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문경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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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정토수련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평소 무엇을 느끼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난 4월 공동체의 날(매달 둘째 주 월요일에 하는), 생활의 발견 시간에는 모둠별로 공동체 생활의 긍정성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공동체 생활의 첫 번째 장점은 수행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과연 또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들어보겠습니다.

공동체 사람들이 함께 엄나무순 따기를 하고 찍은 사진
▲ 공동체 사람들이 함께 엄나무순 따기를 하고 찍은 사진

문경 정토수련원에는 20~30년째 사는 법사님들부터 10년 이상 된 실무자들, 그리고 여러 연차의 상근자들, 3년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행자대학원 행자들, 이제 막 교육생으로 들어온 백일 출가 행자들까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번 생활의 발견 시간에는 법사님들이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신 60일 정도 함께 산 39기 백일출가 행자들이 참여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행자들은 함께 살면서 공동체의 어떤 긍정성을 느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야기 나누어보니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긍정성이 나와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공동체 생활의 장점은 수행, 외로움, 효율성, 경험 쌓기, 건강, 경제적

첫 번째로 수행에 큰 도움을 줍니다. 매일 다 함께 새벽 4시에 기상해 4시 반에 천일결사기도를 합니다. 혼자서는 하기 어렵습니다. 함께 하니 4시에 일어나서 기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집에 있을 때 시간 맞춰 매일 매일 기도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여기서는 일어나기 싫어도 그냥 일어나게 되고, 기도하기 싫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려놓아 기도할 수 있습니다. 또 대웅전에 올라가면 방석이 다 깔려있는데 가는 순서대로 앉아야 합니다. 먼저 앉은 사람을 보고 다른 자리에 앉고 싶어도 그 마음 알아차리고 옆에 앉아서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싫은 마음 내려놓는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의 날,생활의 발견시간에 모둠 논의하는 모습
▲ 공동체의 날,생활의 발견시간에 모둠 논의하는 모습

수행하면서 사람에 대한 포용력이 높아집니다. 수련원에는 90세부터 2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밖에서는 상대와 문제가 생기면 외면해서 안보게 됩니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연결되어 있어 안 볼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일하고 도움을 받으려면 상대에게 숙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로부터 상처받은 사람은 여자 어른 도반과 지낼 때 업식이 발동하고, 아빠로부터 상처받은 사람은 남자 어른 도반과 부딪혀 업식을 봅니다. 굳이 부모님이 옆에 없어도 저절로 공부가 됩니다.

계율은 속박이 아닌 나를 지키는 스승

여기서 살면 기본으로 40계를 지켜야 합니다. 부처님은 계율을 스승으로 삼으라고 하셨는데 매일 아침 발우공양 시간 중에 대중공사를 하며 참회합니다. 각자 어제 하루 수행 생활을 돌아봅니다. ‘아, 내가 놓쳤구나. 오늘 다시 깨어서 살겠다.’라는 마음을 냅니다. 계율을 자발적으로 지키며 공부하니 계율이 저를 지킨다는 확신이 섭니다. 요즘 저의 중점실천 계본은 ‘도반 없는 자리에서 그 도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입니다. 이 계율을 어기면 듣는 상대방이 사람에 대해 나쁜 상을 짓게 되고, 반대로 저 역시 그런 얘기를 듣게 되면 나쁜 상을 지어 번뇌가 생김을 알았습니다. ‘남도 해치고 나도 해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구나!’ 이렇게 공부하는데 계율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또 함께 일과 수행을 한 후 회의하고, 아침에 팀별로 여는 모임과 마음 나누기를 하고, 업무가 끝나면 일일 보고서를 작성하며 나누기를 함께 합니다. 제 얘기도 하고 남의 얘기도 듣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상대와 제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일하면서는 분별이 났는데 상대의 마음 나누기를 통해 이해하게 되어 좋습니다.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대인관계 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저의 팀은 아침마다 불편한 마음 알아차리기를 하고 있는데 효과가 큽니다. 다 각자의 마음이 일으켰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고, 제가 어떤 점에서 마음이 불편한지 더 알게 돼서 좋습니다.

공동체 생활의 긍정성에 대한 모둠 발표 모습1
▲ 공동체 생활의 긍정성에 대한 모둠 발표 모습1

외로움이 뭐래요?

두 번째로 공동체 생활을 하면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같이 먹고 자니 외롭지 않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는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혼자 살면 아플 때 서럽고 힘들 텐데 여기서 함께 사니 아플 때 챙겨줘서 좋습니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여기서 같이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요즘 1인 가구가 많은데 사람을 만나려면 시간을 내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아도 옆에 사람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세 번째로 효율적입니다. 시간, 공간, 에너지 등이 여러모로 절약됩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어 살림꾼이 되어가니 생활력이 높아지고 삶을 효율적으로 삽니다.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하면 몇 시간 걸릴 일을 함께 의견 모아 하니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재밌습니다. 예를 들면 혼자 있으면 잡초를 안 뽑지만 같이 있으니 하게 되고, 두릅 따기도 농사 모둠활동으로 다 같이 하니 산을 안 타봐서 두려웠는데 함께 해서 별것 아닌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게 자기 역량이 더 확대됩니다. 집에서 병가로 혼자 산 적이 있는데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는데 하루에 3시간은 걸립니다. 여기 살다가 집에서 병가생활을 해 보니 정말 공동체 생활이 효율적입니다.

네 번째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삶 속에서 역량이 강화되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농사짓는 법, 한 인간이 살아가려면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배워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갑니다. 스무 살이 넘어도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할 줄 모르니 부모들은 자연스레 애 취급을 하게 됩니다.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히거나, 기회가 없어서 안 해본 일들을 많이 경험합니다. 도시에 살던 법우들은 수련원에 와서 쑥도 뜯어보고, 고들빼기도 캐보고, 잡목제거도 해보고, 여러 가지 일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모둠 발표 모습2
▲ 모둠 발표 모습2

검소함과 환경실천이 저절로

다섯 번째 건강해집니다. 여기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됩니다. 기상 시간, 공양 시간, 기도 시간, 공동체 생활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살아서 시간을 정해놓고 함께 합니다. 골고루 먹게 되고 채식을 해서 건강해집니다.

여섯 번째 경제적입니다. 물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돈을 아낄 수 있고 남의 눈치를 보며 꾸미지 않고, 옷 2벌로 검소한 생활이 저절로 됩니다. 공동사용 물건이 있어 환경에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세면장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빗이 있는데 사람마다 빗을 갖고 있으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쓰겠습니까? 여기서는 세면장에 하나만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 크게 이런 여섯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이곳 자연이 아름답고 공기가 좋은 점 등이 있습니다. 오래된 상근자들과 법사님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순간 정토수련원 노래가 생각납니다.

<정토수련원가>

맑은 공기 좋은 사람들 정토수련원
함께 웃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 생활
우리 위해 만들었죠 멋진 추억들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정토수련원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바라지장 있고요
일체의 장 명상수련 정말 좋아요

정토수련원의 꽃은 백일출가죠
일과 수행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
새 일꾼을 만들어요 행자대학원
내 인생을 바꿔주는 정토수련원

언제든지 놀러와요
문은 활짝 열렸죠
내 마음의 고향이죠 정토수련원

다함께 두릅 따기를 하고 난 뒤
▲ 다함께 두릅 따기를 하고 난 뒤


글을 정리하며 저는 다시 한번 정토수련원이 '인생 학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든 그 어느 곳에서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에 관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수련원에서 함께 하는 도반들이 있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공동체 생활, 여러분도 함께해보지 않으시렵니까?

글_이미화 희망리포터 (문경공동체)
편집_강현아/권영숙 (홍보국 편집팀)

전체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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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정토수련원에서의 생활을 자세히 볼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련원들의 해맑은 얼굴이 수련원의 공동생활에 흠뻑빠진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저도 시간이 되면 행자생활을 해보고 체험 봉사도 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2-18 06:15:40

전미리

너무 좋아보이네요..함께 하고 싶네요♡

2020-07-08 06:14:10

청정화

전 요즘 스님의 하루를 보면서 수행자들도 함께 하시면서 힘들지 않으실까?.고민 아닌 고민이 생깁니다.그리고 한편으로는 다들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합니다.

2020-06-16 01: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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