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아시아·태평양지구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
붓다의 가르침은 미래로 난 옛길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지난 4월 30일 호주 시드니정토법당에서는 봉축법회가 열렸습니다. 해외에서는 음력 4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이 공휴일이 아니어서 며칠 앞서 일요일에 봉축법회를 열고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뜻깊은 날을 맞아 많은 분이 법회에 참석해 시드니법당을 가득 채워 주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새로 달아 시드니법당이 산뜻하고 환해졌습니다~

이날 법문에서 스님께서는 부처님의 탄생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붓다의 큰 가르침인 해탈과 열반이 탄생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상징적으로 나타나는지, 또 그 가르침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짚어주셨습니다.

▲법당을 가득 채운 시드니 도반들이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붓다의 가르침은 미래로 난 옛길이라는 말씀이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스님의 법문 중 일부입니다.

부처님 당시 2600여 년 전 인도의 시대적 상황은 현재와 비슷했습니다. 전통 신앙과 사상이 붕괴되던 브라만 시대 말기로, 새로운 가치관은 확립되지 않은 채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정치적인 혼란이 가중되던 시기, 청년 붓다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복제 인간 등 미지의 시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무엇이 진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갖게 됩니다. 붓다의 가르침이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현재 물질주의가 난무하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 기본 권리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야 합니다. 사람을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남은 물론 자기 자신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자아의 회복, 자존성의 회복이 중요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 곧 사람입니다.

또한 공동체 붕괴, 지구의 환경 파괴라는 당면 문제 앞에서 어떻게 세계를 이해해야 하는가? 나와 너, 사람과 자연이 따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연기적 세계관을 통해 미래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곧 미래로 난 옛길과 같습니다.

종교, 국적, 성별, 성 정체성 등 모든 것을 떠나 누구든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 가르침이 불교라는 종교적 울타리에 갇혀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해외에 사는 동포들은 문화적, 종교적 소수이기는 하지만 진리의 측면에서 우리는 미래를 향해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지금 여기 이곳의 사람들에게 이 좋은 법을 전해서 이들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이들이 미래에 겪을 혼란을 방지할 수 있도록 원을 세우고, 수행자로서 적극적인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법회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점심 공양이 이어졌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여러분들이 보시하고 또 음식도 만들어 와 풍성하고 넉넉한 공양이었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이어진 점심 공양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청법가, 사홍서원을 부를 때 법당 안에 소리가 꽉 차서 감동이었다는 분, 법문이 너무 좋아 스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도반, 둘러앉아 공양을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저는 해외 교민에게 하는 스님의 당부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가 사는 이 사회의 언어, 피부색, 종교, 문화가 다른 이웃들에게도 이 좋은 법을 전해 미래의 혼란을 막고 그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전법에 힘쓰자는 말씀에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직장 동료가 불법에 흥미를 보이거나 질문을 할 때도 언어적 한계,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얘기를 망설이거나 흐지부지 대답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안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준비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그 가르침을 되새기고 재발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시드니법당을 가득 채운 도반들

글_이진선 희망리포터 (태평양 시드니)

전체댓글 8

0/200

보리안

법당에 도반님들 가득하니 참 좋습니다.
정리해주신 법문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5-13 22:42:42

이정인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할 정도로 법당에 가득오신분들, 대부분 직접 뵙지 못한 분들이지만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해외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의 불자가 될것인지에 대한 법문이 참 좋았는데, 글로 정리를 해 주셔서 다시 새깁니다. 시드니법당이 늘 이렇게 법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분들로 넘치길 기원합니다.

2017-05-09 10:58:37

현광

해외에서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여 행사를 할 수 있다는게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2017-05-08 19:40:01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동아시아·태평양지구’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