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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돈 내고 온 순례객이지 스텝이냐! 누가 나를 버스차장 소임을 주었어?’ 이 혼잣말을 인도 성지순례 내내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각오로 출발한 인도 성지 순례에서 버스차장 소임을 맡고 저의 민낯을 보았습니다. 분별심으로 성지 순례도 소임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회향식 때 지도 법사님께서 불만 있는 사람 손들라 할 때 맨 앞줄에서 번쩍 손 들었습니다.
금강경 법문을 들으며 "보살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리라는 마음을 내야 한다.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되 실로 제도 받은 자가 하나도 없다." 리는 내용에 ‘모든 이치가 여기 있구나!’ 깨달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지막 날 호텔에서 소감문 발표 때 그 많던 원망, 시기심, 비난, 화, 회피가 순례객들의 웃음꽃으로 봄눈 녹듯이 사라졌을 때, ‘아차! 금강경을 머리로만 알았구나.’ 비로소 알았습니다.
만안 법당 불사 때 생각이 납니다. 법당을 정할 때 지도 법사님께서 100번은 건물을 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100번까지는 못하고 일 년에 50여 군데 건물을 보러 다녔습니다. 지도 법사님으로부터 미리 예방접종을 맞은 상태라 건물을 보러 다니는 일은 크게 분별심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없이 건물을 보고 정토회 원칙에 맞는 건물을 고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건물 계약하고 리모델링과 마무리까지, 많은 도반들의 도움으로 불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안양법당 총무님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불사 이후에는 불사를 함께했던 도반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같이 으쌰으쌰 할 때는 언제고 왜 소임을 맡으려 하지 않지?’ 분별심이 일어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녁 책임팀장과 불대담당을 맡았습니다.
아버님 기일에 세운 '법당을 세우겠다'는 서원이 1년 만에 이루어질 줄 몰랐습니다. 문경 연수원 불사 때 유수 스님이 책임자인 다른 도반에게 준 명심문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주인이다. 다들 도와주러 오니 얼마나 고마운가!’"
‘아하~ 모든 도반들이 내 서원을 들어 주려고 저렇게 정성과 노력을 했구나!’
안양법당 총무님과 여러 도반들의 혼신의 봉사가 있었는데 내 생각으로 분별심과 부족함을 탓하고 있었구나. 참회와 벅찬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2 때 광주항쟁 한 중앙에서 주검들을 봤습니다. 바로 옆에서 총에 맞아 쓰러지던 학생이 나일 수도 있었습니다. 대학 불교학생회 때 고뇌하던 학생이 지금의 나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지도 법사님 법문과 정토회 도반님의 에너지로 인해 알았습니다. 모든 인연의 끈들이 지금의 '나' 이구나. 다 연결이 되어 나를 도와주고 있었구나!
통일기도 하면서 알았습니다. 광주항쟁 때 죽을 수 있었는데 지금 살아있는 것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새로운 서원을 세웠습니다.
‘이젠 북한으로 가야겠다. 준비하자!’
토목 상하수도 기술로 21년 5월부터 정토 사회문화회관 인수 TF팀에 합류하여 방재실 주말 봉사를 하고 있던 중 회관 관리팀 기계전기담당의 소임과 이번 온라인 정토회 모둠장 소임을 함께 맡게 되었습니다. 모둠장과 회관 소임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때는 부지런히 오지랖을 피우며 나서고, 욕심도 많은 내 업식으로 인한 것은 알지만 물러나고 원망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합니다. 더불어 아내도 불만이 쌓여가는 모습에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일 기도와 인도성지순례의 버스차장때의 경험, 그리고 월광법사님이 온몸으로 보여주시는 법문과 매일 스님의 하루를 보며 등불 삼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연구하고 다만 할 뿐입니다. 이 역경은 다 소중한 경험이 되고 봉사는 피와 살이 된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에 부지런히 수행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유수스님과 6분의 법사님 안내에 따라 보리수 100일정진으로 ‘일과 수행의 통일, 봉사자로만 운영하는 안전한 건물’을 차츰 차츰 이루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건물이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일구는 초석이 되고 지도법사님의 사자후가 널리 퍼지는 청청도량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세월호사건과 회관 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철학이 섰습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 현대사회에서 전기와 소방은 안전에 필수여서 지금 틈틈이 전기기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글_노기선(관악지회)
편집_임명자(서광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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