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정토맑은마음,좋은벗,깨끗한 땅을 실현하는 정토회


인도 둥게스와리에서는 JTS 활동가들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척박한 땅에서 문맹 퇴치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정토행자와 둥게스와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더위를 심하게 타는 

산무명인도에 살다

 


  
 

이미경(산무명인도 JTS 활동가

   

인도에 가는 것을 어렵게 결심하다

   불자가 되면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세 가지 있었다첫째부처님 발자취를 따라 다녀보는 것둘째부처님 나라에서 1년을 살아 보는 것셋째부처님처럼 차제걸이를 한번 해 보는 것이었다첫 번째는 아쉬운 대로 인도 성지순례를 해 본 것으로 만족했고나머지는 항상 마음속에 간직만 하고 있었다올봄에 인도 JTS의 재정을 좀 봐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이제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인도에서 살아볼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결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더위 때문에 주춤했다어느 날부서이동 회의 중에 내가 인도에 한번은 가긴 가야 하는데...’ 라는 말을 하니 인도로 부서배치가 결정되었다더위 때문에 한없이 미루며 주저하는 내 마음을 단칼에 잡아 주어 인도에 배치를 받게 되었다.

 

   일단 자의건 타의건 배치가 되니 그동안 머뭇거렸던 나도 결정이 쉬웠고 마음도 편해졌다그런데 더위를 못 견뎌 하는 나를 잘 아는 인도 갔다 온 도반들이 인도의 더위가 지금부터 시작이니 차라리 가려면 선선해지는 10월쯤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3월이나 4월에 가는 사람 중에 회향을 제일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내가 너무 쉽게 결정한 것이 아닌가 하면서 꿈에도 나타날 만큼 갑자기 인도의 더위가 너무 무서워졌다또다시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온갖 생각이 다 일어나 머리가 어지러웠고 그동안 가볍던 마음이 한순간에 천근만근 무거워졌다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왜 이렇게 주변에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느냐는 원망심도 일었다고민 고민하다가 묘수법사님에게 전화를 하니 자신이 없으면 지금이라도 안가겠다고 하면 돼요.”라고 하는데도 내 맘이 편하지 않았다.

 


▷ 마을 개발팀 야유회 가는 차 안에서(왼쪽이 글쓴이)

   

   그런데 한 도반이 무슨 걱정이냐죽을 정도로 아프면 다시 오면 되지라는 말에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그동안 다른 사람이 나를 흔든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린 것이라는 자각이 되었다이렇게 마음의 결정을 확실히 하고 나니 그 이후로도 몇몇 사람이 인도는 코브라도 많고쥐도 많고모기도 많고비가 오면 길거리가 완전 똥물이라는 말을 하더라도 흔들림이 없었다그러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는 10월에 가든 더위가 한창 시작이 되는 3월에 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과는 다르게 항상 위험에 처해있는 인도이기에 또 다른 결정도 필요했다가만히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인도에 가서 어떤 상황이 와서 위험에 처해서 죽더라도 후회는 없겠느냐고. 60년 가까이 살면서 그동안 그렇게 많은 실무자 수련을 하면서 죽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죽을 마음을 낼 수 없었던 내가 믿을 수 없게도 그래 그렇게 죽어도 후회 없다라고 내 마음속에서 아주 흔쾌히 대답하는 것이었다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농담으로 이야기 했다 내가 인도에서 더위에 죽든 어떻게 죽든 간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 산무명 본인이 원하던 대로 부처님 나라인 인도에서 살다가 죽었으니 후회 없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울지 말고 49재나 잘 지내달라고부처님 나라에서 단 며칠을 살다가 죽더라도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그동안 나를 옥죄고 있던 어떤 결박에서 풀려나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부처님의 나라 인도 도착하다

   영어를 하는 거사님의 통역으로 어렵다는 비자를 받고 걱정하는 보살님과 도반들을 뒤로 하고 힌디는 물론 영어도 한마디 못하는 나를 비롯한 2명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부처님의 나라 인도의 델리에 도착했다델리공항에 비행기는 어떻게든 도착했는데기차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델리에 사는 선심행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새벽에 도착해 기다리는 동안 공항이라 그런지 여기가 정말 인도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그러나 공항을 나가니 바로 후덥지근한 바람과 함께 더럽고 시끄럽고 무질서한 인도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선심행 법우의 도움을 받아 기차를 기다리며 우리 자리가 분명하다고 몇 번이나 확인했음에도 기차가 도착했을 때 우리가 타야 할 자리가 거기가 아니었다짐이 많아 급하게 짐꾼을 불러 겨우 가격을 흥정하고 기차에 올라탈 수 있었는데 이 기차는 도착 정거장이 어디라고 전혀 알려주지 않아서 사람들은 대략 도착할 곳을 예상하고 내리는 것 같았다다행히 우리가 내려야 할 곳은 종점이였다. 13시간 걸려 가야에 도착하니 보광법사님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오는 동안 긴장해서 그런지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덜컹 거리는 트럭 뒤에 타고 드디어 둥게스와리 전정각산 앞의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했다.

 


  ▷수자타아카데미에 도착해서(오른쪽 첫 번째가 글쓴이)

 

   짐을 풀고 학교 운동장을 거닐면서 내가 성지순례 객이 아니라 부처님이 고행하셨던 이곳에 1년을 살려고 왔다는 사실이 믿을 수가 없었다아득히 먼 옛날부처님이 이곳을 지나가셨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설 거사님 부도탑에도 삼배를 하고 나니 많은 분의 희생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에 있는 동안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다음 날 아침예불시간 소리가 상큼하게 들리고 전정각산을 바로 뒤에 두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이렇게 전정각산을 뒤에 두고 아침마다 기도를 할 수 있는 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냥 한다가 되다

   인도 오기 전에 스님께 출국 인사를 드리면서 죽을 각오로 간다고 하니 스님이 더위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라고 하시며 그래 거기 설지 스투파도 있다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유영굴에서(오른쪽이 글쓴이)


    와서 보니 엄청 덥긴 하지만 내가 걱정한 더위 때문에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사람이 견딜 수 있는 더위였다오기 전에 인도에 오래 살았던 JJ브라더에게 인도에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물으니 그냥 견디면 된다라고 하더니 그냥 견디면 되었고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서 옷이 다 젖어도 그냥 기도하고 일하고 자면 되었다그냥 한다가 되었다.

     

    오기 전에 친한 도반이 인도 가서 덥다고 짜증을 내서 다른 사람 힘들게 하지 말라고 했다.  나도 덥다고 짜증을 내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되었는데서울에서 43도 더위였다면 온갖 짜증을 냈을 왕짜증 대왕인 내가 여기에서는 그러려니 하니 짜증이 나지 않는다그러면서 짜증없애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냥 내지 않으면 되는 거구나하는 작은 깨달음이 있었다태어나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이 더위를 온몸에 땀띠가 나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내 몸이 너무나 고맙고 고맙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

    아주 옛날 부처님께 유미죽을 공양했던 수자타는 자기 후손이 이렇게 큰 혜택을 받을 줄 알았을까문득 수자타가 고맙고 법륜스님께 분유를 사달라고 걸식한 여인도 고맙고 법륜스님도 너무 고마웠다이렇게 세 사람의 인연으로 이 학교가 생겼다고 해도 될 것 같다학교가 없었으면 지금도 구걸하며 희망도 없이 살고 있을 초롱초롱한 아이들을 보며 교육의 위대함을 느낀다수업이 시작되기 전 삼귀의를 합창하는 소리를 들으면 천상의 소리 같다.

 


▷ 활동가들과 함께 (왼쪽  첫 번째가 글쓴이)

 

   여전히 인도의 더위는 익숙하지 않다몸에 옷이 척척 붙을 때는 견뎌내기가 힘들어 선선한 한국이 그립긴 하지만항상 긍정적이고 다정다감한 보광법사님힌디를 너무 잘해 여기서 없어서는 안 되는 쁘리앙카 지마을을 비롯해 학교시설 전반을 맡아 부탁만 하면 안 들려요몰라요하면서도 어느 틈에 그 일을 하고 계시는 J거사님학교와 유치원 분야를 맡아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끌어내려고 애쓰는 네하 시스터마음이 왔다 갔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재정을 맡아 감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살로니 시스터나와 같이 인도 와서 담당자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은 병원 분야를 묵묵히 맡고 있는 루파 시스터어떻게든 아이들과 친해지려는데 힌디가 생각만큼 안 돼 답답해하는 쿠시 시스터그리고 우리가 편하게 잘 때 밤마다 학교를 지켜주는 네 마리의 개와 항상 풀을 뜯느라 정신없는 네 마리의 염소.

 

   마음 나누기에 늘 등장하는 인도인 팀장과 스태프들 때문에 분별심이 날 때도 있지만그래도 내가 분별하는 것임을 알아가고 있다이렇게 전정각산을 뒤에 두고 부처님 품 안에서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를 외치며 알콩달콩 잘살고 있어 감사하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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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행복한 수행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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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나무 2017/08/28 14:44
    산무명 법우님 웃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가끔 뜬금없이 어떻게 사실까 궁금했는데 이렇게 소식 알게되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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