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정법당
이제 행복을 찾아 헤매지 않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천주교 세례를 받고, 행복하게 살자는 좌우명으로 50년 동안 천주교 신앙생활을 한 연제복 님. 새벽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여 낮엔 초등학교 교사로, 정토회에선 경전반 학생으로, 온라인 불교대학 도우미를 하면서 수행이 깊어진 사연 속으로 함께 여행해 볼까요?

불교대 졸업식(뒷줄 가운데 환하게 웃는 연제복 님)
▲ 불교대 졸업식(뒷줄 가운데 환하게 웃는 연제복 님)

'더, 더, 더!' 요구하는 마음의 갈증

중학교 2학년 때 그토록 원하던 혼자만의 공간인 제 방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입학할 때부터 부모님께 졸라댄 결과라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한 마음도 시간이 지나니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행복했던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 허탈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무엇인지 늘 의문을 품고 살았습니다.

괴로운 일을 극복하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으니, 이렇게 가끔 찾아오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 산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 결과 직업도, 남편도, 자식도, 경제력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늘 어떤 물결에 떠밀려 산다는 생각이 따라다녔습니다. 사는 목표도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분명히 뭔가가 있다는 생각에 이 책 저 책 뒤지고, 몇 군데 명상수련을 해 보았지만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꾸준히 행복을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서도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냥 남들이 사는 것처럼 갖고 싶은 것 갖고, 때론 즐겁다가 때론 괴롭다가 때론 행복하기를 반복하면서 더, 더, 더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애쓰며 마음에 갈증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이제 보이고 들리기 시작해요

우연한 기회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질문자가 스님 말씀을 듣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부처님 말씀 덕분이라고 해서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무료로 받았기에 무료로 강의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말씀들이 마음에 와닿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장을 받으며
▲ 불교대학 졸업장을 받으며

현재 경전반을 다닙니다. 경전 공부를 하다 보니 2564년 전 부처님의 마력에 훅 빨려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 삶의 기준이 부처님입니다. 부처님이 살던 당시에 왕자는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물질적인 욕망이 해결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음을 아셨기에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출가해서 수행하셨을 것입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의 주인으로 살면서, 모든 이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신 그 말씀을 매일매일 마음에 담고 지냅니다.

갖고자 하는 욕구, 마음대로 하려는 욕구가 올라올 때 탁 내려놓는 연습을 합니다. 정토회에서는 부처님의 말씀과 행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매일 정토회의 방향을 과녁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갑니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 책 저 책 찾아볼 일이 없습니다.

마음에 빛이 들어왔어요

마음에 괴로움이 없어지니 몸도 함께 편안합니다. 가정에서 남편과 자식에게, 부모와 형제에게 바라는 마음이 없어지니 마음이 가볍습니다. 제 할 일을 하면 됩니다. 제가 가벼우니 주변 사람도 편안해합니다. 허둥대지 않고 차분해지니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순서대로 그냥 합니다.

새로운 일이 생겨도, 반복되는 일을 해도 그것에 집중할 뿐입니다. 저의 가볍고 밝은 에너지가 주변에도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동료 교사가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실수하여 모두가 일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이는 실망하거나 짜증을 냈지만 저는 이미 다 잃어버린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시 할 방법을 찾고 있는 태도에 주변 사람들이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봉사하는 모습
▲ 부처님 오신 날 봉사하는 모습

말썽꾸러기 학생을 꾸짖고 행동에 제약을 걸기보다 그 학생 입장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이렇듯 새로운 교육 방법을 제시하면 주변 교사들이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저만 가사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아 가족에게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되 힘들면 쉽니다. 가족이 생각대로 하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마음이 없어지니 가족도 편하게 자기 일을 스스로 합니다. 그래서 편안합니다. 이것이 모두 수행 덕분입니다.

이제는 외롭지 않습니다. 누구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후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 말에 상처받거나 휘둘리지도 않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경전반 특강수련('봄'자를 든 연제복 님)
▲ 경전반 특강수련('봄'자를 든 연제복 님)


연제복 님은 선배 봉사자 덕분에 불교대학 공부를 잘 할 수 있었기에 불교대 학생들에게 정성을 다해야겠다 말합니다. 기기사용이 서툴러 열심히 배우고 , 외국인에게 전법을 하고 싶어 수행과 더불어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한다는 말을 들으니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명상이나 즉문즉설할 때 연제복 님이 통역하는 모습이 기다려집니다.

글_김혜자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수정법당)
편집_도경화(달서정토회 구미법당)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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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물질을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건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행복하면 제일 큰 행복입니다

2020-09-26 07:21:53

김남균

글을 읽으니 제 마음도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20-09-24 11:20:05

이옥희

감사합니다
비슷한 마음이여서 공감이 많이 가고
따뜻합니다^^

2020-09-24 08: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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