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금정법당
산화공덕을 실천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부처님 지나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그 발길을 영화롭게 한다는 산화공덕!
작지만 깔끔한 금정법당에 들어서서 계단을 오르면 책상 위 구석진 곳의 작은 꽃꽂이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부처님 전에는 계절마다 어여쁜 꽃들이, 그리고 행사 때마다는 색색깔의 꽃들로 법당은 꽃향기로 가득하지요. 숨은 곳에서 산화공덕을 실천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도반 조연희 님을 소개합니다.

방황 속에서 만난 정토회와의 인연

정토회를 알게 된 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맞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의 권태로움과 가치관이 다른 옆지기와의 갈등이 있었고 바쁘게 지내는 사이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는 소통이 되지 않아 자주 마찰이 생겼습니다. 그 사이 갱년기마저 겹쳐 우울감이 생겼고 행복을 모르고 마음 가는 대로 지냈습니다. 그러다 2014년 봄에 우연히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통해 불교대학 모집 광고를 보고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지금은 하늘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을 엄마와 시어머님을 따라 절에 가본 것이 다일 정도로 불교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하지만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에 입학과 함께 <즉문즉설>을 듣고 보며 법륜스님 바라기가 되어 불법에 깊이 빠져 지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7남매 중 막내로 자라 오직 받는 것에만 익숙해서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만 부리는 무지한 사람임을 깨달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법당에서 도반과 함께 조연희 님(왼쪽)
▲ 부처님 오신 날 법당에서 도반과 함께 조연희 님(왼쪽)

법당에서 잘 쓰이니 하루하루가 행복

하루하루 행복해지기 시작할 즈음 백일기도 입재를 했습니다. 마침 종이로 마음나누기를 하던 것에서 휴대폰으로 수행나누기가 바뀌는 시기에 천일결사 모둠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관련 일을 하는 저의 재능을 살려 도반들이 편리하게 나누기를 할 수 있도록 기기의 사용법을 알려 주며 도반들과 친분을 쌓았습니다. 나의 작은 재주가 큰 쓰임이 되는 것을 경험하니 보람이 컸습니다.

경전반 졸업 후 불교대학 모둠장 소임으로 수행의 끈을 붙들고 있다가 금정법당 불사가 시작되면서 동래법당에서 금정법당으로 옮겼습니다. 특히 제 직업의 장점을 이용해 수행법회 영상, 사회, 생방송 입재식 준비, 동영상 만드는 일 등을 맡아 잘 쓰였고 많이 배우게 되어 나날이 행복했습니다.
신생 법당이다 보니 법당을 알리는 홍보가 중요했습니다. 사탕 봉지를 만들어 나누어 주던 일, 신문지 사이에 전단지를 투입하던 일, 차량을 이용하여 방송하며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탑차를 이용하여 현수막 홍보를 하는 등 제가 가진 재능으로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법당을 알리다 보니 저녁부도 불교대학 교실이 4개로 늘었고, 올해부터 저녁부 불교대학 팀장 소임도 맡게 되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거리모금 중인 조연희 님(오른쪽)
▲ 도반들과 함께 거리모금 중인 조연희 님(오른쪽)

또 전법담당을 하면서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기획 법회를 열고 직장에서 회의를 주관할 때 직장 동료들에게 스님 법문을 잠시나마 보여주고 들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동료들도 하나둘씩 정토회를 만나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졸업하게 되고 지인들도 정토회를 찾아왔습니다. 같이 여행을 가도 도반들이라 수행이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젠 사무실이 제2의 법당처럼 되었습니다.

한여름 밤의 음악회를 열고 꽃꽂이로 법당을 꾸미는 나는 행복한 사람

법당 개원 1주년 때 음악회를 추진했습니다. 여러 도반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한여름 밤의 음악회’는 불교대학 홍보를 겸하였으며 거리공연에서 맛볼 수 있는 멋진 공연으로 여름밤에 행복을 나누어 준 소중한 기억입니다.

꾸미기 좋아하는 성격을 발휘하여 법당을 환하게 꽃으로 장식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꽃 봉행을 하고 입학식과 졸업식에는 구석구석 꽃꽂이를 해서 축하했습니다. 도반들이 “누가 이렇게 예쁘게 꾸며 놓았지? 너무너무 예뻐요.” 하며 기뻐할 때 그 모든 일을 내 손으로 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조연희 님의 꽃 봉행
▲ 부처님 오신 날 조연희 님의 꽃 봉행

법당의 컴퓨터가 고장 나거나 천일결사 입재 때가 되면 법당 2층과 3층을 오르내리며 기기를 고치고 도반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행복합니다. 어디에선가 제 존재가 소중하게 쓰인다는 기쁨을 이젠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행사가 하나씩 마무리될 때마다 사진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으로 제작해서 도반들과 공유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제는 저녁부 불교대학 팀장 소임을 하다 보니 불교대학에 잘 다니고 있는 도반들이 모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비 맞으며 사천왕사지 통일 기도를 했던 기억 등, 이런 작은 기억들은 불법을 만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기쁨이고 그 속에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조연희 님(왼쪽에서 세 번째)
▲ 도반들과 함께 조연희 님(왼쪽에서 세 번째)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스님께서는 ‘백일을 기도하면 내 꼬라지를 안다’고 하셨는데 저는 봉사를 하며 내 꼬라지를 볼 수 있었으며 도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두 손 가득 많은 것을 가지고도 더 가지고 싶었지만 이젠 두 손을 비울 줄도 압니다. 아직도 멀고 먼 수행의 길이지만 도반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배울 수 있기에 두 발 모두 푹 담가 놓을까 합니다. 내 작은 재주가 크게 쓰이는 곳이 정토회이고 그것으로 많은 이를 행복하게 할 수도 있음을 압니다. 법당을 꽃으로 꾸미는 것처럼 내 마음이 잘 물든 단풍이 되도록 부지런히 수행 정진할 것입니다.

꽃꽂이 중인 조연희 님
▲ 꽃꽂이 중인 조연희 님

우리는 법당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조연희 님을 늘 생각합니다.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네” 하고 달려와 도와주고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법당 행사를 빛나게 하는 온갖 꽃들의 아름다움은 우리 법당의 자랑이고 모두에게 환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우리 곁에 이런 도반이 있어 행복합니다. 봉사의 꽃을 뿌려 덕을 쌓는 그녀는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글_최인정 희망리포터(동래정토회 금정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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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내가 필요한 곳에 잘 쓰여져서 공덕을 쌓을수 있다면 그또한 좋은일이네요

2018-08-08 04:36:25

금강화

잘 쓰여지고 계시는 행복이 부럽습니다.
재능을 나누니 진정한 부처님 제자이십니다.

2018-08-06 09:48:42

김도화

꽃봉행이 멋지십니다
연희보살님 잘지내고 계셔서
반갑습니다
1202차 깨장 아름답습니다

2018-08-03 2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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