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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양산법당에는 공양간 담당이 없었는데 선뜻 “제가 해 보겠습니다”하고 마음을 내어 준 분들이 생겼습니다.
월요일 저녁반에는 우렁각시 김은자 님이 짜잔 나타나서 해주시고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권혜진, 박미경 두 분이 도반들에게 맛난 공양을 준비해줍니다.
서로 상대를 칭찬하고 아껴주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매번 남 탓만 하는 저 자신에게 깨우침을 주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일은 나눠서 가볍다고 합니다.
장을 보고 손질을 해서 푸짐하진 않지만, 정성 가득 인기 만점의 다이어트 반찬은 군침이 돌게 합니다. 화학조미료도 쓰지 않고 멸치 다시도 내지 않는데 담백하고 고소한 이 맛은 뭘까? 아마도 정성이 듬뿍 담겨진 덕분이겠지요.
남은 잔반 재료로 영양 만점 모둠전 부쳐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빠알간 수박 속을 베어 먹고 겉껍질은 얇게 깎아서 퇴비를 만들고 중간 부분은 나박썰어 발그레한 ‘닦음수박’도 만들었답니다.
맛있게 공양을 하고 닦음수박으로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순간은 물도 아끼고 시간도 줄이고 전기절약도 되지만,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는 길이라 자랑스럽습니다. (닦음수박은 양산법당 개발품목입니다!)
리포터 : 처음으로 공양간 소임을 맡아 하고 있는 지금 심정은 어떠신지요?
박미경 : 집에서도 하기 싫은 주방일 여기서도 해야 되나? 하기 싫다는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공양간 소임, 잘 하진 않지만 꾸준히 정진도 더불어 같이 합니다.
늘 곁에서 충고와 배려를 아끼지 않고 힘이 되어주는 짝꿍(권혜진)이 있어 힘들지 않게 도반들에게 한 끼 식사가 될 공양을 준비합니다.
공양간 소임을 맡지 않았다면 아직도 나를 주장하고 남에게 의지하고 분별심에서 자유롭지 못해 헤매고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나임을 깨닫게 해준 도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늘도 내 인생 다시 살기 위해 종종 걸음으로 장보기를 계속해 갈 것입니다.
권혜진 : 솜씨가 없어 맛이 없어도 군소리 없이 맛있게 먹어주는 도반들에게 감사합니다. 도반들이 먹을 공양 준비는 가능하면 적은 재료로 풍성하게, 제철 채소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보고자 노력 중입니다.
밥하기 싫은 중병환자인 제가 공양간 소임을 맡으면서 갖가지 올라오는 내 마음 잘 살피고 내려놓는 연습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소임 맡은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일과 수행의 통일'을 이루는 공부하기 참 좋은 기회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인연을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내 인생길 열어갈 겁니다.
두 분 잘 들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항상 따뜻하고 맛있는 공양을 할 수 있도록 애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치면서 두 분은 덧붙여 말씀해주셨어요.
공양간에도 정확한 매뉴얼 만들어 놓기, 어느 누가 와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도록 하기, 두 사람이 서로 정보 교환하기, 잔반 없애기 위한 야무진 인원파악하기. 제때 먹을 반찬을 큰 쟁반에 같이 담아 두기, 요일별 스티커 붙여서 확인하기... 등을 실천 중이라고 합니다.
바쁘게 일하고 일주일을 기다려온 도반들, 공양간에 들러 맛있는 공양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한아름에 달려옵니다.
공양시간 도반들의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법당에서 공양하는 즐거움이란 또 다른 가르침이 됩니다. 맛있는 공양할 수 있도록 애써준 분들에게 도반들과 더불어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이 음식이 내 앞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많은 분들의 공덕을 생각하며 감사히 먹겠습니다. 우리는 행복한 도반입니다.”
글_이순남 희망리포터(김해정토회 양산법당)
편집_목인숙(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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