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스님은 일찍 일어나셔서 원고교정업무를 보고 숙소에서 예불과 기도를 하신 후 인근 숙소근처를 산책 다녀왔습니다. 아침식사후 오늘 수계식이 있는 LA 법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법당에 도착하니 LA정토회 총무 안혜란님, 샌디에고법당 부총무김혜진님, 그리고 정토회 실무자로 오랫동안 봉사하고 회향한 고불심 김정님등 자원활동가들이 반갑게 스님께 인사하였습니다.

이번 해외순회강연 중 마지막 수계식 및 졸업식인 북미서부지구 수계식 및 졸업식을 거행하기 위해 LA정토회 산하 3개 법당인 LA법당, 오렌지카운티법당, 샌디에고 법당 뿐만 아니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캘거리, 하와이, 그리고 저멀리 동부지역의 앨라바마 법당에서 비행기를 타고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LA법당에 전부 모여있었습니다. LA법당이 꽉차서 옆에 스리랑카절의 본당을 빌려서 수계식을 거행하였습니다.

9시 30분 지광당 법륜스님을 수계법사로 모시고 묘덕법사님의 인례로 북미서부지구의 수계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북미서부지역에 속하는 엘에이,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캘거리 뿐만 아니라 하와이열린법회 에서 1년동안 교과과정을 마치고 졸업식을 하면서 삼귀의, 오계를 수지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는 말로 시작하였습니다. 삼귀의와 오계 수계식은 어떤 연유로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와 삼귀의, 오계를 받은 의미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주었습니다.

오늘 수계식에는 LA법당 5명, OC법당 10명, SD법당 2명 SF법당 2명, 하와이법회 2명, 앨라바마법당 1명 등 총 21명이 수계하여 새로운 수행자로 탄생하였습니다. 스님은 수계를 한 우리가 수행자로 거듭나야 함을 재차 강조해주었습니다.

“삼귀의와 오계를 받는다는 것은 재가 수행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된다는 것이 진정한 수계의 의미입니다. 수행자가 되는 사람은 어떤 가치,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진정한 수행자가 된다는 것은 해탈과 열반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은 참자유와 참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 길에는 5가지 계율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첫째 최소한 어떤 이유로라도 사람을 때리거나 죽여서는 안된다.’ 그래서 불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과 사형을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주지 않는 남의 물건을 뺏지 말라.’ 최소한 몰래 훔치거나 강제로 빼앗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손해끼치지 말라’를 최고로 넓게 해석한다면 최소한 도둑과 강도는 안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는 남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때리고 훔치는 것을 제외하고 행동으로 괴롭히는 것이 성추행과 성폭행입니다. ‘네번 째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진실된 말을 하라' 는 것입니다. 남을 속이고 남을 욕하거나 아첨하지 말며 진실되게 말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며 약속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가 ‘술을 먹고 취하지 말라’입니다. 음식수준을 넘어서서 마시거나 혼자서 괴로워하면서 마시면 계율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술을 먹고 괴로운 것을 잊어버릴려고 하는 것은 삿된 소견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술을 먹지 않으면 좋지만 술을 먹더라도 최소한 취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의 계를 받으면 꼭 지켜야 합니다. 만약에 계율을 지키지 못했다면 참회하고 다시는 어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야합니다. 이 오계는 수행자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지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엄숙하고 거룩하게 수계식 전체가 진행되었고 연비의식은 늘 보아도 감동적인 시간입니다. 그 동안의 모든 죄를 참회하고 오늘 부처님의 제자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입니다.
한편 스님은 “재가 수행자중에서 남을 가르치는 스승인 재가 법사는 5계는 기본원칙이고, 여기에 3개를 더해서 8계를 지켜야 합니다. 첫째 꾸미는 것을 하지말아야 하는데, 사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유흥을 즐기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은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교만하지 말라는 것으로 겸손하게 살아라는 것입니다. 이정도면 재가 수행자의 모범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계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가 정화되겠지요. 최소한 살인, 폭력, 절도, 강도, 성폭행, 성폭력, 사기, 욕설뿐만 아니라 술먹고 행패부리는 주폭 등이 줄어들 것이고 학교폭력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니 질을 담보하고 양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양만 확대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라고 하면서 오늘 계를 받는 의미에 대해 그리고 재가 수행자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상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수계증을 수여하고 불명을 설명하는 시간은 엄숙하지만 또 재밌고 유쾌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수계한 21명은 이제 부처 클럽의 회원이 되었고, 범부 중생에서 부처 클럽의 회원인 보살이 되었으니 그냥 범부 중생이 아니라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중생이라고 하여 웃음이 넘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계식을 한 다음 스리랑카절에서 관세음보살 안치 커팅식을 한다고 스님을 초청하였습니다. 단순히 행사에 초청한줄 알았는데 오늘 주인공이 스님이었습니다. 스님은 주지스님께 인사하고 함께 행사장으로 갔습니다.

스리랑카는 소승불교이고 관세음보살은 대승보살이지만 스님의 꾸준한 활동에 감동받아 관세음보살을 안치하게 되었고, 주지스님은 스님의 활동에 큰 감화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주지스님은 현재 대부분의 절에는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없는데 정토회는 청년들이 있어 좋다고 하시며 법륜스님이 미국땅에서 더 많이 젊은이들과 아이들에게 전법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은 보석으로 만든 꽃을 관세음보살님께 공양올린 후 참가자들과 몇분동안 간절하게 관음 정근을 하였습니다.

오늘 이행사를 위해 스리랑카 스님들이 많이 참석하였는데 대중들은 스님들께 삼배로 인사드렸습니다.

스님은 이 행사를 회향하면서 스리랑카절에 1,000불을 보시하였습니다. 한반도에 현재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으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주지스님께 말씀드리자 주지스님은 늘 기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관세음보살상 안치 커팅식과 점심식사를 한 후 1시 30분부터 북미서부지구 불교대학 및 경전반 졸업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이번에 졸업하는 분들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북미서부지구 불교대학 졸업생은 밴쿠버법당 17명, 캘거리법당 4명, 포틀랜드법회 3명, 하와이법회 5명, LA법당 5명, 오렌지카운티법당 13명, 샌디에고법당 3명, 샌프란시스코법당 8명, 앨라바마법당 1명 등 총 58명이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경전반은 총 17명이 졸업합니다. 축하합니다”

오늘 졸업식에는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하거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분들이 많아 총 22명만 참석하여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불교대학과 경전반의 교과과정을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불교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체험이 함께 짝으로 가야함으로 각교과과정이 어떤 수련프로그램과 짝을 이루고 있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에서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졸업하는 것은 불교의 정수를 공부한 것이고, 스님들이 한 50년 공부한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2년만에 다 배우므로 50년 인생을 절약한 것이라는 말에 모두들 함박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졸업 기념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회는 바른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한 수행자가 모인 곳입니다. 수행, 보시, 봉사하는 정토행자들이 모인 수행공동체라고 합니다. 정토회는 자기수행을 해야 하고, 남에게 전법을 해야 합니다. 유튜브 법문을 듣고 좋아진 것은 병이 완치된 것이 아니고 지금 당장 필요한 약을 먹은 것입니다. 수행자가 되면 내 정진은 내가 해야 합니다. 이제 사는게 바꾸어야 합니다. 세상을 보는 기본 관점이 잡히면 갈등 생길 것이 없어지고 세상에 도움되는 사람이 됩니다. 수행정진하여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면 에너지를 나한테 쓸 것이 없어지므로 저절로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됩니다. 이것이 ‘상구보리 하화중생’ 입니다. 이런 정토행자가 되도록 관점을 딱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바쁜 가운데 수행하고 보시, 봉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법을 할려면 수행하는 것은 필수이고 봉사하고 보시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정토회 활동을 수행삼아 하면 좋겠습니다. 경전반 졸업생들도 수행법회에 다니면서 수행,봉사, 보시하는 수행자의 길을 가시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오늘 졸업한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담아 경전반 졸업생과 불교대학생 졸업생이 꽃다발을 드리고 스승의 은혜를 부르니 1년동안 가르쳐 주신 스승님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이 났습니다.

'이제 우리가 전법하겠습니다. 이땅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널리 널리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어 법당별로 기념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앨라바마법당의 용수진님은 북미동부지구에 속하나 동부지구 졸업식과 앨라바마강연이 겹쳐 뉴욕졸업식에 참가하지 못해 비행기를 타고 서부지구 졸업식에 참가하여 스님과 단독으로 사진촬영하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수계자들과 한사람씩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수계자 모두와 함께▲ 수계자 모두와 함께

오렌지카운티법당 불교대학 졸업생▲ 오렌지카운티법당 불교대학 졸업생

경전반 졸업생▲ 경전반 졸업생

졸업식을 마치니 오전 9시 30분부터 한 행사가 오후 3시에 마쳤습니다. 스님은 이후 업무를 보시고 강연 전까지 휴식하였습니다.

7시에 오늘 엘에이 강연이 열리는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스님께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저녁 식사는 잘했어요? 추석은 잘 보냈어요? 어제 샌프란시스코 오렌지카운티는 추석 안쇠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안하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다수가 안하네요. 어제는 보름달이 더 크고 여긴 하늘이 맑아서 보기가 좋았어요. 지난 1년 동안 잘 지냈어요?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즉문즉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의 이런저런 문제, 고뇌, 의문을 가지고 대화하고 강의하는 방식입니다. 보통은 강사가 주제를 가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하는데 저는 하고 싶은 말이 하나도 없어요. 여러분이 문제를 제기하면 제가 그 문제를 가지고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주제에 제한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가지는 의문이나 고뇌에 대해 얘기하면 됩니다”

이렇게 서두를 열었습니다. 오늘은 8명이 스님께 질문하였습니다.

남편이 음주가무를 사랑해 일주일에 대부분 3-4시에 들어오고 주말에는 침대에서 잠만 자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분, 남편과 친정어머니 사이가 안좋아 고민이라는 분, 회계일을 하고 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는 분, 은퇴했기 때문에 한국에 가서 남은 생을 보내고 싶다고 하는분,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주어서 참회기도를 하고 좋아졌는데 상대는 괜찮아졌는지 궁금하다는 분, 남편의 노예, 부하직원처럼 사는 것 같이 느껴지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남편이 없어도 편하게 쉬지 못하여 힘들다는 분, 천주교 신자인데 남편이 60이 넘으니 찌질하게 느껴져 졸혼을 생각한다는 분, 요즘 다운타운 경기가 힘이들어 사업이 잘안되니 사는게 재미없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 분등 총 8명이 스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그중에서 다음과 질문과 스님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저는 결혼한 지 11년 정도 되었는데, 남편과 친정어머니 사이가 안 좋아서 고민입니다.”

“어쩌다가 사이가 안 좋아졌어요, 친정어머니가 결혼할 때 반대하셨어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결혼 초부터 음식에 대한 것으로 사이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짜게 먹는 편이고 친정어머니는 싱겁게 드시는 편인데, 어머니께서 남편에게 자꾸 싱겁게 먹으라고 한 것이 남편에게는 스트레스였나봐요. 친정어머니가 음식 먹는 걸 중요시하시는데, 멀리 떨어져 사셔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오시면 음식 문제로 기분이 나빠지시는 것 같아요.”

“둘 사이에 음식 문제만 있어요? 다른 문제는 없었어요?”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남편이 혼자서 이삿짐을 나르는 모습을 보고 친정어머니가 ‘혼자서 무거운 거 들면 다치니까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남편은 ‘할 수 있는 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거 하라, 이거 하지말라 하지 마시라’ 라고 했어요.

그리고 평소에도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시면 남편은 주로 그에 반대하는 말을 해요. 남편과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남편은 ‘평소에도 어머니께서 내가 잘한 것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고 늘 부족한 것에 대해서만 말씀을 하신다’ 라며, 10여 년 전에 남편이 스트레스로 인해 작은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장모님 때문이라고 해요. 그렇게 쌓인 것이 근래 터졌는데, 되도록 자기가 집에 있을 때에는 장모님 오시라고 하지 말라고 하고 손녀딸이 보고 싶으셔도 되도록 자기가 없을 때 오시도록 하라고 해요. 그래서 얼마 전에는 어머니를 집에 못 모시고 근처 호텔방에 머무르시도록 했어요.

저는 70이 넘으신 어머니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화가 나는 남편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니 중간에서 어렵습니다. 어머니 입장을 이해하지 않고 대들기만 하는 남편을 보면 어머니께 죄송하고, 집에도 편안하게 놀러오지 못하시니 남편에 대한 사랑에 있어서도 예전처럼 무조건 사랑하는 내 남편이라는 생각도 덜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제 속에서도 화가 날 때가 있는데, 그렇지만 또 굳이 말을 꺼내서 남편과 사이가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아요. 평소 저와 남편 사이의 관계를 먼저 고려해야 된다는 생각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 없던 예전과 같은 감정과 시선으로 남편을 바라봐지지는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스님의 말씀 듣고 싶습니다.”

“둘 사이에 껴서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이해는 가요. 그리고 친정어머니에게도 맞추고 남편에게도 맞출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둘 다 만족시키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둘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것이 차선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건 최악의 수를 두는 거예요. 그걸 알고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 해요. 객관적 정황상 둘 다 만족시키는 최선책은 어렵다면, 이 상황에서 질문자는 둘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래요? 아니면 둘 다 만족시키지 못하는 쪽으로 나아갈래요?”

“한 사람이라도 만족시키는 것이 낫죠.”

“네, 한 사람만이라도 만족시키는 게 나아요. 그럼 친정어머니와 남편 중 한 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누굴 택하겠어요?”

“…저는 남편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민을 하는 걸 보니 둘 사이의 비중이 비슷한가봐요?”

“어머니와 가까운 편인데, 오실 때마다 사위와 부딪치다보니 집으로 돌아가신 다음 우울해하지는 않으실지 염려도 돼요.”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질문자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최선을 추구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요.

이럴 때 선택이 분명해야 합니다. 망설이면 자칫 둘 다 잃게 됩니다. 질문자가 남편을 택하고자 하면 다른 여지가 없도록 단호하게 ‘남편입니다’ 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해요. 남편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는데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고, 아내를 택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아내입니다’ 하고 분명한 입장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남편에게 맞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면 어머니께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그건 남편이 만족하는 범위 내에서 어머니께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즉, 남편이 허락하는 혹은 남편과 동의된 범위 안에서만 어머니께 하지 그 범위를 넘어서서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그 원칙만 분명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건 어머니를 외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자가 결혼을 해서 남편과 같이 살기 때문에, 질문자가 어머니께 취해야 할 태도는 남편이 동의한 범위 안에서 행동을 해야 하는 겁니다. 남편이 어머니와의 교류를 원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존중을 해주어야 하고, 남편이 집에 없을 때만 어머니가 오실 것을 원하면 남편이 집에 없을 때 어머니를 모시면 됩니다. ‘호텔방에 머무르시게 되었다’며 불만스럽게 생각할 게 아니에요.

남편은 자기가 집에 있을 때 어머니께서 오시지 않았으면 하는 거니까 질문자가 딸이랑 같이 어머니 댁으로 가는 건 괜찮겠느냐고 물어봐서 괜찮다고 하면 딸하고 같이 다녀오면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오실 때에도 남편이 없을 때 집에 오시는 건 괜찮냐고 물어봐서 괜찮다고 하면 남편이 회사가고 없을 때 오셔서 손녀딸과 함께 시간 보낼 수 있도록 하면 돼요. 그렇게 한다고 해서 어머니께 미안하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어머니, 어릴 때 저를 돌봐주신 건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결혼을 하여 한 사람의 아내,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하나의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제가 이 가정을 지키는 것이 어머니께서도 바라는 바일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만큼 제가 다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남편과 동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남편이 허용하는 것은 이러이러한 범위이니 이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어머니께서 실망하신다면 저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입장이 분명해야 관계에 있어서 교통정리가 됩니다.

지금 질문자는 어머니와 남편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요. 보통 남자들이 이런 식으로 양다리를 많이 걸칩니다. 그래서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지요. 그런데 지금은 아내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네요.(청중 웃음)

예전에는 주로 아들 집에 많이 가니까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이 심했는데, 요즘에는 딸 집에도 많이 가니까 사위와 장모 사이에서의 갈등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부간의 갈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으니까 아주 고집이 센 경우 아니면 시어머니들이 며느리에게 간섭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즉문즉설에서도 ‘행여 며느리가 집을 나가기라도 하면 아들 뒷바라지 하고 손주들 키워야 하니 그저 아들과 같이 살아주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들 집에 가서 잔소리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는데, 대신 딸 집에 가서 잔소리를 합니다.(청중 웃음)

지금 질문자의 경우에도 어머니께서 악의를 가지고 사위에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시는 건 아니지만, 자꾸 간섭을 하시는 건 어리석은 겁니다. 아무리 아들이고 딸이더라도 남의 집에 가서 간섭하면 안 됩니다. 지금 어머니는 옛날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딸이 어릴 때 돌봐준 기억만 하고 자꾸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어머니가 잘못하고 계시는 거예요. 비록 아들 집, 딸 집이라고 하더라도 엄밀히 말하면 남의 집입니다. 그리고 남의 집에 가면 간섭하면 안 돼요. 그저 주는 밥 먹고, 보고 싶은 사람들 얼굴 보고 오는 게 상책이에요.

질문자는 ‘어머니가 잘못한 건 알겠지만 그래도 남편이 그런 걸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 말도 맞는 말인데, 현재 남편은 그 정도 수준은 안 돼요. 그 정도 수준이 안 되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면 안 돼요.

누구든 요구가 높으면 실망을 하게 됩니다. 스님에게도 기대가 너무 높으면 원수가 됩니다. 강연이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에는 어떠한 질문을 해도 대화를 하고, 설령 스님을 비난하는 이야기를 해도 웃으면서 응대합니다. 그렇지만 이 시간이 끝나면, 무대 뒤에서 아무리 제 장삼을 붙들고 울고 불며 질문을 하고 싶다고 해도 ‘제 근무 시간은 끝났습니다’ 하고 저는 제 갈 길을 갑니다.(청중 웃음) 그때 저를 보시면 ‘어쩜 저렇게 냉정할 수가 있나’ 하고 실망을 하게 돼요. 그런데 혼자서 살아가려면 그런 냉정함이 필요합니다. 때론 얼음보다 차갑고 칼날같은 냉정함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강연할 때의 웃는 모습만 보시면 안 돼요.(청중 웃음)

사인회 할 때는 사진 찍자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인하는 와중에 고개를 들어달라고 해요. 사인을 하려면 책을 보면서 해야 하는데, ‘여기 봐달라, 저기 봐달라, 고개를 조금만 더 들어달라’ 요구가 많아요. 사진 찍으려고 고개를 들었다가 또 사인하고 그러기가 어려우니, 사진 찍는 건 상대방 몫으로 놔두고 저는 제 할 일을 합니다.

그런 것처럼 우선 자기가 할 일을 하고, 그 외 추가로 요구되는 사항들은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어요. 여력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못해주는 거예요. 추가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주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더 이상은 제가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는 편이에요. 들어줄 수 없는 지나친 요구일 때는 어쩔 수가 없어요.

지금 질문자 어머니의 경우에도 요구가 지나친 경우입니다. 사위에게 한 번 이야기해보고 사위가 싫은 반응을 보이면 ‘아, 이 사람은 이런 걸 싫어하는구나’ 하고 그 다음부터는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어머니는 자기 걱정되는 것만 생각하고 자꾸 같은 이야기를 하니까 사위와의 갈등이 깊어집니다.

그리고 남편은 자라면서 자기 어머니의 잔소리에 질렸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건 나중에 남편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지금과 같이 잔소리에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는 건 잔소리에 대한 상처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자라면서 자기 어머니로부터의 잔소리에 이미 질렸는데, 결혼을 했더니 이제는 장모님까지 와서 잔소리를 하니까 더 싫은 거예요. 이건 남편이 나빠서가 아니라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잔소리를 심하게 들은 적이 있는지 한 번 물어보세요. 남편에게 그런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 이 사람은 윗사람으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것에 어릴 때부터 트라우마가 있구나, 우리 남편에게 가능하면 잔소리는 하지 말아야겠다’ 하고 이해하며 맞추게 됩니다.

물론 남편도 고치면 좋습니다. 하지만 고치는 건 오로지 남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지 내가 고치려고 한다고 남편을 고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남편과 같이 잔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잘못한 걸 지적하거나 틀린 걸 말하기보다, 잘한 것에 대해 칭찬해주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이런 건 상대방의 반응을 한 두 번 보면 바로 캐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질문자가 남편 관찰을 잘 안 한 것 같네요.(청중 웃음)

‘척하면 삼척이요, 툭하면 담너머 호박 떨어지는 소리’ 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 말은 하나의 현상을 보고 바로 탁 안다는 뜻이에요. 저는 질문자가 하는 이야기만 듣고서도 ‘아, 남편이 잔소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인가 보구나’ 하고 짐작이 가는데, 질문자는 10년 넘게 같이 살았는 데도 그걸 모르고 고민하잖아요.

남편에게 특별한 흠이 있지 않는 한 남편을 우선으로 하고, 어머니는 고마운 분이시지만 내 가정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그 범위를 넘어서면 안 됩니다. 질문자는 지금 이 원칙에 혼란이 생긴 게 아닌가 싶어요. 이 혼란이 길어지면 자칫하다가 둘 다 놓치는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남편에 대해 더 알아보세요. 남편은 잘못된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잘한 것을 부각해서 칭찬해주면 동력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지혜가 필요해요.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나니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네.”

“그래요. 그리고 어머니가 호텔방에 지내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미국 사람들은 아들 집이나 딸 집에 가면 대개 호텔방에 머물러요. 아들 집에 혹은 딸 집에서 지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 부자들은 대개 자기 집이 있고 뒷편에 손님용으로 마련해 놓은 방이 따로 있습니다. 며칠 전 아틀랜타에서도 어느 저택에 들른 적이 있는데, 뒷편에 별채가 보여서 무슨 공간인지 물어보니까 손님이 오시거나 부모님, 시부모님이 오시면 그곳에 묵는대요. 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집 안에 있는 방을 내어주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미국 사람들은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하더라도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고 살림을 쉬이 섞지 않는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부모도 편하고 자식도 편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공간과 자식의 공간을 따로 두고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습니다. 질문자의 어머니는 옛날 사고방식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만, 질문자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으니까 이곳의 문화를 보고 배우면서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어머니께는 이걸 설명한다고 쉽게 설득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자칫 사위가 욕 먹을 수도 있으니, 이야기를 하더라도 처음부터 다 하지 말고 조금씩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어가며 순차적으로 잘 해야 해요.

그리고 질문자가 보기에도 어머니께서 잔소리를 지나치게 하신다 싶으면 단호하게 ‘어머니, 사위 욕은 하지 마세요. 저도 남편 욕 듣는 것은 싫습니다’라고 말해주어야 해요. 그래야 어머니도 중심이 바로 서게 됩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

오늘 강연에는 자원봉사자 30명을 포함하여 총 350명이 함께 하여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2시간 30분의 강의가 끝나고 스님은 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책사인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님께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고, 감사의 편지도 전달하고 , 감사의 인사말을 하고 갔습니다.

오늘의 법문으로 소개된 분께 소감을 물으니 스님의 말씀이 아주 좋았고 결국에는 스님께서 제시해 준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참가자는 스님과 대화를 듣고 스님 답변이 굉장히 현명했고 결혼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 또 첫번째 질문자와의 대화를 보면서 본인의 상황에 스님의 답변이 굉장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참가자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스님의 유튜브 법문 덕분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고마워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인회에 참석한 분들 중에 한 분은 스님이 최고라며 양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리고 한 분은 평소에 스님의 유튜브를 보다가 스님을 직접 보기 위해서 뉴멕시코주에서 왔는데 참 좋았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스님께 꼭 전달해 달라고 했다면서 편지를 주셨는데 봉투에 JTS 활동에 쓰라고 1,000불 수표가 들어있었습니다. 스님의 활동에 감화받아 지역에 가면 이렇게 보시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사인회를 마치고 LA정토회 초창기 멤버인 서일원, 서지혜님 부부가 스님강연에 와서 스님은 두 분과 반갑게 인사하고 그 동안 안부를 묻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스님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오늘 강연의 실무총괄을 한 강보란님과 LA정토회 총무 안혜란님께도 감사인사를 하였습니다.

숙소로 이동하기 전에 스님은 선 채로 자원봉사자에게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여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그리고 이 북미땅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도록 당부하면서 오늘 LA강연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묘덕법사님과 나누기를 하도록 자원봉사자들에게 얘기하고 주차장에 나오니 밖에서 주차봉사하는 봉사자들이 스님과 단체사진촬영에 늘 빠져 올해는 주차장 봉사자들과는 따로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늦어 돌아간 봉사자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하였습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11시가 되었지만 스님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원고교정작업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일은 샌디에고에서 강연을 한 후 스님과 수행팀은 밤비행기로 한국으로 바로 출발합니다. 1시간 뒤 봉사자들과 나누기를 마치고 묘덕법사님과 주상휴 지구장님이 귀가하자 내일 일정을 공유하고 다함께 해단식을 하는 시간을 잠깐 가졌습니다. 해외순회 44번째 강연의 밤이 깊어갑니다. 내일은 마지막 강연인 샌디에고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이준길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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