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내서법당
부처님 가르침은
인생의 내비게이션

‘정토 행자의 하루’ 주인공을 찾느라 고심하던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얼굴이 있었습니다. 무작정 만나러 가게로 찾아가자 최재영 님은 본인은 자격이 안 된다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코로나로 누구보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텐데도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모습을 보니 잘 찾아왔구나 싶었습니다. 이쁜 미소를 지닌 최재영 님의 수행 속으로 우리 같이 가볼까요?

기대와 달랐던 창업

2017년 저는 모든 것을 끌어모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은 가게를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가게 운영은 정신과 육체 모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경제도 나아지지 않아 대출금 압박으로 휴일도 없이 일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느라 전전긍긍하면서 몇 달이 지나 살펴보니 우리 가정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습니다.

남편은 인건비를 줄여주느라 낮에는 자기 일을 하고, 밤에는 저를 도와 가게를 보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딸들은 온종일 엄마, 아빠의 부재 속에 밥도 대충 먹으며 지냈습니다. 집안일을 할 여유가 없으니 청소도 안 되고, 빨래는 쌓여 집도 엉망이었습니다. 거기다 큰딸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상담을 다녔습니다. 창업의 시작은 분명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했는데 일이 왜 이렇게 힘들어지는지 현실을 부정하며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편안한 미소의 최재영 님
▲ 편안한 미소의 최재영 님

행복으로 가는 학교

이렇게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없어 괴로워하던 중, 시선이 가는 곳마다 붙어있는 행복학교 전단을 여러 날 보았습니다. 법륜스님이 누군지도 몰라 유튜브로 검색해보고 법문을 들으면서 지친 저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릴 때 교회에 다닌 경험으로 선뜻 불교가 와닿지 않았지만 망설이다가 용기내 행복학교를 신청했습니다.

행복학교에서 즉문즉설을 들어보니 저와 비슷한 고민도 많고, 더 힘든 사람도 많았습니다. 스님의 답변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누기가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솔직하게 제 감정을 나누었습니다. 1년 6개월 정도 행복학교에 다니며 법문을 듣고 슬프고, 비참한 감정을 나누다 보니 ‘ 내가 나를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누기하면서 내 존재 자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 삶에 마술은 없었지만

‘삶을 바꾸는 공부’라는 불교대학 문구를 보고, 불교대학에 가면 ‘내가 확 변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대학은 행복학교와는 다르게 불교 형식이 있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뒤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는데 어색한 온라인 수업에도 적응하느라 애써야 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 왼쪽 첫 번째 최재영 님
▲ 불교대학 졸업식 왼쪽 첫 번째 최재영 님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뭔가 확 바뀌지 않은 저를 보며 경전반은 좀 쉬었다 다니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권유로 바로 입학했습니다. 또 적응하느라 힘들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경전반은 더 유익했습니다. 불교대학만 하고 그만두었으면 후회할 뻔했습니다. 공부하면서 알 듯하다가 모르겠고 깨달을 것 같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수업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거듭될수록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부처님 말씀을 제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면 제 삶도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수업이었습니다.

한 번에 마술처럼 ‘펑’하고 제 삶이 변했으면 싶었지만 저는 여전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큰딸은 여전히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있습니다. 가게는 현상 유지이고, 저는 여전히 작심삼일하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되어 삶의 경로를 다시 탐색해주고 바른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갑작스러운 큰 변화는 없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저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즉문즉설 봉사중에
▲ 즉문즉설 봉사중에

정토회를 만나기 전보다 괴로움이 덜하고 화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 봉사나 다른 분들을 도와주는 일은 못 하지만 저와 우리 가족만큼은 부축해줄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108배도 즐겁게, 수행도 기꺼이 해서 인생의 희로애락도 받아들이겠습니다. 또 미래의 저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금의 나로 부처님 법을 배우며 오늘을 살아가겠습니다.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로 거듭나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나아가는 최재영 님. 함께 하는 남편이 고맙다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최재영 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글_서귀남 희망리포터 ( 창원 정토회 내서법당)
편집_임도영 ( 광주전남지부)

전체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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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조

하나님을 믿던 귀신을 믿던 자유이지만 호흡이 멈춰질 때 진정한 성공자와 실패자는 분리가 될 것이며 내가 호흡하며 움직일 수 있을 때가 기회인 것입니다.

많고 많은 날 들 허비하다 어느 날 호흡이 멈춰질 때 나는 실패자로 심판의 대상이 되겠는가 아니면 심판 제외 대상이 되겠는가는 오직 보시는 분의 판단일 것입니다.

2021-06-29 23:16:16

qwe조

이 땅에 사는 동안 어떠한 고통과 고난의 문제라도 예수님께서 다 맡아주심을 믿으신다면 내 것이 아니기에 없는 문제를 놓고 염려 걱정 없이 지내다가 하나님이 부르실 때 저 여기 있습니다.

라는 인생이라면 이 땅에서 진정한 성공자가 아니겠는지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tea5348@naver.com 였습니다.

2021-06-29 22:57:39

qwe조

그 영을 휘히 휘히 감아 지옥 문 앞에서 사단의 졸개들에게 인계하고 자기를 섬겨 줄 영을 찾아 세상 두루 두루 다니는 것이 귀신의 존재들입니다.

예수님 은혜로 죄사함이 너무 감사하여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이라면 예수님이 십자가 상에서 고통과 고난의 문제를 다 담당해주신 은혜로 어떤 문제이든 감당하고 남음이 있도록 해주시는 것입니다.



2021-06-29 22: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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