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군산법당
새벽을 함께 여는 행복한 수행자들

군산법당에서는 9-10차 백일의 약속으로 법당에서 함께 새벽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새벽 정진은 주말 300배 정진과 천 배 정진으로까지 이어졌으며, 이제 170일을 넘겨 더 많은 도반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법당의 든든한 중심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새벽 정진에 참여하는 도반들의 이야기입니다.

새벽 정진 모습
▲ 새벽 정진 모습

함께 하는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노춘민 님: 9-10 차 백일의 약속으로 도반들에게 「백일동안 법당에서 새벽 정진하기」를 제안해 요일별로 담당을 정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두 주가 지나고 도반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매주 일요일에는 300배 정진을 하였습니다. 정진 후 자연스럽게 천일 결사 모둠을 중심으로 법당 주례회의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이는 법당의 소소한 일감나누기와 업무 소통을 하며 법당 봉사에 참여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법당홍보와 거리모금까지 가볍고 즐겁게 회원들의 동참으로 이어졌습니다.

백일 회향 즈음 천배 정진을 했습니다. 또 묘광법사님과 만남의 시간을 통해 수행을 점검하고 더 가볍고 깊이 있게 수행 정진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갖추어가게 되었습니다. 백일 회향 후 불교대학 담당을 맡은 윤송이 님이 회향 기간에 새벽 정진을 이어가겠다고 발심하셔서 기쁘고 좋았습니다. 법당에서의 새벽 정진은 저의 어리석음을 참회하고 불법 만난 기쁨을 전법으로 이어가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행복한 수행자로 살아가는 도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활동가 나들이 ( 가운데 노춘민 님, 오른쪽 전경병 님 )
▲ 활동가 나들이 ( 가운데 노춘민 님, 오른쪽 전경병 님 )

나의 삶을 바꾸어 준 새벽기도

전경병 님: 지난해 봄, 아내의 다섯 번째 정신과 병원 입원으로 저는 이혼, 자살 등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결혼 후 발병한 병이 20년간 봄, 가을이면 찾아오곤 해서 대학병원 정신과 병동을 이제는 집처럼 불편함 없이 다닐 정도가 되었습니다. 직업 군인인 저는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생활에 적응됐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울기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쳐가던 지난 9월 우연히 군산 정토법당을 알게 되어 가을 불교대학에 아내와 함께 입학했습니다.

얼떨결에 9-10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여한 뒤 새벽 정진 제안에 ‘예’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오니 망설여지고, 괜히 덜렁대서 하기로 한 것 같아 후회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행복이 아니라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남자가 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안 지킬 수도 없고, 당장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것과 해보지도 않은 108배를 할 일이 걱정되었습니다.

알람을 새벽 4시부터 10분 간격으로 맞추어 첫날은 겨우 일어나 눈 비비고 법당에 갔습니다. 호기심 반, 눈치 반으로 처음 해보는 108배는 너무 힘들어서 땀으로 샤워를 했습니다. 다른 도반들은 괜찮은데 저만 혼자 땀범벅이 되어 정말 창피했습니다. 대한민국 군인의 새벽 정진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묘광법사님과의 간담회
▲ 묘광법사님과의 간담회

그러나 정진을 계속하니 부총무님을 비롯한 선배 도반들과 가을 불교대학 동기들에게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울컥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다시 태어난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기도 하고 출근할 때는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듣습니다.

30년 동안 부처님 오신 날에만 절에 가는 불자였는데, 이제 매일 법당에 가는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게임 하는 아이들과 아내에게 짜증 내고, 화냈던 일들이 오래전 일 같이 느껴집니다. 저의 괴로움의 원인이 아내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옳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행, 보시, 봉사의 수행자로 훌륭한 선배 도반들을 본받아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돌이켜 보면 처음에 불교대학에 아내와 입학할 때는 아내가 법당에 열심히 다니면서 마음의 병도 고치면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데로 재미있게(방탕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새벽 기도를 하며 지금까지 함께 살아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새벽 정진에 함께 하는 든든한 스승, 선배도반들과 청정도량 군산법당을 만드는데 교만하지 않고 늘 방긋 웃으며 " 예 " 하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식 (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박귀정 님)
▲ 불교대학 입학식 (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박귀정 님)

수행문의 감동을 새벽 정진으로

박귀정 님: 어느새 정토회 불교대학 학생이 된 지도 6개월이 지났고, 천일 결사를 시작해 새벽기도를 한 지도 170여 일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천일 결사라고 하니 남편이 무심하게 "왜 하냐?"면서, "정토회가 무슨 천 일 동안 투쟁하는 조직 단체냐"고 말한 게 기억납니다. 저는 정토회 만일결사 이야기를 듣게 되어 수행문을 읽고 천일 결사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천일 결사 수행문을 들어보니 놀라울 정도로 내용 하나 버릴 것이 없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온 뒤 수행문이 준 큰 감동과 도반의 격려가 있어 새벽 기도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당으로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남편의 걱정이 따르지만 새벽공기를 맡으며 가는 길은 마냥 가볍고 기도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하는 도반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텐데,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도 감사합니다.

도반들과 나누기를 할 때면 저를 돌아보게 되고 일상에서 순간순간 깨어 있지 못했음을 참회하게 됩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 주는 도반들이 있어 좋고, 나누기할 때 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연습을 하며 그 동안 제가 얼마나 고집이 세고 교만하며 ' 내가 옳다'고 고집해 왔는지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라고 말합니다.

이제 제 삶의 목표가 정해진 듯합니다. 이제 만일의 마지막 천일 결사라 하지만 제 맘속에는 이제부터가 만일 결사 중 1일이라는 다짐으로 괴로움 없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한발 한발 수행의 길을 걸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철야 정진을 마치고
▲ 철야 정진을 마치고

부담을 넘어 오히려 힘을 얻다

이은정 님: 처음에는 법당에서 새벽 정진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부 총무 대행을 맡으면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새벽 정진을 이끌어주고 마음을 내어 함께하는 도반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책임감으로 힘이 되려고 했으나, 도리어 제가 도반들께 힘을 받으며 새벽 정진을 하고, 도반들의 나누기가 법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혼자서는 '발목 아프다.' '무릎 아프다'는 핑계로 절을 피했지만, 이제는 300배 정진을 해도 멈추지 않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벽 정진을 하며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제 업식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고, 살아가는데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도 단단 해져가는 느낌입니다. 정진을 멈추면 원래대로 되돌아간다는 것도 알기에 꾸준히 하려 합니다.

정초 순회 법회 ( 뒤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윤송이, 이은정, 조진희 님)
▲ 정초 순회 법회 ( 뒤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윤송이, 이은정, 조진희 님)

도반이 있어 힘들지 않아요

윤송이 님: 처음엔 그냥 시작했지만 불교대학 담당자로 '천일결사 맛보기 과제'를 하며 학생들과 함께 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낸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하는 새벽 정진으로 제 마음 지켜보는 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하는 게 가장 큰 힘이 되고 함께 하는 나누기가 법문이었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백일을 해보니 다음 백일이 어렵지 않았고 그다음 백일도 그냥 해보려 합니다.

편안해지고 있어요

조진희 님: 편안해지고 싶고 저의 실체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고 받아드리고 싶어서 새벽 정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예전 보다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언제까지나 꾸준히 정진해 나아가겠습니다.

군산 새벽 정진 주인공들 ( 앞줄 왼쪽 두번 째 박귀정 님, 노춘민 님, 오른쪽 끝 윤송이 님, 
뒷줄 왼쪽 두 번째 이은정 님, 가운데 전경병 님, 오른쪽  끝 조진희 님 )
▲ 군산 새벽 정진 주인공들 ( 앞줄 왼쪽 두번 째 박귀정 님, 노춘민 님, 오른쪽 끝 윤송이 님, 뒷줄 왼쪽 두 번째 이은정 님, 가운데 전경병 님, 오른쪽 끝 조진희 님 )

글_노춘민 부총무 ( 전주 정토회 군산법당)
편집_임도영 ( 광주전라지부 )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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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

군산 도반님들의 수행담이 잔잔한 감동입니다
멋진 수행자에게 ????엄지척~~~

2020-03-17 07:50:32

임무진

노춘민 보살님은 모든 사진에 다 등장하시네요^^ 암튼 반갑습니다

2020-03-16 10:27:31

월광

군산법당 도반님들 참 반갑습니다. 박춘신보살님 참 반갑습니다. 묘광법사님도 반갑고요. 군산법당 도반님들이 계셔서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 만들어 가는 길에 참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 한분한분 참으로 고맙습니다. 일체중생 자연의 은혜에 고맙습니다.

2020-03-15 13: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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