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창원법당
내가 창원의 희망지기입니다

지난 5월 31일 창원 KBS홀에서는 법륜스님의 희망 강연이 있었습니다. 1800여 석 홀에 약 2000여 명이 모였습니다. 그 가운데 일곱 명이 개인적인 고민부터 사회적인 문제까지, 자신의 의문점을 스님께 물었습니다. 창원시민들의 질문에 스님은 정성껏 답을 하였습니다. 스님의 희망강연이 늘 그렇듯이 이날 모인 많은 분이 질문과 답을 들으면서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행사를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잘 치러낸 창원의 희망지기 이미란 님을 만났습니다.

지난 5월 31일 창원 KBS홀을 가득 메운 창원 시민들의 모습.
▲ 지난 5월 31일 창원 KBS홀을 가득 메운 창원 시민들의 모습.

질문:희망강연을 잘 마쳤는데요. 지금 마음은 어떤지요?

답:보통 강연은 약 두 달 전부터 시작되어요. 올 5월은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서 홍보할 때 상당히 더웠어요. 함께 한 정토회 회원들께 고맙다는 말씀 먼저 전하고 싶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자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있었는데 서로 의논하고 마음 맞추면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KBS 홀에서의 희망강연이 진정한 야단법석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창원 시민들께도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질문:이미란 님은 다른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지만, 특히 희망강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희망지기를 맡아서 봉사하는 모습에서 그런 것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요?

답:제가 정토회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이 2012년 겨울 스님의 창원 희망강연 때입니다. 법륜스님을 알기 전에는 절에 아이들 건강하게 해달라고 또 남편 하는 일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러 다녔어요. 정토회에서 공부한 지 햇수로 5년이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결혼생활은 평범했던 것 같아요. 남편이 워낙 사람이 좋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은 있긴 했지만 함께 벌면서 이겨나갔고요. 시어머니와 사별하고 홀로되신 시아버님과 함께 살면서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남편과 시댁 형제들의 도움으로 잘 극복한 것 같습니다. 시아버님께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제일 괴로웠던 것은 새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건설업자와의 갈등이었습니다. 시아버님과 함께 아파트에 살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택을 지어서 아버님도 잘 모시고, 우리들도 넓은 공간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집을 짓게 된 것이 아니다보니까 건설업자와의 관계에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그 일로 많이 괴로워하니까, 친구가 스님 희망강연 때 질문을 해보라고 하였어요. 그때는 법륜스님을 잘 몰랐어요. 강연장에 가기 전에 유튜브로 즉문즉설이 어떤 것인지 보고 갔지요.

질문:그래서 질문을 하였나요?

답:그렇지요. 질문 내용을 꼼꼼하게 적어서 강연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강연장소로 갔지요. 그리고 첫 번째로 질문을 할 수 있었어요. 질문을 할 수 있다는 마음에 가슴이 얼마나 떨렸던지요. 질문만 하면 스님께서 내 고민의 답을 명쾌하게 해주실 거라 믿었지요. 지금도 그 기분은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그 때 관중석에 앉아서 강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그 시간은 일분일초가 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드디어 강연이 시작되고 마이크를 들고 제가 적은 질문을 열심히 읽어 내려갔어요. 그런데 스님께서, ‘앉으세요. 질문자가 무엇을 얘기하려는지는 알겠는데,나중에 시간되면 다시 기회를 드릴게요.’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앉았지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스님께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앉으라고 하시니 그냥 앉았지요.

질문: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겠어요. 그 때 마음이 어땠나요?

답:처음에 앉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많이 놀랐지요. 그런데 앉는 순간 제가 질문했던 고민들이 아주 단순한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니까, 우리 집인데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고 건설업자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이었거든요.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용기를 가지고 건설업자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제 개인의 문제는 제 스스로 풀어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마음도 생겼던 거지요. 그러면서 순간 제가 질문했던 내용들이 좀 더 명확해지고 그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 신기했어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제 고민을 얘기한 것밖에 없는데, 문제를 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스님의 즉문즉설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었지요. 그리고 정토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지요.

질문:그 이후부터 정토회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였겠네요?

답:그렇지요.그 다음 날 바로 창원 정토회 법당을 찾아갔지요. 전화로 위치를 안내받고 찾아 갔더니,지하는 노래방, 1층은 피아노 가게, 2층은 미용관련 교육장이 있는 상가건물 3층에 있었어요. 기와지붕도 아니고, 불상도 없고 무슨 사이비 종교단체인 줄 알았어요. 스님께 질문을 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저의 답을 찾았는데도 그렇더라고요. 하지만 법당에 있던 회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면서 의심이 풀렸고요, 또 스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요. 그 다음 해인 2013년에 봄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공부하고 봉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후 수계증을 들고 기뻐하는 이미란 님
▲ 불교대학 졸업후 수계증을 들고 기뻐하는 이미란 님

질문:정토회에서 공부하고 봉사하면서 삶에 있어서 변화되거나 좋아진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답:앞에서도 잠시 말했지만, 가족관계가 많이 좋아졌지요. 특히 아이들에 대한 심한 잔소리가 많이 줄었어요. 제가 은행원 출신이다 보니 무엇이든지 정확해야 하고 야무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작은 실수를 해도 화를 내고 꼭 지적하고 고치려고 했거든요. 스님께서 법문에서 아이의 실수는 화낼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을 듣고 저를 돌아보고 고치려고 무던 애썼어요. 되도록이면 아이들에게 화를 적게 내고, 내었다 하더라도 금방 알아차리고 사과하는 연습을 많이 하였어요. 그래서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아이들이 밝아서 좋네요’ 라는 말을 하지요. 아이들은 밝게 자라야 하는데,요즈음은 아이들이 여러 가지로 많이 주눅 들어 있잖아요? 아이들이 다 자라기 전에 정토회에서 공부하고, 아이들을 편안하게 대하게 되어 다행이에요. 이제 아이들은 제가 스님 강연준비를 위해 봉사한다고 하면 잘하라고, 자신들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제가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받은 법명이 묘음성인데요, 남편은 이름을 받은 그 날부터 지금까지 저를 법명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제가 강연준비로 바빠서 집안일을 소홀하게 해도 이해를 해주어요. 그리고 스님의 희망강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큰일을 잘 치러내었다고 격려해주고 대견해합니다. 가족들의 지지와 이해가 있어서 제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스님 강연 봉사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가족들.
▲ 스님 강연 봉사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가족들.

질문: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지요.

답:정토회를 알지 못했다면, 저는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그저 '~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거나 사주팔자 탓을 하면서 살았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제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제 능력 밖의 일은 안타깝지만 제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니 너무 지나치게 애쓰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게 되어서 좋아요. 그리고 불교 관련 책에서 ‘인연’이라는 단어를 보는데 그것을 가족이나 친구,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한정 짓고 살았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강연장에 창원 시민 한 명이라도 더 와서 스님의 즉문즉설과 인연 맺기를 바라게 되었지요. 나아가 JTS 활동을 통해서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이들과 인연 맺고요. 정토회가 특히 강조하는 환경실천을 통해서는 우리가 모든 생명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천천히 또 꾸준히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글_이현영 희망리포터 (창원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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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행

법 만난 행복함이 그려집니다. ^^

2016-06-24 0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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