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문경법당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짜릿한 상상

경전 공부에 푹 빠져있는 문경법당 봄 경전반 주간반 학생 삼인방을 소개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입학식도 생략한 채 온라인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락자 하나 없이 서로 똘똘 뭉쳐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나이 제한으로 <깨달음의 장> 못 간 아쉬움을 확 날려버릴 만큼 알찬 수행을 하고 있는 정광희 님,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부지런히 정진하고 있는 신혜정 님, 주간 경전반 담당꼭지, 문경법당 회계담당 소임을 하며 가정에서는 아내로 엄마로, 직장에서는 관리자로 많은 일을 척척 다 해내고 있는 박선희 님.
변화하는 환경속에서도 '하면 된다!'라는 교훈을 주는 문경법당 봄 경전반 학생 세 명의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겠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_ 정광희 님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가정에서 딸로 태어나 부모님의 애정을 받지 못하며 외롭게 자랐습니다. 정토회와 인연은 작년 2월에 시작되었습니다. 그즈음 저는 심한 울화병을 앓게 되어 정신과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했습니다. 즉문즉설을 듣는 순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찾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정토법당에 찾아갔고 수행법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인도성지순례 중인 정광희 님
▲ 인도성지순례 중인 정광희 님

그 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 후에는 활동가가 되어 현재는 쓰레기 성상조사와 정기법회 꼭지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처음엔 내가 도움을 받는 사람이었지만 점점 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 가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작은 법당이라 입학생이 부족해서 주간 경전반은 개설이 될 듯 말듯 초반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개설되어 학생 세 명이 과락자 없이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도 다 키우고 교직에서 은퇴를 한 상태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육아에 직장생활까지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 내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합니다. 본받을 점이 많은 도반들입니다.

불법의 사랑을 가족들에게 전하고픈 정광희 님(손녀와 함께)
▲ 불법의 사랑을 가족들에게 전하고픈 정광희 님(손녀와 함께)

불법공부와 수행을 내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살아가다 보니 점점 더 일상이 가벼워지고 예전보다는 번뇌가 약하게 왔다가 금방 사라짐을 느낍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현재 남편과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가족들도 불법을 만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카톨릭 성가에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처럼 불법 공부와 수행을 통해 마음과 행동에 사랑을 가득 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불법의 위대함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법륜스님의 법문을 들어보라고 다만 얘기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부처님과 법륜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실천하는 수행자,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로 살아가겠습니다.

조급함이 있던 곳에 느긋한 여유가_ 신혜정 님

경전반 입학을 통해서 말로만 듣던 불교 경전을 법륜스님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배울 수 있어 영광입니다. ‘어떻게 내가 불법을 만날 수 있었을까?’ 지금도 돌아보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린 시절 기독교와 인연이 되어 불교를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남편과 시누이의 권유로 불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 삶의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지 못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당당한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꾸준히 법당에 나오다 보니 현재 경전반 과정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정진하고 있는 신혜정 님
▲ 꾸준히 정진하고 있는 신혜정 님

입학식부터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경전반 수업을 받고 있는데 급변하는 시기에 이렇게라도 공부할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이 참 열정적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도 배움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며 많이 배웁니다. 적은 인원이지만 함께 걸어가고 있는 도반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경전공부를 하며 짜증이 올라오거나 화가 날 때 예전보다 알아차림이 빨라졌습니다. 또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라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급함이 있던 곳에 느긋하게 생각하는 여유가 자라납니다. ‘내가 본래 이런 사람이구나!’ 새삼 저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명언은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 쌓여 미래가 된다.'입니다. 이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상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묵묵하게 배움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는 순간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삼수생의 도전_ 박선희 님

어린 시절, IMF로 집안이 기울어 다니던 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계획했던 꿈을 접고 갑작스럽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서서히 지쳐갔습니다.

무기력하게 힘 빠진 일상을 살고 있던 어느 날, 문득 잊고 있던 오래전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집 근처 절에 어린이 법회를 다녔었는데 그때 절을 다니면서 느꼈던 편안한 느낌이 떠올랐습니다. 꿀맛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편안한 마음을 되찾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토 법당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도반들과 남산순례 중인 박선희 님(왼쪽 두번째)
▲ 도반들과 남산순례 중인 박선희 님(왼쪽 두번째)

누군가에 대한 그날의 미운 감정이 불법을 공부하고 난 후 말끔히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몇 차례의 경험으로 짜증내고 화내는 것이 참 공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경전반 삼수생입니다. 경전반 학생인 동시에 담당 꼭지를 맡게 되었는데 그것이 ‘이번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꼭 졸업을 해라.’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현재 살림과 육아 그리고 직장생활과 틈틈이 법당 회계업무까지 조금 바쁜 일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법 배우는 것이 보람되어 또 다시 경전반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 중인 박선희 님
▲ 봉사활동 중인 박선희 님

학생 신분에 담당꼭지를 맡아야 할 상황이라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이 불교대학 개근, 정근으로 졸업한 성실한 분들이라 믿고 부담없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입학식부터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다 보니 3명이 함께 법당에 모인 적도 없고 공부 후에 둘러 앉아 나누기 하는 즐거움이 없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괴산 집에서 문경법당까지 장거리를 차 타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좀 더 경전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되니 온라인 수업도 만족스럽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적응되어 불편함 없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가끔씩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짜증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정토회 안가냐?’고 말해주는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남편의 이런 말을 들으면 ‘불교공부 덕분에 내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구나!’ 느껴집니다. 넘어지더라도 바로 일어서는 내 모습이 대견합니다. 부처님은 자식에게 출가를 유산으로 주셨는데 저는 제 아이에게 행복을 물려주는 것이 작은 바람입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는 나침반인 불법의 가르침을 놓치 않겠습니다.


이 세 명의 경전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부처님의 제자 중 세 분의 수행자_수행제일 마하가섭 존자, 밀행제일 라훌라 존자, 신통제일 목건련 존자를 떠올리게 됩니다.
희망리포터로서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저녁 경전반 학생입니다. 주간 경전반 학생들을 취재하며 ‘나도 저렇게 느꼈는데…’ 하며 많은 부분 공감하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상황이 좋아져서 졸업식은 법당에 모여 함께 나누기하고 단체사진도 찍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글_정태남 희망리포터(달서정토회 문경법당)
편집_허란희( 용인정토회 용인법당)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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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화

문경 도반님들의 화목한 분위기가
멀리까지 전해집니다.
불법만난 인연과 함께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20-10-17 14:42:52

김정희

문경법당 도반님들 빠이띵입니다.^^*
글을 쓰신 정태남님은 작년 문경연수원 봉사때 같이봉사하신분이라 얼굴이 어렴풋이기억나네요.그땐 발을 잘못디딘게 아닌가 ?? 하셧는데 이렇게 희망리포터가되어 글을 써주시니 참 반갑습니다. 저는 김해법당인데 기억이나실런지 ^^ 경전반에서 부저님말씀 공부하는게 행복햔시절입니다. 건강하시고 평온하시길바랍니다. 진짜반가워요

2020-10-15 07:40:20

연화덕

세 분 모두 대단하십니다. 함께 더불어 행복한 경전반 꾸려가시면서 늘 평화로우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10-14 2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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