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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토회에 오기 3년 전쯤 유투브를 통해 처음 법륜스님 법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법문에서 스님이 기독교인 질문자의 고민에 성경 말씀을 인용하여 답을 해주셨습니다. 명쾌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어느 종교에도 편파적이지 않은 답변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때 정토회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관심이 있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였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온 열정을 쏟아 붓는 저의 성격을 알기에 망설이며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리법당을 우연히 찾아갔습니다. 불교대학 입학 기간이 끝난 시점이었으나 추가접수 기간 연장으로 불교대학 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 당시 어려움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늘 행복하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들은 저에게 '넌 항상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재미있고 행복해 보여서 부럽다.'고 하지만 정작 저는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외로움을 탔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주위에 늘 사람도 많았고, 바깥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 돌아다녀 봐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를 알고 싶다'는 목마름에 정토회 불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불교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습니다. 부모님께서 불교이셨기 때문에 절에 대한 익숙함은 있었습니다. 정토회도 일반 다른 사찰처럼 스님이 계시고 기도만 하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었고, 위치가 우리 가까이에 있어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들었습니다.
정토회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저의 급하고 욕심 많은 업식이 고스란히 나왔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수행하고, 빨리 깨닫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행복해질 것 같은 조바심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셋이나 되다 보니 '내가 없다'는 생각에 많이 답답했고, 어떨 때는 아이 셋이 저를 쳐다보는 눈빛조차 두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에게 다정하게 공감해주고, 이렇게 힘든 저를 알아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남편은 무던한 성격이기에 상대방에게 반응이 크거나 공감을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힘들어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오자마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저 스스로 백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보통 불교대학을 입학하고 공부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고 천일결사를 통해서 기도를 시작하지만, 저는 급한 성격에 그 기간도 기다리지 못하고 혼자 시작한 겁니다. 시작하고 백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마다 108배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100일이 지나도 하나도 행복해지지 않았습니다. 기도하면 저의 꼬라지를 알 수 있다고 하였는데 저의 꼬라지가 보이지도, 행복해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놓아버렸습니다. 다른 도반들의 추천으로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면 좋아질까 해서 갔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을 내어놓지 못한 탓인지 수련동안 괴롭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부총무님의 권유로 불교대학 주간부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법당에 오전에는 봉사할 사람이 없었고, 부총무님이 맡은 일이 많아 힘든 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내심 불교대학 담당을 하면 다들 자기 업식도 볼 수 있다고 하고, 그러면 더 수행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매일 108배 아침기도를 하고, 불교대학 담당을 하면서 저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정토회 소임이나 봉사를 하면 '남을 위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해나가면서 소임에 임하니 '내가 하는 것들이 남을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이것 또한 내가 욕심이 큰 사람인가보다.'하고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저를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힘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차리고 수행을 하다 보니 그동안 씩씩하게 웃으며 살아왔지만, 속으로는 저 자신이 많이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샌가부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 업식 그대로 살아가지만 확실한 건 수행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들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럴 때 기도를 한 날에는 그 일로 인해 괴로움에 빠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힘이 느껴집니다. 설령 괴로운 마음에 빠졌다 해도 쉽게 털어낼 수 있고, 그런 일들이 제삼자의 일처럼 봐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수행하면서 참 좋습니다.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의 의문의 답을 찾아서 시작하게 된 정토회 소임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힘을 가지고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박선정 님. 리포터가 인터뷰하러 찾아간 그 날에도 다음 학기에 시작할 새로운 수업을 연구하며 각종 서적을 찾아보느라 여념이 없으셨는데요. 소임, 자신의 일과 가정 모든 일에 열정적인 박선정 님 같은 도반이 있기에, 구리법당은 항상 즐거운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글_김민지 희망리포터(남양주정토회 구리법당)
편집_장석진(강원경기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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