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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강좌 법성게(4)

  <법성게>는 신라 고승 의상 조사께서 화엄경을 요약해서 쓰신 글로 7자로 된 30구절총 210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 중에서도 양이 가장 방대하고 내용이 깊다하는 <대방광불화엄경>에서 축약해서 그 진수를 뽑은 글입니다. <월간정토>는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의 법문으로 <법성게>를 연재합니다.

중중첩첩

연기의 세계


 

법륜스님 본지발행인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위의 네 문장은 공간이 공함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작은 것은 큰 것 안에 들어가고큰 것은 작은 것 안에 들어갈 수 없다부분은 전체보다 작고전체는 부분보다 크다또 하나하나가 모여 세계를 이루고세계는 하나하나의 집합이다.’ 하는 공간에 관한 진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면 정말로 그런가 하고 각각 서로 다른 차원에서 중중 첩첩의 연기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로여기에 반죽한 한 덩어리의 밀가루가 있습니다. 4등분 하면 네 덩이의 밀가루가 됩니다하나에서 네 개가 나왔어요그리고 그 네 덩어리를 합하면 네 개가 되는 게 아니라 하나가 돼요그럼 도대체 하나란 무엇을 말합니까?

 

   2만 개의 자동차 부품들이 있습니다그것을 그냥 바구니에 담아 놓으면 부품이 2만 개라 말합니다그런데 그 부품들을 조립해 놓으면 자동차 1대라 합니다.

 

   이처럼 세계는 서로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1대의 자동차를 분해하면 2만 개의 부품이 나오고그 부품 2만 개를 합하면 1대의 자동차가 됩니다부품 하나하나는 성질이나 모양이 다 다른데이 2만 개의 다른 부품이 합해져서 1대의 자동차를 이루어요다시 같은 1대의 자동차를 분해하면 성질이나 모양이 다른 자동차의 부품이 2만 개가 나옵니다그래서 제법의 실상은 같다고 할 수도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또 예를 들어현대에서 나온 차 2대가 있는데, 1대를 스님이 타고 다른 1대는 목사님이 탄다 합시다그런데 오늘 10개의 부품을 뽑아 서로 교체했어요그리고 내일 또 부품 10개를 교체할 것이고그런 식으로 2,000일을 보내면 자동차의 부품 100%가 다 교체되겠지요이렇게 되면 어느 것을 스님 차라 하고 어느 것을 목사님 차라 할 수 있을까요그리고 바뀌었다면 언제부터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첫날부터 바뀌었느냐?” “아니요” “둘째 날부터냐?” “아니요.” “천 일째부터냐?” “과반수가 넘을 때부터냐?” “그러면 999일에서 1,000일에는 겨우 부품이 10개밖에 바뀌지 않았는데그 부품 10개 바뀐다고 차가 바뀌는 것입니까?” “아니요.” 이렇게 자세하게 따져 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것에 얼마나 큰 모순이 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그래서 제법의 실상은 같다고도 다르다고도 할 수가 없고 제법의 실상은 내 것이다네 것이다 할 수가 없어요내 것이 있고 네 것이 있고, A와 B가 서로 다르다고 말하게 되면 거기에는 이런 모순들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일중일체절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2만개의 자동차 부품이 한 대의 자동차인 것과 같은 것입니다. 1대의 자동차에 2만 개의 부품이 있고각각의 부품들이 1대의 자동차이기도 한 것이죠많은 수의 쿼크가 모여서 1개의 원자가 되고많은 원자가 모여서 1개의 분자가 됩니다분자를 기준으로 해서 볼 때 원자는 분자를 이루는 요소입니다그런데 원자를 기준으로 해서 볼 때 원자는 쿼크의 집합이죠즉 원자는 분자의 기본 요소이기도 하고 쿼크들의 집합이기도 합니다그러면 원자는 집합체인 전체로 보아야 할 것인가 분자의 기본요소인 개체로 보아야 할 것인가전체라고도 개체라고도 할 수 있고 전체도 개체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어요.

 

     둘째로우리 몸은 1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요생명체인 이 세포들이 연관되어서 하나의 몸을 구성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전체인 몸의 10조 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몸 전체의 정보를 다 가지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밝혀냈어요세포 하나하나에 핵이 있고핵마다 유전자가 들어있는데그 유전자가 우리 몸 전체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A라는 여자와 B라는 남자가 각각 난자와 정자를 내어서 수정란을 만들었는데 그 속의 핵을 빼버리고 나의 세포 속에 있는 핵을 집어넣고다시 A라는 여자의 자궁 속에 집어넣어서 키워서 아이를 낳으면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나온다는 겁니다그러니까 우리 몸 전체의 한 부분, 10조분의 1인 하나의 세포 속에 내 몸 전체가 다 들어 있는 것이죠.

 

    셋째로가는 티끌이 수없이 모여 이 세계와 우주를 형성하고 있는데그 티끌 하나 속에 이 세계가 다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가장 많이 드는 비유가 제석천의 그물망입니다저 제석천에 가면 궁전을 덮는 그물이 있는데그 그물은 팔만사천 개(무수히 많다는 뜻이죠)의 구슬을 엮어서 서로 꿰어 만들었다고 합니다그래서 그 그물 전체를 보려면 궁전 높은 곳에서 내려다봐야 다 볼 수가 있는데사실은 그 구슬 하나만 들여다봐도 그 구슬 하나 속엔 팔만사천 개의 모든 구슬이 다 비친다고 해요그래서 한 개의 구슬로 전체를 다 볼 수 있다 해서 하나 속에 전체가 들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이렇게 이 세계는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죠옛날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으나 지금은 실제의 세계가 이렇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넓은 우주가 지금부터 100억 또는 150억 년 전 어느 순간에 한 점에서 나와서 폭발해서는 지금 팽창 중이라 합니다또 무한한 이 우주가 수축하게 되면 한 점으로 돌아가 버린다고 하지요없는 것에서 무한한 것이 나오고무한한 것들이 다시 없는 것으로 돌아가 버린다는 것이 오늘날 과학이 밝혀낸 세계입니다이것이 오늘날 최첨단의 과학이 밝힌 실제의 세계입니다.

 

    넷째로제 앞에 있는 이 목사님과 저는 지금 마주 보고 있어요목사님이 뒤로 한발 물러가고 제가 한 발 물러가면 우리는 점점 멀어집니다점점 서로 뒤로 가면 영원히 멀어지리라 생각합니다그런데 실제는 점점 뒤로 물러가면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점점 가까워져서 만나게 됩니다왜냐하면지구가 둥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두 사람이 여기 서서 한 사람은 이리로 가고 한 사람은 저리로 가면 두 사람 사이의 최단거리는 하나밖에 없어요그런데 두 사람이 자꾸자꾸 뒤로 가서 하나가 북극점에 서고 하나가 남극점에 섰다면 두 사람 사이의 최단거리는 무수히 그을 수가 있습니다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그래요실제의 평면은 존재하지 않습니다평면에 가깝다는 근사치만 존재하지요.

 

    여기 한 점이 있고 저기 한 점이 있으면 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는 하나밖에 그을 수가 없다는 게 공리인데실제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이게 성립하지 않는 겁니다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는 무수히 존재한다는 것이지요이것이 비유크리트 기하학입니다실체로는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일중일체다중일이것은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하나가 있다는 말입니다일즉일체다즉일 그렇기 때문에 하나가 곧 전체며 전체가 곧 하나이고일미진중함시방 하나의 작은 티끌 안에 시방의 세계가 포함되어 있는데일체진중역여시 일체의 모든 티끌도 이와 같다이것을 중중첩첩 연기의 세계라 합니다(다음 호에 계속)

 

 

* 이 글은 월간정토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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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서정희 2017/09/02 11:55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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