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덕법당
함께 새벽을 밝히는 토요일 정진

정토행자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새벽 5시 수행정진으로 하루를 엽니다. 집이거나 여행지이거나, 병원이거나, 출장길이거나, 하루를 시작하기 앞서 기도합니다. 매주 토요일 양덕법당에서는 도반들이 모여 새벽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기에 더 힘이 된다는 양덕법당 도반들의 이야기입니다.

새벽기도 중 명상시간
▲ 새벽기도 중 명상시간

새벽 4시 30분. 경주정토회 양덕법당의 문이 열립니다. 오늘은 토요일. 도반들이 법당에 모여서 새벽 기도정진을 하는 날입니다. 한겨울 새벽의 건물은 비어있던 시간만큼의 냉기가 그대로 훅 덮쳐옵니다. 캄캄하던 사무실에 불을 켜고 어간1을 걸어 법당에도 불을 밝힙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정토행자들에게 미소를 보여주시는 부처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방석을 깔고 목탁을 준비하고, 한겨울의 새벽을 가르며 법당에 오는 도반들이 추울까 봐 보일러를 켭니다. 하나둘 들어오는 도반들이 합장하며 인사합니다. 부처님께 삼배하고 가만히 자리에 앉습니다.

5시. 목탁 소리가 두 번 울리며 기도 시작을 알립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예불을 시작합니다. 조용하던 법당에 청량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지심귀명례. 옛 인연을 이어 오늘 받드는 예불은 지극한 행복으로의 새 인연을 만드는 시간입니다. 도반들의 표정이 평온해집니다. 108배를 할 때 법당은 열기가 차오릅니다. 도반들과 함께하면 지루하지 않습니다. 가뿐하게 절을 마치고 고요히 명상에 잠깁니다. 때때로 마음은 시장바닥을 헤매지만, 곧 알아차립니다. 죽비소리가 지금 여기에 깨어 있으라고 합니다. 사홍서원을 마치고 서로를 보며 합장합니다. 맑은 서로의 얼굴이 거울이 되어줍니다. 마음 나누기 시간.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새벽기도 후 마음 나누기
▲ 새벽기도 후 마음 나누기

같이 하면 힘이 더 솟아나

김경화 님: 오늘 법당에서 기도하려고 어젯밤에 잘 때 ‘4시에 일어나야지’ 했습니다. 경전에 나온 것처럼 잘 때 오른쪽 옆으로 누워서 들숨 날숨 알아차리면서 잠드는데 거의 4시 전에 잠이 깹니다. 오늘처럼 법당에서 도반들과 기도하면 몸에서 에너지가 막 나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집에서 기도하면 가족이 깰까봐 기도 음원 소리도 약하게 해야 하고 관세음보살도 속으로 하는데, 법당에 오면 관음정근을 크게 할 수 있어서 시원합니다. 도반들이 있으니까 같이 하는 데서 오는 힘이, 저도 모르게 느껴지는 어떤 에너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법당에 오면 참 좋습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법복도 갖춰 입지 않고, 좀 편하게 하게 되거든요. 여기서는 부처님과 같이 함께하는 마음으로 하니까 더 좋습니다.

나를 다잡아주는 새벽기도

김활영 님: 전에는 토요일마다 하는 기도를 띄엄띄엄했는데 앞으로는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는 좀 들쑥날쑥하게 됩니다. 출근하기 전에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5시에 딱 일어나도 밥을 앉힌다든지 다른 일을 먼저 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좀 어수선한 느낌이 있습니다. 또 가족들이 깨서 왔다 갔다 하면 집중이 좀 흐려지기도 합니다. 매일 기도한다는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법당에 오면 아무래도 여법하게 하니까 제대로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도반들과 같이하니까 혼자 할 때보다 힘을 더 받는 것 같고 법당에서 기도하면 좀 다잡아지는 마음입니다.

옆에서 도반들이 열심히 하니까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항상 느끼지만 법당에 와서 도반들을 보면, 평소에 ‘꼭 해야 하나?’ 이런 마음이 싹 사라지고, 안되는 게 있으면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승님의 좋은 법문이 있다면, 도반들은 항상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법당에 오면 나 혼자가 아니고 함께 한다는 게 좋고 이렇게 마음나누기 하는 것도 좋아요. 같이 하면 마음도 즐겁습니다.

집에서는 아픈 무릎도 법당에서는 괜찮아

이동조 님: 토요일은 거의 안 빠지고 나옵니다. 무릎이 안 좋아서 얼마 전부터 집에 있으면 삼배만 하고 명상을 길게 하는데 법당에 나오면 조금이라도 절을 더 하게 됩니다. 집에서는 아픈데 법당에서는 하게 됩니다. 매주 새벽기도 나온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토요일은 법당에 온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느슨해져서 기도 시간을 놓칠 수도 있는데 함께 하면 안 그렇잖아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걸 새벽 법당에 오면서 또 확인하게 됩니다. 저는 집보다 법당이 더 좋아요.

새벽기도를 마친 후 도반들과
▲ 새벽기도를 마친 후 도반들과

더 깊게 다가오는 기도 예불문

하상의 님: 잠이 많아서 새벽기도시간을 놓치는데 오늘은 시간 맞춰 일어나 나왔습니다. 법당에서 기도하니 기분이 다릅니다. 혼자 하는 것과 함께한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절하는 것도 법당에서 함께 하면 훨씬 수월하고 예불문도 목소리가 함께 울리니 메아리가 되어서 다시 제게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도반들이 있어서 유지가 되는 것이 맞는데 그게 새벽기도를 함께하면 더 강하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기도할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해

박석숙 님: 10차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기도하면서 마무리를, 또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기도는 몇 년동안 습관적으로 그냥 하는 건지 내가 필요해서 하는 건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법당에서 기도하면 참 편한 마음입니다. 집에서 하면 다 같은 기도인데도 어쩐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도반의 힘이 기도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9차를 회향하니 ‘아, 이 기도하는 것이 참 감사하다’하는 마음이 큽니다.

새벽 법당 입구
▲ 새벽 법당 입구

새벽기도 모습
▲ 새벽기도 모습


새벽에 법당에 나오려면 평소 기도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도반이 수행의 전부라는 것을 진하게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기에, 매주 토요일 도반들과 함께하는 새벽 정진은 앞으로도 쭉 이어집니다.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들이고 도반은 수행의 전부라는 부처님 말씀을 다시 새기는 토요일입니다.

글_하상의 희망리포터(경주정토회 양덕법당)
편집_강현아 (대구경북지부)


  1. 절의 법당이나 큰방의 한 복판 

전체댓글 3

0/200

황소연

함께하는 기도가 힘도 덜들고 마음도 모아지며 도반들과의 화합도 저절로 되는 정말 좋은 수행모임입니다^^

2020-02-05 18:32:53

김태연

감사합니다.♡

2020-02-05 10:27:30

김애자

토요일 새벽기도
도반들과 같이해서 좋으시겠어요

2020-02-05 07: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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