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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우 님 반가워요, 통일기도 시작하는 줄 어떻게 아셨어요?”
법당에서 21일째 진행되는 나의 통일기도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사실은 상반기 마음이 느슨해져 가는 상태를 다잡고자 입재식 언저리에 혼자라도 법당에서 새벽기도를 하려는 중이었는데, 통일기도 담당자의 환대 덕분에 매일 두 시간씩 정진하게 되었습니다. 간절하면 열린다고 하더니 기도에 대한 응답은 즉각 통일기도로 나타났습니다.
결혼하고 10년쯤 지났을 때, 아내와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결혼생활은 위태로웠습니다. 인연이 있었는지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결혼생활에 쌓인 답답함도 풀어내고 아내의 입장도 이해해가며 조금 숨통이 트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내면의 갈등은 쉬이 줄어들지 않았고 결혼생활에 대한 갑갑증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경전반에 다니면서 듣게 된 스님의 법문 중에, “도를 이루려면 인연에 대한 은혜를 먼저 갚아야 한다.” 는 말씀에 그 무겁고 갑갑하던 마음의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사실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역마살, 현실과 지금 여기에 살지 못하고 늘 떠도는 마음이 결혼생활에 대한 갑갑증으로 나타났고, 그 원인이 아내와 가족 때문이라고 원망하는 마음을 여실히 보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직시하게 되자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그런 사람을 남편으로 둔 아내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참회의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일이 있었지만, 정진과 함께 마음의 갈증과 괴로움은 조금씩 줄어들고 결혼생활도 안정되어 갔습니다. 참으로 그 법문이 아니었으면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갔을지 상상하기도 싫었습니다. 그 고마움에 자원활동가로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 중에도 마음의 갈등은 일어나고 하기 싫은 마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다잡고자 시작한 법당의 새벽기도, 그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즉각 나타난 통일정진, 간절함에 대한 응답을 어찌 거부할 수 있으리오! 그렇게 매일 두 시간씩 정진하게 되었습니다.
통일기도 중에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마음과 “내가 이런다고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적 의심 사이를 오락가락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광화문 '전쟁반대 평화협정' 행진에 참석하면서 뜻을 같이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단풍이 든 가로수 거리를 행진하면서, 원하는 구호를 마음껏 외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난다면 이런 행진의 토대인 모든 물적, 사회적 시스템을 파괴하고 말거라는 사실이 깊이 다가왔습니다.
충북의 작은 도시 제천에서 시작된 평화 릴레이 1인 시위, 쭈볏쭈볏하는 마음으로 나선 자리를 지나가며 툭 던지는 어르신의 한마디가 마음을 울립니다.
“뭐야, 전쟁! 당연 전쟁은 안되지, 요즘 사람들은 전쟁이 뭔지 몰라! 수고하네”
어르신의 한마디처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마음은 밖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 동일하리라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고 선언하신 법륜스님의 말씀과 함께하는 도반들로 인해 통일기도는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1인 시위를 진행하는 우리는 기꺼이 그 마중물이 되리라 믿습니다.
글_박승우(제천법당)
정리_장영근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제천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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