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정법당
중간에 포기했던 그 때 그 마음에게 다시 묻다

나에게 불교대학이란?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고 현재를 알고 앞으로 살아갈 날의 길잡이가 되어주었습니다. 2017년 가을 불교대학생인 것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다시 찾은 불교대학 입학

2016년 9월 법륜스님의 《행복》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결혼 후 아이 출산 후부터 우울증으로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렸습니다. 언젠가부터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였지만 어떤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 몸무게가 10kg 이상이 줄어들어 초등학교 때나 나갔던 몸무게로 비쩍 말라 집 앞에 나가는 것조차 힘겨웠습니다.
힘들었던 여름이 가고 피폐해진 상태로 가을불교대학을 다녔습니다. 수행 법회도 나가고 거리모금과 희망리포터 소임을 맡으며 법당생활을 충실히 하였습니다. 그 후 <깨달음의장>을 다녀오면서 6개월 정도 상향 곡선을 타며 몸이 급속도로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섭식을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잘 다니던 가을불교대학을 더 못 다니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에 나가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생활하는데 소화불량이 재발하고 몸무게도 줄고 어지럼증까지 생기며 더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괴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끌리듯 다시 수행법회를 찾았고 울면서 나누기하고 도반들과 함께 공양하며 아주 조금씩 힘이 생겨 2017년 가을불교대학에 재입학하여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을불교대학 특강수련 중. 앞줄 가운데가 한영옥 님
▲ 가을불교대학 특강수련 중. 앞줄 가운데가 한영옥 님

'해냈다'라는 고비를 넘기는 순간

가을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 떠났던 남산순례.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갔다가 오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남산순례를 다녀와야 한 고비 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 공기는 너무 춥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쓰러질 것 같다는 공포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도반들의 도움으로 함께 점심 먹고 법륜스님과 만남까지 순례 일정을 무사히 마친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해냈다’하는 생각에 다음 고비도 잘 넘길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사 귀환에 감사했습니다.

2017년 가을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한 남산순례.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한영옥 님
▲ 2017년 가을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한 남산순례.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한영옥 님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수업이 끝난 후 힘들면 법당을 의지처 삼아 누워있기 일쑤이고 나이도 어린데 노인처럼 기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내보자, 이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을 텐데 하며 하루하루 견뎠습니다. 6개월이 지나니 조금씩 몸이 좋아지고 살도 많이 붙고 잘 먹고 잘 웃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에너지가 생겨 사회활동팀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소화불량으로 잘 먹지 못 한 경험을 하다 보니 배고픈 아이들을 도와주는 거리모금의 소임이 인연인 듯 복이라 생각하며 하고 있습니다.

JTS 정기 거리모금
▲ JTS 정기 거리모금

중간에 포기했던 그 때 그 마음에게 다시 묻다

지금도 처음 입학한 불교대학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감정과 맞닥뜨리기가 불편하고 굳이 대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때는 주변 상황을 탓하기 바빴지만, 이제는 내 문제였다는 것을 알았고 지금까지의 삶을 보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고 상황을 변명하고 싶은 마음 또한 올라옵니다. 그러나 나를 정확히 보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기도 합니다. 재입학을 하니 지금의 소중함과 감사함이 더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꼭 나쁜 일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스승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기꺼이 도반이 되어준 남편과 함께

재입학을 하면서 남편과 함께 불교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기꺼이 응해준 남편에게 감사했고 지금까지 함께 잘 다니고 있습니다. 남편과 남산순례, JTS거리모금, 천일결사 입재식을 함께했습니다. 거리모금과 입재식에는 딸아이도 참석하여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한 거리모금은 뜻 깊었고 정말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지난 9-5차 입재식도 가족과 소풍 온 기분으로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토회의 의미와 취지가 좋고 법륜스님의 가르침과 법문은 우리의 가족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가족과 함께한 거리모금
▲ 가족과 함께한 거리모금

기꺼이 도반이 되어준 남편과 함께.
▲ 기꺼이 도반이 되어준 남편과 함께.

확연히 달라진 일 년을 돌아보며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이번엔 개근에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나를 발견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잘 쓰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가정과 사회, 정토회에서 좋은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과 더불어 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글_한영옥 님(분당정토회 수정법당)
정리_김성희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수정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지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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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소화불량 동지를 만나 반갑습니다 ^^ 기사 잘 읽었습니다~ 사진에 미소가 행복해 덕분에 좋은 아침 시작합니다~

2019-03-29 22:52:47

세명화

토닥토닥~
등두드려 주고 싶네요ㆍ

아픈 몸으로 온전히 이겨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ㆍ
겨울을 딛고 나온 새싹은 여리지만 봄나물로는 비할데가 없듯이 도반님의 수행도 누군가에게 더큰 울림으로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018-05-24 16:18:17

황소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나날이 행복하세요♡♡♡

2018-05-24 00: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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