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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성억 님을 취재하는 리포터의 마음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왜냐면 저와 불교대학 동기이고, 같은 나누기 모둠조이고, <수행맛보기> 때 전화해서 깨워주는 짝지라서 성억 님의 처음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거든요.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덕분에 인터뷰도 내내 즐거웠습니다.
성억 님에게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정토회에서의 2년은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았습니다.
구미법당에서 하는 소임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봄경전반 학생이고, 얼마 전 저녁팀장님의 권유로 가을불교대학 저녁반담당도 하고 있어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정토생활 2년은 어땠는지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 말이 생각나네요. 영어공부란 게 긴 계단 같아서 해도 진전이 없는것 같지만, 한참을 하다 보면 결국 한 칸씩 올라간다는 말. ‘끓는다’는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팟캐스트 듣다가 얼떨결에 불교대학에 입학하면서 서서히 끓기 시작했고, 작년 11월에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후 본격적으로 끓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는 길고 지루하지만 그동안의 정토회 생활는 숨 가쁘고 역동적이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본인 스스로 어떤 점이 달라지셨나요?
“내 인생은 불교대학 전후로 나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하하). 동료와의 갈등, 부모님에 대한 혼란, 아내와의 불화는 늘 상처였죠. 그동안은 내가 나를 밑바닥으로 끌어내렸었죠. ‘나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람이다’. ‘낯선 곳을 싫어하고 낯선 사람들을 피했다.’ 그러나 불교대학 졸업 이후에는 내 삶을 만족할 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 행복해요. 아침마다 ‘자기’라고 불러주는 아내가 사랑스럽고요, 고된 삶 속에서 절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요.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동료가 소중하게 느껴지니 자연스레 그들이 꺼리는 일을 찾아서 해보고 있어요.
지금 현재 내 마음이 사로잡혀 있는 것이 있나요?
타인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업식을 지켜보는 중이에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동생보다 새엄마에게 잘 보이려 애쓰던 것들이 업식이 된 거 같아요. 얼마 전까지 정토회 주말 행사 참여 때문에 아내에게 불편한 마음이 들었어요. 어린 시절 가지고 싶은 건 출근하는 부모님을 졸라서까지 사서 가졌던 기억이 난 거죠. ‘아, 지금 내가 아내에게도 그때처럼 조르고 있구나!’ 그때부터 내 태도부터 바꿔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설득과 대화로 아내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어요.
매일 새벽기도 하고 있죠? 기도할 때의 마음은 어떤가요?
작년 4월부터 계속해오고 있어요. 최근 아침기도를 뭔가 바라면서 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운동, 마음의 평정, 이런 신체에 관한 것들 말이죠. 최근 정일사 수련을 처음 입재했는데 매일 아침이 힘들었어요. 그런 아침을 2주 동안 맞이하고 나니 욕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후론 눈만 뜨면 그냥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절하는 건 쉬워요(하하).
어제가 힘들고 괴로웠을지라도 아침기도로 다시 마음잡을 수 있어 좋아요.
이렇게 이성억 님과 대화를 마무리해봅니다.
2016년 봄불교대학 입학식 때 “불교를 잘 몰라요.”라고 수줍게 말하던 슈렉(?) 도반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바른길을 가고 있는 수행자였습니다. 이성억 님의 영원한 수행의 길을 응원합니다.
글_김수정 희망리포터(구미정토회 구미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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