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버지니아법회
"나에게 올바른 선택은 무엇일까요?"

[미주동남부지구 워싱턴정토회 버지니아법]

"나에게 올바른 선택은 무엇일까요?"

 

이곳 버지니아는 가을색이 완연해 봄보다 화려합니다. 제가 버지니아법당에 다닌지도 몇 해가 지났네요. 처음 법당이라고 찾아간 곳은 찌든 음식 냄새가 밴 사무실 한 구석이었어요. 그 곳엔 구식 뚱뚱이 작은 티비 하나, 때가 끼고 얇아진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도 모를 카페트에 김순영 국장님과 지현 님은 묵묵히 매주마다 자리를 깔고 법회를 하셨어요. 그게 고마워서라도 자리만 채우곤 했습니다. 저희 버지니아법당은 윌리암 조 센타를 빌려서 쓰고 있어서 저희 뜻대로 고치거나 모임을 가지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마치 저희 법회를 위해서인듯 센타에서 새롭게 단장해 주셨어요. 이제 달라진 그 장소에서 3명이 오붓하게 보던 법회 인원도 지난 주엔 20명이나 늘었고 불교대학 학생도 나날이 늘어가니 다른 법당에 자랑하고 싶습니다. 장소가 너무 마땅치 않아 다니다 마는 분도 있었을 테지만 이젠 모임이나 법륜스님 모시고 조촐히 식사 대접도 할 정도로 새롭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런 장소에 몇 주전 버지니아법에서 메릴랜드 도반들과 함께당법사님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습니다. 처음 뵈는 설렘과 기대감에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항상 손해보지 않으려 나름 고민하며 요령을 피우며 살았던 내게 기회라 생각하고 나에게 이득이 될 선택은 어떻게 가리나요?” 하고 여쭈었어요.

     


묘당법사님과 문답 시간

     

묘당법사님 말씀은 역시 간단 명료했습니다. "둘 중에 아무거나 선택하십시오. 어려우면 눈을 감고 하나 고르세요." 하시더군요. 허탈했지만 바로 이해했습니다. 허탈했던 이유는 둘 다 저는 손해 안 보려는 그저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서 고민하던 차였기에 속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서였어요. 답을 하신 후에 설명을 더 해주셨습니다.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둘 다 내가 가지려는 마음과 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것을 고르던 둘 중엔 상관이 없다, 단지 내가 둘 중에 좋은 것만 취하려니 괴로운 것이다, 그것은 내 욕심 때문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나름 어릴 때부터 제자신의 선택은 현명하다, 자신하고 부모님한테나 친구한테서도 그런 칭찬을 들어왔던 터라 항상 자만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생을 더 살아보니 저 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없더군요. 그 자만이 저를 가장 어리석게 만들었더라구요. 그리고 거기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나약함까지 가지고 살면서요. 선택을 해야 할 땐 그저 저의 눈 앞의 이득에만 눈이 멀어 둘 다 잘하지도 못하고 후회를 했습니다. 그리곤 항상 주변에 원망을 했습니다. 저게 잘못된 탓이야 하면서요. 그날 묘당법사님의 말씀은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셨어요.

     


묘당법사님과 법회 후

     

하루 하루 매 시간 얼마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는지 그때마다 많은 고민들은 그저 욕심에 쌓인 내 자신에게서 시작된 것임을 이제야 바로 봅니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아서 피고 지는 나무 한 그루를 미소 지으며 바라봅니다.

 


법회 후 마음나누기 시간  

     

_윤신정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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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휴

버지니아 자랑스럽습니다.

2015-11-02 23:55:21

황소연

처음 문을 열었던 이야기 읽으면서 가슴이 찡...그리고 이렇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에 기쁨이^^ 어디서든 묵묵히 문을 열어두면 그 것이 바로 전법의 씨앗임을 알고 부지런히 수행정진 해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2015-11-02 23:36:11

유주영

버지니아 법회 초창기에 진득하기 자리를 지켜주신 세분 덕분에 지금의 버지니아 법회가 이루어진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장지희 총무님께서 잘 이끌어가시고 계셔서 버지니아 법회가 나날이 발전하리라 생각됩니다. 희망리포터로 첫 기사 쓰신 윤신정 보살님 감사드립니다!

2015-11-02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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