늘도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라고 힘차게 외치며 시작합니다.

온라인 전법 정담회(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 온라인 전법 정담회(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많은 사람에게 힘차게 불법을 전하는 김진희 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리스펙!”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평소 전법에 소극적인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먼저 김진희 님처럼 저 자신이 수행자로서 좀 더 단단하게 서리라 다짐해 봅니다. 행복 전도사 김진희 님, 울림이 큰 이야기를 나누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글_전미숙_희망리포터(광주정토회_광산법당)
편집_성지연(서초정토회_서초법당)


  1. 행복학교 행복해지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종교적 의식이나 프로그램을 배제하고, 법륜스님의 행복 메시지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함께 하는 곳.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12강 구성으로 진행되고 있음. 행복학교 신청: http://hihappyschool.com 

  2. 깨달음의 장 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평생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3. 천일결사 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4. 새물정진 정일사 프로그램을 마친 정토회 신규 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 수련프로그램.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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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말씀 감사합니다.

2021-02-24 08:08:40

추아줌마

거센 아줌마.
진짜 빡세다.

2021-02-24 07:31:55

손주미

저랑 비슷한 과거를 보내셨지만
현재는 저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군요.
아마도 수행의 차이가 아니지 싶습니다.

수행담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억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힘내겠습니다.

2021-02-24 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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