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안산법당
롤러코스터 같은 삶, 그래도 가늘고 길게라도 가고픈 정토행자
김용태 님의 수행담

안녕하세요? 안산법당 희망리포터 김용태입니다.
첫 기사로 부총무님께서 저의 수행담을 가볍게 해보라며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8-6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저 김용태입니다.
▲ 8-6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저 김용태입니다.

독신남, 법륜스님을 만나다

2015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한 후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지 이제 3년 가까이 되어 갑니다. 돌이켜 보면 정토회와의 인연은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고 인생을 사는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로 마흔일곱의 독신남입니다. 처음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의 권유였습니다. 그때가 2013년도였습니다. 그 당시 스트레스로 정신과 신체 모두 피폐한 상태였습니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친형님께 의지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25살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직장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첫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을 만나 다시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스트레스만 쌓이면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입사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벌써 2번 퇴사하고 3번째 입사를 해서 지금껏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철이 들어서인지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스님의 유튜브 영상을 봤던 당시를 돌이켜 봅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단번에 마음에 깊은 울림이 왔습니다. 단순히 선과 악, 도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일상 속에서의 알아차림, 마음에 대한 말씀을 듣고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스님의 팟캐스트 방송을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팟캐스트 방송에서 나오던 불교대학 입학 홍보를 듣고 고민하다가 결국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불교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입학하게 되었는데 불교대학에서의 공부는 처음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를 몸소 체험하면서 점점 불교가 이런 거구나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수행맛보기>를 하면서 처음엔 새벽에 일어나 기도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내가 <수행맛보기>를 시작으로 100일 동안의 새벽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행문 중 ‘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행복과 자유를 구하지만 끝내 얻지 못한다.’란 문구가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비로소 어떤 종교적 형태가 아닌 내 마음의 문제임을 알게 되었고 제대로 공부해보자 다짐을 했습니다.

수행, 그게 뭘까?

이때의 체험이 너무 좋아 천일결사자가 되고 입재식에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입재식만큼은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롤러코스터같이 내 감정에 들떠 용맹정진하다가도 또 나락으로 떨어져 수행을 게을리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마음에 부딪힐 때는 어김없이 법당에 나와 새벽기도를 하러 갑니다. 새벽기도를 통해 다시 수행의 관점을 잡고 내 삶의 방향을 잡아갑니다.

<깨달음의장>은 비교적 늦게 갔습니다. 직업이 엔지니어인지라 며칠을 빠져서 수련프로그램에 참석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불교대학을 졸업하기 전 2015년 말 연말연시에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의 깨달음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주변 사람들에게 권해보았지만 아직 저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만큼 제 삶의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겐 아직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깨달음의장> 이후 저는 경전반 입학을 하였고 동시에 불대담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대담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불대생 1년 동안 담당이었던 김도연 님의 헌신적인 봉사를 보며 나도 받은 만큼은 돌려드려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일주일에 3일 이상은 항상 법당에 있었습니다. 불대담당은 저에게 큰 선물과 같은 소임이었습니다. 학생으로 접했던 정토회와 봉사자로서 참여하는 정토회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담당 소임을 하며 같은 봉사자들과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사소한 의견충돌도 있었습니다. 그때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는 알아보지 못했을 나의 단점을 정토회 도반님들은 바로 지적을 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저 사람 좋아 보이지만, 안은 고집스럽고 독선적인 성격인 것을 내 모습 그대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내 꼬라지를 그제야 조금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2016년 안산희망마라톤대회에서 봄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
▲ 2016년 안산희망마라톤대회에서 봄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

드디어 내 운명을 만나 결혼합니다

불대 담당을 맡고 가을학기를 맞이할 시점에 내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혼자 있어도 좋고 둘이어도 좋을 때 결혼을 해도 된다는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그 무렵 저는 이제 혼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운명같이 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고 그 사람과 이제 얼마 있으면 결혼을 합니다. 물론 살아온 각자의 업식으로 인해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수행적 관점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니 이해 못 할 일도 없고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나로 돌립니다. 경전반도 졸업하고 현재는 간간이 새벽기도 하러 법당을 방문합니다. 또한, 얼마 전부터 맡게 된 희망리포터라는 소임을 통해 하루에 한 번씩 전국의 정토행자 소식으로 도반님들께 문안 인사를 합니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들떠 있거나 가라앉았을 때 법당을 찾아 새벽기도 하며 나누는 도반들과의 나누기는 내 삶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어려운 일을 겪고 마음이 무거울 때 스님의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떠올려봅니다. 위대한 스승의 말씀이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해보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롤러코스터같이 들쭉날쭉한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정토회와의 인연을 놓지 않고 가늘고 길게라도 가고픈 영원한 정토행자이고자 합니다.

모든 도반, 그리고 정토회의 모든 인연들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 쭉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김용태 희망리포터(안양정토회 안산법당)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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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화

축하축하 합니다.

2017-11-02 17:47:17

이기사

진리의 길에 한 이불을 쓰는 도반(?)과 동행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고 평화롭기를_()_

2017-11-02 17:15:15

구석모

감동 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7-11-02 13: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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