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그리고 정토회

저는 어렸을 때는 교회를 아주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러다 천주교 모태신앙인 남편을 만나 성당에서 결혼하였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시어머니의 권유로 성당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적 열심히 교회에 다녔을 때만큼 열정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2015년도에 가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교회도 성당도 저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수 없었습니다.
마침 아는 지인의 소개로 마음공부와 수련장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너무 절박했기에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이 수련장, 저 수련장을 찾아다녔습니다. 수련장을 다니며, 마음공부와 불교가 이어져 있으며 무의식이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련 효과도 그때뿐이었습니다. 수련장에서 돌아오고 얼마 지나면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상 속에서 계속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정토회를 알게 되어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참회를 통해 원망에서 감사로

여태껏 불교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저였지만, 불교대학에서 스님의 강의를 통해 불교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의장>에 다녀오고 경전반까지 올라가면서 차츰 저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내 탓이 아닌 다른 이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살면서 남편을 원망하고 부모님을 원망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바로 내가 일으킨 것이고 원망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감사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와 같이 사는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며 어리석게 살아온 것을 참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제 모습을 알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법륜스님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맺기’ 홍보 활동 중인 김영혜 님(좌측 두 번째)▲ 부산 해운대에서 법륜스님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맺기’ 홍보 활동 중인 김영혜 님(좌측 두 번째)

변화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저는 남편과 함께 일합니다. 1층은 남편이 있는 작업장이고 2층은 제가 있는 사무실입니다. 작업장에 있는 남편이 업무지시를 할 때 인터폰을 사용하는데, 제가 전화를 받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인터폰을 바로 못 받을 때면 남편은 밑에서 소리를 지릅니다. 남편은 목소리가 큰 편이라 소리를 지를 때 이웃에도 다 들릴 정도입니다. 저는 그와 반대로 고함소리에 예민한 편입니다. 인터폰을 받으면 “빨리 안 하고 뭐 해!” 하는 남편의 성화에 짜증이 나고 반항하는 마음이 일어났었고 그런 인터폰을 하루에 수십 통씩 받아야 하는 저는 인터폰 벨소리를 듣기만 해도 화가 나 죽을 것처럼 괴로웠습니다.
수행하면서는 그런 상황에서 화가 나는 저 자신을 계속 알아차리려 노력했습니다. 어려웠지만 ‘내가 이럴 때 화가 나는구나’ 하며 지켜보려 애썼습니다. 그러던 게 어느 순간 인터폰이 탁 울렸는데 ‘아 우리 신랑이 아주 급했구나, 바쁘구나, 그래서 내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의 마음이 보이며 화가 탁 내려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에는 알아차리기만 해도 화가 사라진다는 스님의 법문에 ‘에이 정말 그럴까’하고 의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알아차림만으로도 화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며 남편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음에도 저는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시선은 나에게서 남으로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그동안 ‘나밖에, 우리 가족밖에 모르고 살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통일기도와 법당소임을 맡으며 자연스레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목탁도 봉사소임을 맡기 위해 배웠습니다. 봉사하며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지금 가을경전반 담당소임을 하면서는, 앞에 서는 것을 피하며 살아온 저의 업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서면 피곤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업식으로 인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학생들을 내가 더 끌어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업식을 거스르는 상황 속에서도 내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며 수행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을 귀찮아했습니다.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면 그 사람들이 짊어진 부담이 나에게로 올까 봐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을 공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바위같이 딱딱하고 단단한 제 마음이 앞으로 더 말랑말랑해져 다른 이를 공감해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연꽃처럼 활짝 웃고 있는 가을경전반 도반들과 함께 - 김영혜 님(제일 우측) 
▲ 연꽃처럼 활짝 웃고 있는 가을경전반 도반들과 함께 - 김영혜 님(제일 우측)

가볍게 내어놓습니다

김영혜 님의 수행담을 취재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였습니다. 어쩌면 말하기 꺼려지거나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인데도 가볍게 내어놓으며 성심껏 인터뷰에 응하는 김영혜 님에게 감사했습니다. 또한, 이야기 속 그분의 모습에서, 그분의 남편의 모습에서 제 모습도 보였고 그때 상대의 입장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취재하는 저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수행담을 나누면서 <나눔의장>을 다녀온 것처럼 내 안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반여법당의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을 책임지며 ‘화내지 않고 경계에 자유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서원으로 매일 정진하는 김영혜 님의 앞으로의 수행 활동들도 기대됩니다.

글_노희동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