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진주법당
부처님 따라가는 길 위에서 만난 도반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지만, 느닷없이 닥쳐온 코로나19 때문에 전 국민이 불안하여 뉴스만 보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새로운 마음으로 경전반 입학을 앞둔 진주법당의 37기 봄불교대학 도반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문경 졸업수련-
김희영, 정연순, 강보배, 모영숙, 강분선, 강병훈, 장지열 님 (윗줄 왼쪽부터)
김혜숙, 이덕자, 임승혜, 강은주, 김두욱, 박효숙 님 (아랫줄 왼쪽부터)
▲ 문경 졸업수련- 김희영, 정연순, 강보배, 모영숙, 강분선, 강병훈, 장지열 님 (윗줄 왼쪽부터) 김혜숙, 이덕자, 임승혜, 강은주, 김두욱, 박효숙 님 (아랫줄 왼쪽부터)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 듯

장지열 님
▲ 장지열 님

장지열 님: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평소 종교와 믿음에 대한 저의 관점이 길바닥에 고인 물과 같은 지식과 안목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저 염불 외우고 합장하고 기도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기도하면 도와 줄 것이라는 기복신앙이 저를 지배해 왔고 또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영상강의를 통한 법륜스님의 법문은 저의 생각과 가치관을 망치로 유리창을 깨듯이 박살 냄과 동시에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의 씨앗을 심어주었습니다. 제게 스님 법문은 길잡이가 되어 어둠을 밝히는 등불처럼 다가왔습니다.
 
부처님 법은 어렵고 난해한 것이 아니고 개인과 공동체의 자리이타를 가르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상식이 진리이고 진리가 상식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일을 행함에 있어서 항상 알아차리고 깨어있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평범한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늘 깨어서 수행하고 정진해 나가는 종교

이덕자 님
▲ 이덕자 님

이덕자 님: 결혼 후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한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국을 끓여서 간을 좀 봐달라고 해도 대꾸도 안 했고 양말 벗고 발 좀 씻으라고 하면 삐치고 늦게 귀가하는 등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사소한 일들이 쌓이면서 저는 힘들었습니다. 결혼 전에 예상했던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그야말로 연구대상이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시댁에서 강행한 결혼생활은 빚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생활비는 한 푼도 주지 않았고 월급명세서 종이쪽지만 달랑 보여줬습니다. 맞벌이하면서도 저는 매일 도시락을 싸주는 등 정성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항상 시댁만 챙겼고 친정은 무관심한 사람이었습니다.
 
감성적인 저는 한 살 차이 나는 남편이 소통하며 공감해주는 친구 같은 남편이길 원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식성, 생활 습관 등 안 맞는 사람과 결혼했을까?'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가슴만 답답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저와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도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밖으로 살피면 상대가 잘못해서 생긴 괴로움인 것 같지만 안으로 살피면 '내가 옳다'는 내 생각에 사로잡혀 일어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뒤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불교대학 다니기 전보다는 마음의 여유와 안정이 생겨서 덜 괴롭습니다. 불교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마냥 비는 것이 아니라 늘 깨어서 수행하고 정진해 나가는 것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부처님처럼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추구하며 괴로움도 얽매임도 없는 대자유인'이 되고 싶습니다.

나를 뒤흔든 괴로움

박효숙 님
▲ 박효숙 님

박효숙 님: 친정에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친정아버지는 16억이라는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 아들에게만 5억을 주고 딸들에게는 단 한마디 말씀도 없었습니다. 그 사실을 6개월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애 있고 화목했던 가족이었기에 그 충격은 엄청났고, 50여 년 저를 지탱한 근간을 뒤흔들어 놓은 대사건이었습니다. 내가 노력해서 이룬 것이 아니니 내려놓자고 수없이 제 자신을 토닥이면서도 분노와 눈물로 보내던 중에 동생의 권유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법문은 제 소신과 일치되는 바가 많았고, 마음 나누기는 자연스럽게 심리 치유가 되었으며, 매주 수행 연습 올리기는 일상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남의 인생에 관여하지 마라.”는 말씀에 저는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20여 년을 넘게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매주 휴일마다 그 많은 농사일을 도와드렸으며 10년 전부터 시작된 병원 출입의 뒷바라지까지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했을 것이고 부모님의 일상은 지금까지 잘 이어져 왔을 것입니다.
 
'맏이'라는 허울 좋은 틀에 자신을 가두고 책임(최선)을 다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사실은 제 가슴 깊이 숨겨져 있던 이기적인 욕심이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일 년 넘게 저를 뒤흔든 괴로움의 원인이 제 욕심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그동안의 원망과 분노는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경전반에 가서도 수행자로서의 공부를 쭉 이어갈 것입니다.

나의 관점을 바꾸어 준 불교대학

강병훈 님
▲ 강병훈 님

강병훈 님:예전에는 화를 많이 내곤 했는데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화를 참을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상호작용이기에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않게 되었으며, 앞으로 경전반에 다니며 꾸준히 마음의 작용과 이치를 깨닫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 정토불교대학

김희영 님 (개구쟁이 세 아들과 함께)
▲ 김희영 님 (개구쟁이 세 아들과 함께)

김희영 님: 종교가 있냐고 물어오면 불교라고 대답은 했지만, 불교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랐습니다. 절에 가서 절하고 소원 비는 것쯤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결혼후 법문도 접하고 마음공부라는 것도 나름 한다고 했지만, 12살, 9살, 6살 삼 형제를 키우면서 폭풍 같은 잔소리와 짜증이 잦았습니다. 어느날 남편이 불교대학에 가보라며 정토불교대학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법문과 마음나누기, 수행연습을 통해 제가 얼마나 탐·진·치 삼독에 빠져 살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12살 큰아들에게 가장 미안했습니다.

불법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내 뜻대로 행해지지 않으면 화내고 짜증 내는 잔소리꾼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볼 수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천일결사 입재를 하며 108배 정진도 하고 〈깨달음의 장〉도 다녀오니, 제가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화가 나고 잔소리도 하고 짜증도 냅니다. 하지만 지금은 화가 나는 걸 알아차립니다. 먼저 사과할 줄도 압니다. 행복한 나날을 위해 일상에서 알아차림, 깨어 있기 등 꾸준히 정진할 것입니다. 정토불교대학과의 인연은 저를 새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괴로움의 답을 찾아 헤매던 중에

김혜숙 님의 생일날 남편과 함께
▲ 김혜숙 님의 생일날 남편과 함께

김혜숙 님: 큰딸이 편입시험을 통해 어렵게 합격한 대학을 못 가게 하고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라고 제가 고집한 것을 후회하며 내내 괴로워했습니다. 큰딸은 아무 후회 없이 하던 일 잘하고 있는데, 저 혼자 미안하고 후회스러워 답을 찾아 서울도 마다치 않고 즉문즉설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불법을 공부하며 그 괴로움이 저의 욕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지금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또 돌아가신 부모님을 원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가난하게 촌에 살며 꾸미지 않는 엄마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노름하는 아버지가 엄마랑 싸우는 모습도 싫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 생각을 하면 가난하게 살면서도 5 남매 갖다버리지 않고 키워줘서 감사함이 더 많아졌습니다. '농사지으면서 5 남매 키우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만 해도 죄송하고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여 과음하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을 계속 미워하고 원망하면 자식들에게 나쁜 아빠가 되고, 자식들도 그런 아빠를 미워하고 원망하게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금은 내려놓게 되어 맘이 편안합니다.
 

경주 남산순례-강보배, 김희영, 김은주, 박효숙, 목인숙, 이덕자, 최덕순, 김혜숙 님 (왼쪽부터)
▲ 경주 남산순례-강보배, 김희영, 김은주, 박효숙, 목인숙, 이덕자, 최덕순, 김혜숙 님 (왼쪽부터)

100% 참석한 문경 졸업수련
▲ 100% 참석한 문경 졸업수련

 

부처님 법 공부하는 인연으로 만나 함께 공부하고 마음 나누기하고 수행한 지 이제 일 년. 부처님 따라가는 길 위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며 언제나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정리_목인숙 (진주정토회 진주법당)
편집_조미경 (경남지부)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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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행

멋진 불교대학 도반님들 수행담 잘 들었습니다.
부처님 법 따라 함께 꾸준히 정진하시길 응원합니다!!!
진주법당 37기 봄불교대학 도반님들♡ 화이팅요!!!

2020-03-08 07:01:43

정향

아름다운 수행담 잘 읽었습니다.
도반님들의 수행여정을 응원합니다~

2020-03-08 00:13:49

큰바다

정말 행복한 수행자들이시네요.ㅎ

2020-03-06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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