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강서법당
서로의 의지처가 되어주는 우리는 도반입니다

강서법당 24기 가을(주간) 경전반 에는 올 해 7월에 졸업한 불교대학 졸업생 7명과 작년 졸업생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입학 했습니다. 서로 감사하고 의지하며 또 서로를 생각하는 강서법당의 가을(주간) 경전반 도반들을 만나 봤습니다.

뒷줄 왼쪽부터: 김규열 님, 양혜진 님, 전정희 님, 백영희 님(부담당) 앞줄 왼쪽부터: 김민환 님, 백은숙 님(담당), 양미선 님, 김홍례 님
▲ 뒷줄 왼쪽부터: 김규열 님, 양혜진 님, 전정희 님, 백영희 님(부담당) 앞줄 왼쪽부터: 김민환 님, 백은숙 님(담당), 양미선 님, 김홍례 님

불교대학 1년, 달라진 내 마음

백영희 님 (강서법당 환경 담당, 가을 경전반 부담당) : 저는 행복해지고 싶어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내 삶이 불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나만 안 되고 힘들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불법을 만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고, 우연히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수련 때 ‘아, 누구를 탓할 게 아니었구나. 내 탓이었구나. 내가 불행했던 원인이 나 때문이었네. 괜히 가족을 원망하고 하늘을 탓하고 전생을 탓했구나.’ 하고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문제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편안하고 좋아졌습니다. 완전한 깨달음은 아니지만 이제 남을 탓하지는 않습니다. 이 모습이 저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런 행동은 수행자의 모습이 아니다’ 하며 알아차립니다. 친구나 가족과 얘기하다가도 화가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리며 수행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 보고 점검합니다.

김민환 님: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동생(경전반 도반 김규열 님)의 권유 덕분이었습니다. 나는 아집이 강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나는 꼴을 못 보는 모난 성격입니다. 그러나 지난 1년동안 불교대학을 다니고 졸업하면서 내 마음이 달라진 것을 느꼈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는 일 년 동안 아침 수행을 꾸준히 했습니다. 경전반에 입학하고 보니 왜 불교대학 과정에서 수행을 그토록 강조하고 꼭 하게 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지난 일 년 동안 수행한 결과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상대를 질책하지 않고 이해하게 된 점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도 내 마음은 자유롭습니다. 동생을 만나면 우린 아직 멀었다고 얘기하는데 그래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에 참 감사합니다. 올 1년 경전반을 통해 좀 더 나은 모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규열 님: 저는 제 성질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나는 가만있는데 누가 나를 건드리면 참지 못하고 반드시 작은 복수라도 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그 복수 아닌 복수를 하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시간만큼 내 마음이 버거웠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망상이 올라오는데 무척 괴로웠습니다. 싫은 사람, 미운 사람 생각으로 힘들어 하다가 내가 이 사람들 때문에 시달릴 이유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고, 모두 내려놓고 싶은 마음에 불교대학에 오게 됐습니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았지만 진짜로 내려놓은 것인지 저도 헷갈립니다. 외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느끼기에 저에게는 아직도 이기적 면이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경전반 공부를 부지런히 하면 나도 변화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내 고집이 센 것을 알아차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양혜진 님: 10년전, 오빠가 제게 정토 불교대학 입학을 권유했지만 오랫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제가 쓰러졌습니다. 그제서야 ‘이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거리에서 불교대학 홍보 현수막을 봤습니다. 그러나 불교대학에 들어와서도 저는 닫힌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문경으로 1박 2일 특강 수련을 갔을 때 비로소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문경에 다녀와서부터 서서히 진짜 마음 나누기를 하게 됐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 제 인생의 2막이 시작됐습니다. 다녀온 지 오늘로 48일 됐는데 마음이 조금 옅어지다가도 ‘아니지’ 하면서 다시 돌아옵니다. 전에는 내가 상대에게 해 준 만큼 받기를 바랐는데 그 바라는 마음도 내려놓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남의 생각까지는 간섭하지 않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의 경험이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고, 지금은 <깨달음의 장> 전도사가 됐습니다. 내 마음이 편안해지니 저를 안 좋아했던 가족들도 이제는 저를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것을 멈추자, ‘지난 시절 시어머님도 내가 많이 답답했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넘어지면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넘어졌다 일어서고 넘어졌다 일어서는 법을 배워 가는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친구가 저에게 ‘정토회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로 시작해 정진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홍례 님: 저는 여기서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며느리가 불교대학을 먼저 다녔는데 저와 제 남편에게 불교대학을 소개해 줘서 부부가 함께 입학했습니다. 1년 동안 수업시간에 법문을 듣고 난 후 했던 나누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둘 위기도 있었지만 우리 도반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수업 중에 남편이 쓰러지기도 하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경전반에 올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

2019년 7월 가을 불교대학 졸업식 / 맨 뒤 오른쪽 두 번째 김홍례 님의 남편 윤언노 님, 맨 뒤 오른쪽 첫 번째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한 김수정 님
▲ 2019년 7월 가을 불교대학 졸업식 / 맨 뒤 오른쪽 두 번째 김홍례 님의 남편 윤언노 님, 맨 뒤 오른쪽 첫 번째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한 김수정 님

전정희 님: 불교와 인연이 깊었는데 어느 날 불교를 잘 모르고 살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불교대학에 다니게 됐습니다. 불교대학 1년 지나면서 두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감사한 마음이 든 것입니다.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거겠지’ 했는데 나에게 정말 감사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상대를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구나. 상대와 나는 다른 것인데 내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고 살았구나. 그걸 알게 되면서 상대를 이해하니 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양미선 님: 저는 지난 가을 경전 반을 졸업 못해서 올해 재수강했습니다. 종교는 제 인생과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나를 믿는 ‘나신교’ 였습니다. ‘나만 착하게 살면 되지’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렇게 순탄하게 살다가 결혼을 하니 사는 게 힘들어졌습니다. 편안한 삶을 살다 우여곡절을 겪으니 많이 힘들어서 행복학교에 다녔고, 그렇게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행복하지 않아서 온 거였는데 2년 지나고 돌아보니 ‘그때 정말 행복했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때 왜 몰랐을까요. 지금 너무 행복해서 날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지금 저는 부처님 말씀에 의지해서 살고 있습니다. 1년 반 정도까지도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의지하고 있고, 부처님 말씀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부처님 말씀 그대로 하면 아무 일이 없겠구나 싶습니다. 의지할 곳은 남편도 엄마도 아니고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믿음이 생기고 있어서 지금은 든든합니다.

가을 경전 주간반 입학식
▲ 가을 경전 주간반 입학식

우리의 전공 수업 경전반

백영희 님: 오늘로 경전반 수업이 세 번째인데 금강경 법문은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 불교대학 1년을 공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온 내가 대견하고 기특했고 앞으로 할 공부가 더욱 기대되기도 합니다. 불교대학이 교양 과목이라면 경전반은 전공과목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 말이 딱 맞습니다.

양미선 님: 작년에 경전반 수업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귀에 잘 안 들어왔습니다. 경전이 너무 어렵고 제가 종교에 관심이 없었으니 전혀 안 들렸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어려운 일들이 생기는데 그럴 때 이걸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붙잡을 동아줄이 이것밖에 없다 보니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불법에 매달리게 되고 정말 잘 극복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 문제, 부모님 문제, 정말 힘든 일들을 그나마 잘 지내 놓고 보니 그래도 이 정도면 ‘내가 불법을 배워서 겪어냈구나’ 하는 마음에 더 믿음이 생깁니다. 오늘 수업 때 들은 법문도 한 번 들었던 내용인데 느낌이 다르고 더 간절해집니다. 오늘 법문처럼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김규열 님: 저는 법문 나누기할 때 도반들의 나누기를 들으면서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반들을 보면 젊은 나이에 나를 바꾸려고 이곳으로 오는 것이 대단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저는 철없이 가방만 메고 도시락만 싸서 다닙니다.

양혜진 님: 아니에요. 그렇진 않았습니다. (모두 웃음)

도반들과의 행복한 시간

전정희 님: 봄 불교대학 입학식 때 공양 준비를 도우러 왔었습니다. 준비된 음식에 비해 참석하신 분이 많아서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김홍례 님이 급하게 오이, 상추를 사 오셨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김홍례 님의 기지로 풍성한 비빔밥을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도반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전혀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백영희 님: 양혜진 님과 JTS 거리 모금을 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양혜진 님은 늘 나누기하는 게 가장 어렵다, 못한다고 말씀하셔서 소극적인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거리 모금에 나가서 1시간 동안 1분도 쉬지 않고 구호를 외치는 거예요. 가장 큰 목소리로 가장 잘 들리게.

그날 집에 가는 길에 그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지고... 그 모든 장면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감동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모습이 아주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저마다 그런 감동적인 모습이 있어서 저는 일상생활에서도 도반들 모습이 자주 떠오릅니다.

경전반 담당의 이야기

백은숙 님 (경전반 담당): 가을 불교대학 입학식에 처음 오셔서 신발 벗고 출석부에 체크하던 순간부터 생각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그 모습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시는 모습이 보여요.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들어오셨다면 지금은 제가 의지할 수 있는 똑같은 수행자입니다.

제가 불교대학 담당일 때는 미리 수업 준비를 하고, 도반님들을 이끌고 가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각자 역할을 나눠서 하고 계십니다. 그런 역량을 갖고 계시니 믿고 가는 중이라 무척 든든합니다.

도반님들이 저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시지만, 지난 1년을 거치면서 제가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감사합니다. 귀찮은 일은 전혀 없었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클 수 있었습니다. 봉사도 같이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앞으로 1년 후엔 얼마나 더 앞으로 나아가셨을지 그 모습이 기대됩니다. 우리는 같이 믿고 가는 도반입니다.

경전반 ‘일과 수행의 통일 Ⅰ’ 행복한 회의 중
▲ 경전반 ‘일과 수행의 통일 Ⅰ’ 행복한 회의 중

지금 나의 마음은?

백영희 님: 오늘 제가 가장 많이 떠들었습니다. 잠깐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민환 님: 여기 계신 도반님들 모두 처음보다 편안해 보입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 입니다.
김규열 님: 경전반 다니면서 하나하나 채워 나갈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습니다.
양혜진 님: 도반들과 불교대학 1년 잘 마쳐서 감사드리고, 또 경전반에 같이 올라와서 함께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 드립니다.
김홍례 님: 도반님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전정희 님: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열심히 해야겠다, 앞으로 잘 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양미선 님: 저는 지금 이대로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백은숙 님: 어디서 이런 좋은 분들을 만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완벽한 타인이 불법 아래 도반으로 인연 맺어 서로 의지처가 되어 주고 감사해하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흐뭇했습니다. 언제든 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도반이라는 존재가 새삼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불교대학 1년을 마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곳에 모인 강서법당의 가을 경전반을 응원합니다.

글_오수진 희망리포터(양천정토회 강서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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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깨장동기 백영희씨 멋져요~♡

2019-12-16 09:47:36

정혜진

강서에서 불교대학을 잠깐하고 다른 곳에서 졸업했어요.
강서 법당 응원합니다!!!

2019-10-03 06:43:51

무량덕

도반이 수행의 전부입니다 를 나누기를 읽으면서 다시 확인하네요. 감사합니다

2019-09-24 14: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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