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해법당
1999년 필리핀에 사는 언니에게서 받은 《월간정토》

김해법당에는 20년 전에 필리핀 마닐라법당의 한금화 님 (4월 9일자 정토행자의 하루에 소개된 분)으로부터 정토회를 알게 된 한춘화 님이 있습니다. 이 인연으로 지금은 많은 가족이 정토행자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족 중에 한춘화 님과 한춘화 님의 셋째 언니 한순화 님, 딸 이유정 님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금화 님 기사 다시 읽기 ▶ : 머리카락 없는 손님, 그 인연으로 닿은 행복)

2017년 가족 모두 필리핀에서
▲ 2017년 가족 모두 필리핀에서

김해법당의 먹거리 담당과 에너지 넘치는 한춘화 님 이야기

1999년 필리핀 둘째 언니에게서 《월간정토》 1년 구독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모든 것들이 다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김해시 상동면 골짜기에서 2남 4녀 중 넷째 딸로 태어나 부모님 은혜 속에서 잘 자랐습니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서 울산에서 살다가 2000년에 부산으로 이사 오면서 《월간정토》 배달처를 부산으로 옮겼습니다. 부산에서 10년간 식당을 하면서 일이 너무 바빠 법당에는 나갈 수 없는 입장이라 《월간정토》와 법륜스님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보고 듣는 게 저에게는 삶의 희망이고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그 《월간정토》의 인연으로 딸은 백일출가를 한 뒤 1년 봉사 상근을 하였고, 2010년 아들도 군 입대 전 필리핀 민다나오 선재수련을 다녀왔습니다.
남편도 딸이 백일출가 전 <깨달음의장>을 다녀왔습니다. 둘째 언니 덕분에 우리 친정 형제와 조카들은 모두가 모이는 자리에서는 정토회의 나누기식 소통으로 서로의 마음을 많이 헤아려 주는 것이 가풍이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에도 14명이나 다녀왔습니다.

둘째 언니에게서 받은 책들. 정토회와 인연을 맺어준 《월간정토》
▲ 둘째 언니에게서 받은 책들. 정토회와 인연을 맺어준 《월간정토》

저는 불교대학을 2번 입학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정불교대학에 입학했지만 무릎 시술 관계상 중도하차 하였습니다. 김해법당 개원 후 다시 입학해서 경전수업도 하면서 수요법회 공양주를 3년간 했습니다. 공양주를 하는 동안 우리 집 밭에서 남편과 같이 농사지은 과일과 채소들을 다듬어 반찬으로 만들고 부처님 전에 올린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해 법당에서 공양송을 부르고 맛나게 먹었던 그 행복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항상 일과 수행 속에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김해법당에서 공양 준비하는 한춘화 님
▲ 김해법당에서 공양 준비하는 한춘화 님

결혼 후 남편과 살면서 모든 힘든 일들이 남편의 무능력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했는데 수행을 통해 이제는 있는 그대로 보고, 내가 온갖 상을 가지고 분별심을 일으키고 있었다는 것이 알아차려집니다. 지금은 남편이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월간정토》 인연으로 부처님 제자 되어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고 일상 속에서의 백일 실천과제를 행하고 있습니다. 모둠활동에서 모둠장 역할을 하면서 도반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점검하며 매일 나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평화캠페인 서명홍보와 JTS 거리모금 등 필요한 곳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마음으로 모자이크 붓다의 길, 나 자신을 위해 꾸준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합장합니다.

정토불교대학 졸업 후 경전반 담당으로 행복을 키워가는 한순화 님 이야기

딸이 대학교 다닐 때 남편이 간암으로 병마와 싸우다 먼저 다른 세상으로 가고, 그 후부터 힘든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 정토회 법륜스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사는 게 바빠서 법당에 나가지 못하고 유튜브와 가족들로부터 이야기로만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봄, 갓 돌이 지난 손자와 함께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법당 가는 길이 행복하고 설렜으며, 수업 때는 같은 법당에 다니고 있는 동생 (한춘화)이 손자를 봐주기도 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있어서 동생에게 고마웠습니다.
경주 남산순례, 문경수련, 수행맛보기 등 모든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였습니다. 수행맛보기를 하다가 9-2차부터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매일 아침 참회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불법과 스승님을 만나 새롭게 태어난 내 인생에 대한 감사함으로 하루하루 시작하고 있습니다.

왼쪽 두 번째 필리핀 언니 한금화,네 번째 한춘화, 다섯 번째 한순화 님
▲ 왼쪽 두 번째 필리핀 언니 한금화,네 번째 한춘화, 다섯 번째 한순화 님

지난 추석 연휴 때 우리 가족 중 11번째로 <깨달음의장>에 다녀왔고, 가기 전 가족들에게 <깨달음의장>에 대해 여러 번 물어봤지만 아무도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주지 않아 4박 5일 동안 무슨 깨달음을 얻을까 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5일이 지났을 때는 <깨달음의장>에 가기 전의 내가 아니었으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먼저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딸을 꼭 끌어안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눈물과 가슴 뭉클함으로 말없이 한참을 있었습니다. 딸도 울고 나도 울며 그동안 나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을 딸에게 미안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이후에는 우리 가족들이 여행을 가거나 가족 모임이 있을 때는 마음나누기를 하며 서운하거나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더 행복합니다. 가족 모두 정토행자로서 수행과 봉사, 보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JTS 거리모금도 참여해 보고, 지난가을에는 새터민 담당자로 통일 축전에도 참여하여 남과 북이 모여 게임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바자회 등 흥겨운 한마당을 열었습니다. 남과 북이 다르지 않고 하나라는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목탁 교육도 받아서 봄경전반 담당과 집전 소임을 맡아 수행과 봉사를 통해 내 인생의 주인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정토회 부처클럽의 정회원이 되어 이웃과 내 주위에 잘 쓰이는 사람,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우리 손자들도 작은 일에도 행복할 줄 알고 당당하되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되 비굴하지 않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김해법당 JTS 거리모금 한순화 님 (오른쪽 끝)
▲ 김해법당 JTS 거리모금 한순화 님 (오른쪽 끝)

철부지 딸에서 철든 수행자로... 이유정 님 이야기

어렸을 때 책장 한 칸 빼곡히 꽂혀 있던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은 책장뿐만 아니라, 식탁 위, 책상 위 그리고 화장실 조그마한 책꽂이에도 항상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너무 많아서 어렸을 때는 안 읽으면 버리는 게 좋겠다고 엄마께 제안도 드렸지만, 여전히 그 책은 우리 집 책장 한 가득 있었고, 그것은 바로 《월간정토》였습니다. 그렇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손쉽게 《월간정토》를 읽었습니다.
우리 친척들은 20살이 되면 가야 하는 곳으로 <깨달음의장>이라는 곳이 있다고 참 많이 이야기하셨습니다. 스무 살이 되어 네 차례가 왔다고 얘기를 하길래 2007년 12월 스무 살, 첫 대통령선거를 하고 혼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산골짜기 문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너무 어렸기에 나에게 <깨달음의장>은 하나의 정말 좋은 경험 그리고 추억이었습니다.

9-4차 입재식 부산 KBS홀에서. 오른쪽에서부터 한춘화, 이유정, 한순화 님
▲ 9-4차 입재식 부산 KBS홀에서. 오른쪽에서부터 한춘화, 이유정, 한순화 님

그 뒤에도 꾸준히 집에 배달 왔던 《월간정토》를 읽었고, 읽고 싶은 부분만 읽었지만 그래도 그 인연으로 인해 다시 정토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지 5년이 되었을 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49재 후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이번에는 제 발로 너무 사랑했고 따랐던 가족, 친척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백일출가 입방 신청을 하였습니다. 처음의 백일출가는 가족, 친척들에게서 벗어나는 자유(?) 아닌 사실은 가출이었고, 그렇게 나는 소리 소문도 없이 정말 갑작스럽게 문경으로 도망치듯이 갔습니다.
그렇게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발을 내딛은 정토회, 백일출가는 정말 또 다른 정토회였습니다. 내가 여태까지 봐 왔고 들어왔던 정토회와는 다른 '아, 정말 나만의 상을 가지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았구나. 참, 안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무섭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백일출가에 와서 처음 받은 기도문은 ‘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습니다.’였습니다. 나의 첫 기도문은 지금까지도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해줍니다. 예전에 나는 내 옳다는 생각으로 있는 그대로를 못 보는 게 많았습니다. 남의 인생에 대해 간섭하는 오지랖도 넓었는데, 나의 삶에 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간섭 받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가서 나에게 돌아오듯이 내 욕심대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에서 일어난 내 마음이었고 고집이었습니다. 백일출가의 정진과 수련, 그리고 나누기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된 내 모습은 내가 정말 복에 겨운 사람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백일출가' 동기들과 (첫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 '백일출가' 동기들과 (첫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한 발짝 떨어져서 보니 문제라는 것이 없는데, 지금까지 내가 문제를 삼고 있고 쥐고 있는 게 많았습니다. 툭 놓아보니 참 가볍고 내 자신이 좋은 것을...
상근자 회향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은 소소한 소임거리만 하고 있지만, 집안에서 정토회 활동하는 분들이 있기에 정토회 정보와 얘기는 항상 모이면 하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 인연 그리고 공덕, 야금야금 까먹지 말고 잘 쓰이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월간정토》 인연 지어주는 거 괜찮습니다. 저는 참 좋거든요.

김해법당에서 언제나 넘치는 에너지로 우리들에게 활력소가 되어주는 한춘화 님의 끈끈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따뜻한 온기와 희망이 보입니다. 꼭 닮고 싶은 가족의 이야기 아닌가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글_송현숙 희망리포터 (김해정토회 김해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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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덕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04-20 20:31:21

황소연

대단한 자매도반님들 이시네요^^
월간정토의 힘도 다시 한번 알게되었습니다^^

2018-04-20 16:02:25

무량상

가족간에 나누기를 하시는 모습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기쁘네요. 부럽습니다 ^^

2018-04-20 15: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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