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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님은 연로하신 아버님을 보살피느라 매주 대중교통을 이용해 진안과 전주를 오가면서도 법회를 거르지 않고 사회활동팀장 소임과 함께 통일기도, 입재식 등 법당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도반들에게 활력을 줍니다. 멋진 솜씨로 도반들과 함께 할 공양을 준비하시고 늘 소임에 대해서도 한 바 없이 마음을 내시는 강경화 님의 수행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정토회와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수행하고 계시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부처님 말씀과의 인연은 대학을 다니던 시절, 어느 날 서울 종각에 있는 대형 서점에서 우연히 삼중당 문고에서 출판한 <금강경>을 구매하게 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집에 와서 읽었을 때, 내 인생 처음으로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자원본 옆에 한글 해석이 있었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옥편을 찾아 뜻을 짚어가며 읽었습니다.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은 집 근처 암자에 계시던 스님께 여쭤보기도 하고, 다른 스님의 <금강경>을 읽으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완벽한 이해는 아니었지만, 더없이 완전한 책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러다 10여 년 전 우연히 불교방송을 봤는데, 5분 정도로 구성된 즉문즉설 코너에서 법륜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고, 순간 “맞아! 맞아! 바로 저거야!”라며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물어물어, 그 당시에는 전주법당이 없어 어느 도반의 댁에서 이루어지는 가정법회에 다니며 정토회와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법륜스님께서 일깨워주시는 불교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동안 읽어왔던 경전들을 새롭게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마치며, '아, 세상은 있는 그대로 온전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온전하다는 생각이 드니, 바라는 게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전에는 대부분의 사람처럼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것, 자녀에 대한 기대 등으로 가득했었지만, 그대로 온전하다는 생각이 일어나니, ‘굳이 무엇인가를 바랄 필요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6-9차 백일정진부터 지금까지 천일결사 기도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고, 갈수록 아무 생각 즉, 번뇌가 줄어든다는 점이 느껴졌습니다. ‘종으로서 주인을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한 개체로서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는 법을 찾는 정토회를 만난 것이 가문의 영광이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토회와의 인연은 큰 선물이라 여겨집니다.
보이지 않지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여러 도반이 있기에 법당이 유지된다고 봅니다. 저에게 도반은 세상 둘도 없는 친구고, 공양도 함께하니 식구이기도 합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거들면 전체가 수월해지겠지.’라는 마음으로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입니다. 정토회를 다니며 얻은 좋은 것들을 조금이라도 회향하는 기회인 것 같기도 해서 특별하다고 할 것 없이 가볍게 주어진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시원한 카페의 문을 열고 나오자, 여러 날을 이어온 전례 없는 무더위가 문득 시원한 가을을 품은 온전한 여름날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멋진 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글_이은정 희망리포터(전주정토회 전주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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