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면법당
서면법당 천일결사 담당이 전합니다. 천일결사 함께해요~

지나갈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조금 물러가는 듯한 요즘. 선선한 바람도 느껴지고 가을 기운이 설렘을 선물하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서면법당 희망리포터입니다. 오늘 제가 취재한 내용은 정토회의 천일결사 이야기 입니다. "천일결사가 아직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또는, "꼭 천일결사를 해야 하느냐" 의문이 들지만 묻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해 제가 이분에게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서면법당 천일결사 담당 소임을 맡고 있는 임희경 씨인데요. 임희경 씨가 소개하는 천일결사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자. 시작할까요?

Q. 정토회의 천일결사를 소개해주세요~ 무엇을 하는 곳이고 목적은 무엇인가요~?
A. 정토회는 불교대학에 입학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도법사님이신 법륜스님께서 늘 강조하듯 수행공동체입니다. 정토회에서 함께하는 수행으로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천일결사입니다.
처음 정토회를 설립할 때 바른 불교, 쉬운 불교, 생활 불교라는 서원으로 만일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만일이면 30년의 시간이니까 너무 아득하고 힘들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단위를 천일로 나누고, 그 천일도 다시 100일씩 나눠서 100일마다 입재하고 회향하며 많은 도반이 함께 정진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100일은 정진해야 자신의 모습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요, 그렇게 100일씩 꾸준히 정진하면서 나 자신을 알고, 나를 변화시키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수행 활동이 천일결사입니다. 그런데 씨앗인 나는 행복한데, 밭인 사회가 병들고 불행하면 혼자 행복한 게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나와 더불어 가족과 사회가 함께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보통 백일기도라고 하면 100일 동안 열심히 절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천일결사의 기도는 매일 새벽 5시, 108배와 명상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뿐 아니라 하루 천원의 보시를 통해 나눔을 함께하고, 세상을 바꾸는 매일 한가지의 선행도 약속합니다.
오늘 기도는 만일결사 중 제8차 천일결사 9차 백일기도 89일째입니다. 다가오는 9월 4일이 8-9차 백일기도 회향일이자 8-10차 백일기도 입재식입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 약 7,900일의 정진을 해왔다는 얘기인데요. 하루 한 번의 기도가 쌓여서 벌써 이만 큼에 이르렀네요.

8-9차 입재식 전경
▲ 8-9차 입재식 전경

Q. 법당에서 천일결사 담당 소임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A. 정토회는 모든 활동이 구성원들의 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천일결사 담당은 100일마다 진행되는 입재와 회향에 대한 봉사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입재식 참가자를 취합하여 전국의 결사자들이 모이는 입재식에 참여하고, 처음 기도를 시작하는 분들께 정토회 천일결사 기도법과 의미를 안내합니다. 또 천일결사자에게 주어진 실천과제를 공유하고 그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번 8-9차 천일결사 활동으로 “아홉 번의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매 기도의 10일째 되는 날에는 법당에 모여서 여러 도반이 함께 새벽기도를 하였습니다. 나만의 공간에서 조용하게 하는 정진 시간도 좋지만, 법당에서 새벽 예불과 함께 축원문도 올리며 도반과 함께 하는 기도는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정진의 힘을 느끼게 했습니다.

Q. 천일결사를 하지 않고 수행을 하는 것과 천일결사에 참여하는 것이 뭐가 다른 걸까요? (혼자 하는 수행은 효과가 없을까요?)
A. 천일결사 동참여부가 수행의 척도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식과 방법으로든 수행을 다짐하고 지켜나가는 태도는 안 하는 것보단 내 삶에 양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질문에 대해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천일결사에 참여해서 함께하는 수행이 좀 더 재미있고 쉬운 길인 것 같습니다. 불자들 사이에서 ‘도반이 수행의 전부’라는 얘기가 흔히 오가는데요, 함께 수행하는 도반은 나의 경계가 되기도 하고, 나의 스승이 되기도 하면서, 꾸준히 수행할 수 있도록 끌어주고 밀어주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천일결사는 나, 가족, 세상과의 공개적인 백일의 약속이잖아요. 그것도 존경하는 스승님과 좋은 도반과 함께 바른 목표를 세우고 그 원을 위해 정진하는 수행이라서 근본불교를 넘어 대승불교의 관점에도 좀 더 부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게다가 무언가 공표한다는 것은 지켜야 할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잖아요. 하하. 혼자 해도 괜찮아요. 그렇지만 함께 수행하면 넘어져도 손잡고 일어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천일결사를 하면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저는 불교대학 학생일 때 7-8차 천일결사에 첫 입재를 했었고요. 도저히 집에서 정진할 자신이 없어서 카풀로 새벽에 법당에 나가 천일결사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거의 1년을 새벽기도에 동참했습니다. 때때로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며칠이 있긴 했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책임 있게 한다는 것 자체가 저로서는 큰 성취였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일에 쉽게 푹 빠지는 방면, 어떤 일이 일단락되면 뒤도 안보고 딴 일 찾는 습관이 있었는데요. 1년 꾸준히 정진하면서 쉽게 싫증 내고, 그런 나 자신과 타협하는 제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8차 천일결사 1차 백일기도부터 천일결사 담당 봉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힘 반, 주변의 도움 반으로 지금에 이르러 마지막 10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이 정도면 정말 많이 변한 거 아닌가 합니다. 지치지도 않고, 싫증 내지도 않고, 무리하지도 않고, 욕심내지도 않고, 꾸준히 담담하게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것. 우와~ 지금 얘기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아주 기특하네요. 하하하

 8-9차 천일결사자들과 함께 초량 산복도로 야행 후
▲ 8-9차 천일결사자들과 함께 초량 산복도로 야행 후

Q. 천일결사 준비과정을 소개해주세요~~힘들 때 본인만의 극복방법이 있다면?
A. 100일에 한 번만 가는 입재식이다 보니 법당에서 하는 준비과정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입재식 한 달 전 홍보물을 부착하고 각 모둠에 입재식 공지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참가자를 취합하는데요. 처음 1대였던 버스가 지난 차수에는 3대로 늘어났으니 취합이 가장 큰 일입니다. 인원에 맞춰 버스를 준비하고, 입재식 준비물을 안내합니다. 아침식사와 간식을 비롯해, 이름표, 접수 카드 등 입재식에 사용될 각종 물품도 준비합니다. 참가자의 증가로 차량 수가 늘어나서 지금은 차량담당자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입재식 당일에는 인원 접수와 전체 진행을 총괄합니다. 입재식 후에는 와우시스템에 관련 데이터 등록과 회향 결사금 처리, 모둠 재편성, 모둠장 교육, 예비결사자 만남의 날 진행 등 천일결사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매주 보고서 쓰는 일이 천일결사 담당자 대부분이 힘겨워하는 부분인데요. 저도 마찬가지로, 자주 놓치는 일이 있어서 늦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와 같은 봉사 활동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일을 미루고 닥쳐서 하는 습관을 알고 나니, 자연히 고칠 방법을 연구하고 찾게 되더라고요. '미루지 않는다.' '그냥 한다.' '꼭 한다.' 스스로 명심문을 만들어 갖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계속 넘어지고 일어나는 걸 반복하고 있지만, 그래도 봉사하는 시간은 늘 즐겁습니다.

8-9차 예비입재자 만남의 날
▲ 8-9차 예비입재자 만남의 날

Q. 천일결사를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한마디
A.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이겠습니다. 천일결사 수행법요집 정토행자의 서원 첫 번째 문구입니다. 정토회와 인연 맺은 후 제 삶의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나, 가족 그리고 세상이 행복해지는 백일의 약속에 동참하면서 저는 분명 더 많이 자유로워졌고, 좀 더 세상에 쓰이는 사람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혼자라면 오지 못했을 길입니다. 고민하신다면, 그 고민의 답을 함께 손잡고 찾아보면 어떨까요?

천일결사의 의미와 하면 좋은 점 등. 정토회와 천일결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정토회에 발을 들인 이상 수행을 하지 않으면 진짜 정토회를 맛볼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 역시도 수행을 작심삼일로 끝내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행자다"라고 자각할 수 있는 기준이 천일결사자라는 이름이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인터뷰도 좀 부족하다 느끼는 분들 있으십니까? 9월 4일 8-10차 천일결사에 오시면 법륜스님이 더 뜨거운 설명 해주실 테니까 김천에서 만나요~!

글_이혜진 희망리포터 (서면정토회 서면법당)
편집_박소정 희망리포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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