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가을 불교대학' 졸업식의 천향숙 님▲ 2017년 7월 '가을 불교대학' 졸업식의 천향숙 님

앞만 보고 달리던 나에게 다가온 정토회

정토회를 알게 된 것은 어떤 분이 저에게 JTS 나눔 돼지 저금통을 주면서 학교에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라고 했을 때였습니다. 종교색이 있어 주저하며 나눠줬는데 뜻밖에 저금통 회수가 잘 되었습니다. 기명식이고 세액공제를 하는 기부라는 점도 믿음이 갔습니다. 또 정토회 활동을 열심히 하던 동료교사가 권해 준 <월간정토>라는 책자를 읽게 되었는데 <깨달음의 장>과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글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나에게 울림을 주었고 이후 평생회원이 되어 <월간정토>를 구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갖다가 몇 년 후 첫 입학한 불교대학은 제대로 수업에 참석하지 못했고, 두 번째로 시도한 불교대학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여 졸업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도반들 성화에 졸업장을 받고 경전반까지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시도한 불교대학에서는 참석도 꾸준하지 못했지만, 수행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었습니다.

이후 불교방송 등 여러 곳을 찾으며 불교공부를 시도했으나 나와 수준이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 말씀이 편안하고 이해가 쉬워서 좋았고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다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을 다잡고 불교공부를 시작해서 무사히 졸업을 하게 돼서 기쁩니다.

내겐 최적의 수행가이드, 정토회

다른 불교 종파, 다른 절에도 가보고 수행을 해보았지만 제일 맞는 곳이 여기였습니다. 법륜스님이 쉽게 설명하고 마음에 와 닿고 이해도 잘됩니다. 다른 데는 수행가이드도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전에 여러 차례 수행 시도를 했었습니다. 책자를 보고 혼자 수행을 해보았습니다. 날마다 수행담을 쓰고, 제출하면 피드백이 있게 돌아오도록 되어있으나 한번도 한 권을 다 써 본적이 없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밴드를 통해 수행을 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시스템을 이용해 수행을 잘 지원하는 것 같고 음원을 듣는 게 너무 좋습니다.

졸업수련에서 토의하고 있는 모습▲ 졸업수련에서 토의하고 있는 모습

백일기도, 꾸준히 수행하는 비결은 욕심부리지 않는 것

백일기도 처음 70일까지는 행복했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시간 반을 수행하니 나만을 위한 그 시간이 소중했습니다. 그런데 70일 이후에 변화가 없는 것 같고 자신의 꼬라지가 보인다고 했는데 그것도 모르겠고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그 사이 집안 식구끼리 땅 문제로 서로 불편해 지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수행이 마음이 편할 때는 잘 되었는데, 마음이 불편하니 잘 안되었습니다. 꾸준히 70일을 했는데 문제가 생기니, 거뜬히 안 넘어가 마음이 불편했고 희망이 안 보였습니다. 이렇게 천일을 해야 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꾸준히 수행을 하며 불편함이 점점 잦아들면서, 지금은 열심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욕심부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욕심인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이 말씀했듯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수행도 많이 하면 언젠가 변할 것을 믿습니다. 사람마다의 씨앗이 다르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받아 들여 금방 흡수하고 나는 나무처럼 느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똑같이 노력했는데 왜 나는 안되지’ 하고 불편해 했는데 법륜스님에게 공부하면서 ‘사람이 차이가 있구나. 씨앗이 다르다’고 생각하니 편해졌습니다.

봉축법요식에서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천향숙 님▲ 봉축법요식에서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천향숙 님

내겐 최고의 법문, ‘옳고 그른 게 없다’

정토회 다니면서 내가 불교적 사교방식을 많이 갖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는 자식들을 혼내는 경우가 없고, 상대에게 불만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답답해 하는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에서는 스스로 깨우치라 하고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어머니의 이러한 성향을 닮은 것 같습니다. 남들은 화를 내는데 나는 느리고 화를 안내는 것도 원래 불교적인 성향이 있었구나 생각합니다. 남한테 뭐라고 못하면 속으로 억울하긴 합니다. 법륜스님 말씀 듣고 억울한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옳고 그른 게 없다”. 예전에는 확실히 옳고 그른 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옳은 것에 대해서 죽기 살기로 행했고 나쁜 것은 비난했지요. 사람들은 비난하지 말고 비판하라고 합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보다는 ‘니가 고쳐야해’ 라고 비난해서 상처를 주게 됩니다. 나는 그걸 비판이라고 생각했던거지요. 당시엔 비난한 걸 몰랐습니다. 정토회 수행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워킹맘으로서의 정토행자 되기

가족들에게는 불교대학 다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불교대학 과정 중 주말에 하는 <문경 특강수련>같은 프로그램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주말까지 나의 시간을 취하는 것이 미안했습니다. 26살 아들과 24살 딸에게 일하는 엄마로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전업주부인 친정 자매의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더 안정적이고 학교도 잘 간 것 같아서 더 그랬습니다. 나는 별로 해준 게 없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혼내거나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아이들이 잘 자라줘서 애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만족합니다.

내가 직장을 안 다녔으면 더 행복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남편한테도 미안합니다. 직장생활 34년동안 남편은 저를 잘 지원해줬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승진했을 때 남편은 집안식구들에게 본인 외조 덕이라며 자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부모님도 며느리에게 크게 요구하지 않으시고, 육아도 해주시고 저로서는 가족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나와 같이 정토행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수행 후 달라진 나의 삶, 그리고 새로운 목표

수행 후 저의 삶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원래 내성적이라 화를 속으로만 삭여서 힘들었는데 드러내지 않으니 가족들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은 화나는 일이 별로 없어져서 편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직원들도 일을 잘 못하면 화가 났습니다. ‘교사는 이래야 된다’며 제 기준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 그럴 수도 있지’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도 생겼고, 상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는 살았지만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지혜’였습니다.

저는 앞으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람들에게 봉사도 하고 싶고, 지혜를 쌓으면서 표현을 좀 잘 하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혜민스님의 맘을 다스리는 내용의 책인 “따뜻한 응원”을 읽고 감동받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만큼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경전반에서의 새로운 소임, 수행자로서의 다짐

제 능력이 안 되는 것을 맡았다 싶었는데 그냥 “네! 하고 합니다.”라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불교대학 들어와서는 제 능력만큼 뭐든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니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책임감, 의무감에 사로잡혔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강박관념에 의해서 억지로 하지는 말자’ 하니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더 좋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우리 아이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불교에 귀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정신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정토회를 다니면서 좋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려 하니 아직은 자식들이 ‘엄마 혼자 다니세요’라며 거부합니다. 남편도 정토회 나가는 것은 잘 도와주는데 안 따라옵니다. 내가 잘 살면 주변 사람들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주 남산 순례의 마포법당 불대 도반들과 함께▲ 경주 남산 순례의 마포법당 불대 도반들과 함께

천향숙 님은 불교대학에서 배운 법문을 되새기며, 꾸준한 수행.정진 노력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우쳐 가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던 천향숙 님의 이런 적극적 모습으로의 변신은 도반들에게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임에 도전하는 마음을 낸 것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글_최문영 희망리포터(서대문정토회 마포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