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언양법당
궁금하실걸요?- 금강경 공부하며 '상에 집착'하는 나를 발견한 배덕규 님 이야기

금강경을 통해 아상과 아집에 사로잡혀 살아왔음을 깨닫고 일과 수행의 통일을 실천하며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는 언양법당 봄불교대생 배덕규 님의 이야기입니다.

상에 사로잡힌 나를 보다
“3년 전 퇴직과 사업실패 후 주식투자로 용돈 벌이를 하며 권태롭게 지내던 중 우연히 TV에서 스님의 말씀을 듣고 불법에서 행복해지는 길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종교적인 불교와 진리로서의 불교는 다르다는 가르침에 솔깃했습니다. 평소 맹목적 신앙이나 기복적인 종교를 불신하고 있었으니까요.”

“저의 강하고 독선적인 성격이 상(相)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상대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고 내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던 제가 부처님 말씀에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내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

돈이 있어도,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여가생활을 해도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던 까닭은 아상과 아집으로 인해 늘 타인과 불화하고 자신을 괴로움 속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자 무지를 일깨워준 금강경을 제대로 공부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금강경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면서 아상과 아집 덩어리를 바꾸어 보리라 원을 세웠고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듣기 위해 불교대학에도 입학하였습니다.

천일결사에 입재하는 배덕규 님
▲ 천일결사에 입재하는 배덕규 님

다만 할 뿐 -시비분별 하는 마음 알아차리기
“젊은 시절,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에 입사하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런 잘난 사람들 속에서도 내가 옳다는 성향이 강해 내 판단이나 상식과 다르면 그냥 넘어가질 못했어요. 윗사람과도 종종 마찰을 빚었고 적당히 타협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증권 일을 하다 보니 업무스트레스가 심한 데다 경쟁, 긴장의 연속인 회사생활에 시비 분별하는 성격까지 더해 마음이 불편했고 늘 불안했습니다. ”
몇 번의 이직과 사업 실패를 겪은 뒤 ‘상을 보지 말고 법을 보라’는 부처님 말씀을 따라 돈에 얽매여 행복하지 않은 삶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불법의 가르침대로 살아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은 고향을 떠나 낯선 고장의 대기업 하청공장에서 ‘몸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이 수행처, 도반이 의지처-금강경을 등불 삼아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게 되니 직장은 수행처로 일은 수행 거리로 삶 자체가 수행이라고 합니다.
“일과 수행의 통일, 일상에서 깨어있기 등 깨달음의 장에서 배운 것을 바로 직장에서 적용하니 매일 매일 매 순간이 수행입니다. 시비분별 심이 올라올 때 내 생각이고 견해일 뿐 이라며 알아차리고 깨어있기를 연습합니다. 까다롭고 신경질적이며 화가 많던 성격도 알아차리게 되었고, 남의 인생에 끼어들지 않고자 하니 내가 편안합니다. 불안하던 마음이 신기하게 사라졌습니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 싶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마음나누기 하는 도반들과 함께라서 가능합니다.
깨어있기를 놓쳤을 때는 집에서 절하며 참회기도를 하는데 절의 횟수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형편에 따라 자유롭게 합니다. 수행 형식에 얽매여 또 다른 집착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해서요. 이것도 상을 고집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받아들이기에 제 수행이 한참 모자란 탓입니다. 금강경에 의지해서 공부하다 보면 이 상마저 놓고 자유로워질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금강경 공부하러 경전반 입학
봄불교대 영상, 사회 봉사, 가을불교대 영상 봉사, 남산순례 안내 및 법당 봉사자들이 바쁜 일로 빠지게 되면 소임을 대신하며 할 수 있는 봉사 소임이 주어지면 기꺼이 봉사한다고 도반들이 전해 주었습니다.
또 자신의 변화를 도반들에게 전하여 함께 금강경 공부하며 수행하기를 권한 덕에 저녁 부 도반 모두 경전반에 입학하기로 했다며 기뻐합니다. 경전반 담당자 소임도 흔쾌히 맡은 걸 보니 수행 의지가 느껴집니다.

남산순례 안내 봉사 중 배덕규 님
▲ 남산순례 안내 봉사 중 배덕규 님

아버지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제 업식의 뿌리인 아버지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흔이 넘는 지금도 당신이 항상 옳아 남의 행동이나 태도에 시비 걸고 야단치는 모습이 얼마나 괴로울지 안타깝습니다.
제 두 딸에게는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는 게 제 과제입니다.“
학창시절 아버지가 무서워 성적 강박으로 인한 만성 위장병을 앓아왔는데 아버지를 바라보고 그분의 아픔을 이해하니 요즘은 희한하게 이 증상이 없어졌고, 앞날에 대한 불안이 망상인 줄 알아차리니 걱정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리포터도 배덕규 님이 예불이나 법회의식을 꺼리는 모습이나 정토회 프로그램에 대해 불평하는 모습을 보며 ‘일단 하기로 한 것은 그냥 해보는 게 수행하는 태도가 아닐까?’ 라며 불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중 “뜻을 모르는 예불문이나 종교적 의식이 어색하고 정토회의 교육방식이 전에 근무했던 대기업의 것을 연상케 해 거부감이 들었다.”라는 배덕규 님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도리어 형상에 끄달려 내가 옳다고 고집했던 저를 비춰볼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내 고집을 버리고 행복과 자유의 길로 들어선 수행자의 모습이 느껴져 저도 함께 뿌듯하고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부주어상(不住於相). 배덕규 님의 간절한 발원대로 상에 머무는 바 없이 수행 정진하여 깨달음을 이루어 일체 중생 회향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도반들과 함께 JTS 모금 중 왼쪽부터 정진익, 배덕규, 김종경 님
▲ 도반들과 함께 JTS 모금 중 왼쪽부터 정진익, 배덕규, 김종경 님

전체댓글 2

0/200

이미라

이 좋은 글, 남편과 함께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12-30 12:58:45

이기사

고맙습니다_()_

2016-12-29 19:09:32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언양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